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편지] 이번 성탄에도 저들을 찾아가 위로하여 주옵소서

성경을 배달하느라 오랜만에 짐을 싸서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도 청소년 집회, 청년 집회, 교회 예배와 기도회, 광야의 소리 방송 예배 그리고 초청하는 여러 곳들에 가서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낙엽이 지고 겨울이 오고 성탄절과 연말을 맞았습니다.
39년째 성경을 배달하며 고난 중에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의 소식을 나누고 기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소리를 내지 못하고 숨죽여 기도하는 북한 지하 성도들을 향한 가슴앓이가 저에게 있습니다.
저는 공산당 노래에다 찬송가 가사로 바꾸어 찬양하던 성도들을 기억합니다.
교회 문 고리를 사진 찍어 보내 달라며 훌쩍거리시던 할머니에게는 끝내 사진을 보내드리지 못했습니다. 수용소에 끌려가 고생하시다가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저의 가슴앓이를 크리스마스에는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어집니다.
한 권의 성경이면 한 영혼이 살아납니다.
아니, 열 명, 백 명이 될지도 모를 영혼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성경 한 권의 능력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 말씀의 능력입니다.

“통일이 오면 뭐 할 건데?”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짧은 글에서 저는 평양 어딘가에 하나님이 준비하신 땅에서 “예배”하겠노라고 썼습니다.
“저도요! 저도 갈래요! 저도 끼워 주세요! 예배하러 목사님과 같이 갈래요.”라고 답이 왔습니다.
“저는 트럭을 몰고 가고 싶어요. 전도용 영화를 보여주고 이곳저곳으로 다닐 때 제가 운전할게요! 트럭을 준비하고 선생님들을 태우고 이동해야 할 차량을 준비해야겠네요. 전도지를 인쇄하고 아, 그 전도용 백팩을 몇 개나 준비하실 거에요?”라고 답한 분도 계십니다.
이 모든 것이 통일 직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여전히 양식이 없어 애태우는 북한 성도들의 소식이 들려오는 추운 겨울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당신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당신의 나라가 임하고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오늘 우리에게 하루의 양식을 주시고….”
하나님께 입속에서만 외워지는 지하 성도의 기도가 이어져야 하는데…
“양식!”이라고 소리 내어 말하려다가 울컥 울어버린 성도의 기도를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십니까?
여러분 중에는 이렇게 “양식을…” 하다가 울어버린 분은 없나요?
선교 현장에서 전해오는 북한 성도의 소식을 듣고 주께 아룁니다.
“주여!
듣고 계시지요?
성탄절을 애타게 기다리는 성도들.
78년 넘게 울며 자유롭게 예배할 날을 기다리는 성도들.
‘양식을…’ 하며 눈물짓는 북녘 성도들의 탄식을….
이번 성탄에도 저들을 찾아가 위로하여 주옵소서.”

2023년 12월 11일 
무익한 종 이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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