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호가 채 안 되는 가구가 모인 강화도 북성리 마을에 세워진 북성교회가 어느덧 ‘창립 70주년’을 맞았습니다. 교회 리더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70주년의 기념일을 뜻있게 맞이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오랜만에 우리 교회 출신 분들을 대거 초청하여 함께 예배드리고 작은 잔치라도 벌이면 어떨까?’ 아니면 ‘지역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을 초청하여 화려한 기념 예배를 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이 작은 마을에 북성교회를 세워 두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금년 70주년 감사예배를 어떻게 받으시기를 원하시나요?” 하는 기도가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눈 앞에 펼쳐진 북녘 땅’이 들어오게 하셨습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포탄이 북성리 마을로 날아와 ‘눈 앞에서 가족을 잃은 아픔’을 여전히 기억에 담고 살아가야 했던 지난 시간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제 ‘저 북녘 땅에 고통받으며 십자가 복음을 붙들고 살아가고 있는 영혼들’을 보게 하셨습니다. 기괴한 기계 소리로 24시간 대남방송을 내보내는 ‘흉측한 소음’은 오히려 ‘고통으로 절규하고 있을 북한 영혼들의 울부짖음’처럼 들려왔습니다.
교회 회의를 통해 모퉁이돌선교회 ‘북한에 성경을 보내는 사역’을 감당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70주년이니 70권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거룩한 부담감이 몰려왔습니다. 마치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는 이때에(마24:12),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도 ’네 믿음을 보겠느냐?’(눅18:8)라고 물으시는 듯 여겨졌습니다.
놀랍고 감사하게도 그 결정에 온 성도들이 기쁨으로 화답해 주셨습니다. 성경 헌금은 모두 76권이 드려졌으며, 그날 참석하지 못한 2분의 헌신으로 총 78권의 헌금이 보내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북성교회의 북한 사역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북녘의 영혼들을 바라보며 기도하게 하시려고 ‘북성교회’를 이곳에 세워주셨다는 믿음이 솟아났습니다.
“주님! 저 북녘 땅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고 있습니다. 속히 구원하옵소서!”
강화 북성교회 김선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