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1] 북한성도, 금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입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작년 1월 북한은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국경을 전면 폐쇄했다. 이에 따라 북한 내부로의 사람이나 물자의 이동, 전화 연락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이런 와중에도 소식통을 통해 살인적인 물가 급상승, 꽃제비 및 부랑자 증가, 아사자 속출 등 경제난에 관한 소식들이 계속 들어왔기에 식량 등을 마련해서 급히 들여보냈고 기회가 될 때마다 성경과 성경 교재도 조금씩 보냈다. 그렇게 물건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놀랍게도 북한 지하교회 네트워크가 여전히 건재해 있음을 확인하고, 외부 지원이 끊긴 고립무원의 형편에서도 북한 성도들이 말씀과 예배에 집중한다는 단편적이지만 감사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북녘에서 더 자세한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던 중 북한 성도가 쓴 간증문 한 통이 인편으로 배달됐다. 간증문의 주인공은 몇 해 전 중국에서 성경을 배우고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이번에 다시 중국에 나와 공부하며 ‘진짜 성도’가 되었는데, 이제 북한에 복음을 들고 갈 각오가 선 사람이라고 일꾼은 소개했다. 그의 말처럼 정성스럽게 써내려 간 간증문에는 거듭난 성도의 고백과 전도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환경의 어떠함에 주목하지 않고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을 인정하고 기꺼이 하나님의 종으로 살아갈 것을 헌신하는 북한 성도의 간증문을 나눈다.

하나님의 말씀이 믿어지는 고백의 감사

코로나 방역으로 국경이 막힌 기간 나는 여러 분들의 따뜻한 방조(도움) 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학습하며 자신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성과는 예수님의 품 안에서 날마다 기뻐하며, 기도하며, 감사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영접하지 못하였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는 나의 무거운 모든 짐을 주님께 맡겨드리고 평안을 누리고 있습니다. 매일 예수님께 나의 심령을 아뢰며 기도합니다.
정말로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티끌에 불과한 나를 사랑으로 보살피고 계신다는 것이 확고한 믿음으로 안겨옵니다. 처음에는 저절로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믿고 따라야 한다고 하니까 머리로 지식적으로만 받아들이려 하였습니다. 나 같은 죄인을 위하여 독생자를 내놓으신 하나님의 사랑과 아버지께 순종하며 그 험난한 피의 가시밭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의 사랑에 목이 메여 나도 예수님을 믿고 따르며 사랑하리라 마음 다졌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하나님의 의가 아니라 철저히 나의 의를 따르는 믿음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점차적으로 저절로 믿어지는 믿음이 생겨 나를 돌아버리지 않게 하였습니다. 하나님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범사에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감사

나는 지금까지 성경 말씀과 성경 강의안, 참고 서적들, 영상 설교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 기간 놀랄 만한 뚜렷한 변화는 모르겠지만 저의 마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하나님을 마음을 다해 힘을 다해 사랑하는 것처럼 가족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웃들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난 시기 가족 앞에서도 양보를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국경을 열지 않는 문제로 화를 내곤 하였지만 이제 하나님께서 다 허락하신 문제라고 생각하니 화가 더는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긍휼한 마음이 생겨 매일 ‘우리 원수님을 긍휼히 여기시고 하루 빨리 마음을 바꾸어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내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문제도 모든 일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내가 집으로 돌아가서 이웃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의 복음을 전할 준비가 아직 되지 못해서라고 생각하니 마음의 가책을 받으며 한 말씀이라도 더 가슴에 새기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합니다.

십자가 사랑에 감사

또 달라진 제 마음은 예수님께 빚진 종이라는 생각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기 전 저의 죄가 너무 커서인 것 같습니다. 이 나이 되도록 하나님을 모르고 산 것이 너무 가슴 아프고 예수님께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는 나 같은 죄인을 살리기 위하여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 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십자가의 큰 고통을 당하셨는데 나는 예수님을 위하여 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은혜로 거저 받은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하나님 아들이신 예수님을 믿는 것 하나만으로 은혜의 선물, 의의 선물을 너무 많이 받은 것만 같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나는 평생, 예수님을 만나는 그날까지 이 죄송한 마음을 항상 간직하고 예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고 선하시고 온전한 뜻이 무엇인가를 분별하여 살아가겠습니다.
바울이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지식을 배설물처럼 버린다고 한 말씀의 뜻이 이제야 좀 깨달아지는 것 같습니다. 성경을 읽으며 처음에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지식을 다 버리면 세상이 어떻게 발전하겠는가만 생각하면서 의문이 들었었는데 이제 겨우 알아졌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 하나님의 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말리엘 출신인 바울도 자기 지식을 아낌없이 버리는데 나 같은 것이야 감히 대비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자기부인과 부르심의 사명을 고백하며 감사

다음은 아직도 나를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회개하는 마음입니다. 예수님 안에서 자랑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나는 한참 소리치며 일하던 때를 자주 추억하면서 그래도 즐겁게 추억할 일이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나에게 있어서 그 일을 추억할 것이 아니라 나의 옛 사람을 깨끗이 벗어버리고 그 자리에 예수님을 알아가는 말씀을 차곡차곡 가슴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가장 낮은 자로 여기는 겸손한 마음, 인내하는 마음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그런즉 이제 사는 것은 내가 아니요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라”
(갈2:20, 남북한 병행성경 북한어)
나는 이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매일 죽노라의 삶을 살며 나를 통해서 내가 아닌 예수님이 나오도록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나를 보고 예수님을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이토록 오랫동안 훈련시키시는 하나님의 깊은 뜻을 항상 명심하고 앞으로 고향에 가서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의 은혜 아래 살아갈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조명하며 나아가 부르심의 사명을 분명하게 고백하는 북한 성도의 아름다운 감사의 고백이다. 일꾼은 이 성도뿐만 아니라 중국의 몇몇 처소에서 북한 성도들이 말씀으로 훈련받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북한 선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나님의 은혜로 허락된 소수 정예의 북한 사람들이 중국 땅에서 진리로 양육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북한으로의 왕래가 자유로워질 그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빛으로 일어나 북한의 영적 어두움을 밝힐 선교사와 교회로 북녘 땅에 세워질 것이다. 북한 내부 성도들의 구체적인 근황을 세세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중국 땅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북녘 땅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믿는다.
더하여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예배당에 함께 모여 자유로이 예배 드리는 것에 제한받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것에도 우리는 핑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가는 11월에 전적인 은혜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다시 한 번 결단하는 믿음이 우리 가운데 샘솟기를 기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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