[정세와 선교] 전쟁 없는 전투에 내몰리는 북한 주민들

2016-07-06

정세와선교136

요즘 북한의 거리 곳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농촌지원전투’ 노력동원을 위한 정치가요 방송과 선전선동을 위한 동사무소 일꾼들의 메가폰 소리로 소란스럽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달 간 ‘농촌지원 총동원기간’의 모내기 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戰鬪)의 사전적 의미는 ‘두 편의 군대가 조직적으로 무장하여 싸움’이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전투(戰鬪)에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었다. 그 의미는 ‘무엇을 쟁취하거나 발전시키기 위한 격렬한 활동’이다. 제7차 조선노동당 대회 준비를 하면서 ‘70일 전투’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이제는 모내기 철을 맞이하여 ‘모내기 전투’에 동원되고 있다.

 

보통 전투를 하면 승리하는 편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전투는 쟁취하기 위한 격렬한 활동이기에 그 쟁취 목표가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6일 ‘모내기 전투에 모든 역량을 총집중하여 올해 알곡생산의 돌파구를 열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며,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진행하면 정보당 10t의 목표를 얼마든지 점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만리마 속도’로 일할 것을 주문하였다. 북한은 1950년대 중반부터 하루에 1천리씩 달리는 말이라는 듯의 ‘천리마’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속도전을 독려해왔다. 김정은 정권에 들어서서는 천리마보다 더 빠른 ‘만리마’ 속도전을 주민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만리마 속도를 내기 위해 필요한 농기계 등의 부족으로 주민들이 모두 맨몸으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당국이 모내기 전투에 물, 비료 등을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선전하지만 실상은 각 조직이나 가정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북한의 실정이다. 그리고 문제는 북한 주민들의 대부분이 장마당을 통해 생활을 유지해 왔는데 모내기 전투 기간에 시장을 오후5시부터 저녁 8시까지 3시간 동안만 개장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 모내기에 쓰일 기계나 물품뿐만 아니라 식량조차 배급되지 않기에 주민들은 굶주림 속에 노동력을 착취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고통과 불만은 일반 주민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교와 고급중학교에는 한 달간의 휴교령이 내려졌다. 70일 전투에 동원되었던 대학생들은 다시 모내기 전투를 위해 농촌지역으로 지원을 나가면서 교육권 침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교육은 생산활동과 결합되어 있어서 모든 학생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여 왔다. 소학생은 연간 2~4주, 중학생은 연간 4~10주, 고등전문학생은 연간 10주, 대학생은 연간 10~14주로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동원 기간이 길어진다. 작년에도 생산성을 강조하며 밥숟가락 드는 사람은 모두 농사에 동원하라고 강요하여, 결국 일부 지역에서는 소학교 학생들도 밭에 물주기 등 작업에 동원되었다. 올해도 만리마 속도전을 독려하며 생산성을 강조하는 분위기의 북한사회는 소학교 학생들도 농촌으로 내몰아 어린 아이들의 노동력도 착취할 것은 뻔하다.

 

이렇듯 전투에 내몰리는 학생들과 북한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다. ‘쩍하면 전투, 전투하는데 이제는 신물이 난다’고 하는 북한 주민들의 불만은 그들이 북한 당국이 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쓰더라도, 그들이 흘린 땀방울의 수고를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여전히 식량이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남한에서는 쌀이 남아돌아 쌀 재고량만 쌓이고 재고량이 너무 많아 쌀을 활용한 가공식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남과 북의 너무 다른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는 하루속히 우리의 넘쳐나는 양식을 북한 주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북한 땅에 자유의 때가 오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굶주림의 전투적인 삶이 아닌, 육의 양식만을 구하는 삶이 아닌, 참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영의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며 살게 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마태복음 4장 4절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하신 주님, 지금 이 시간에도 하루의 먹거리를 걱정하며 전투에 내몰리는 북한 주민들을 주님 손에 올려드리며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울에 달면 입김보다 가벼운 이 세상의 인생만을 위해 살 수 밖에 없는 북한의 주민들에게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그들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며 살기를 원합니다. 그들도 전투적인 삶이 아닌 참 평강을 누리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 참 생명을 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인생을 향하신 구원의 계획을 그들도 알게 하시며, 하나님의 말씀의 맛이 꿀보다 더 달다고 한 시편의 기자와 같은 고백을 하며 살 수 있는 은혜를 속히 허락하시옵소서. 그들의 고백을 통해 하나님 홀로 영광 받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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