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렸을 때 모퉁이돌 어린이 캠프 참석자였다가 장성해서 어린이 캠프 교사로 섬기고 있는 남시은 청년입니다. 지난 여름부터 두 번, 캠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경 배달을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배달을 준비하며 비장했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이삭 목사님과 현지 선교사님들, 간사님들을 통해 성경 배달 사역 이야기, 선교 이야기를 익히 들어와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지 공항에 도착하여 짐 엑스레이를 통과하려던 순간, 공항 직원이 저와 한 형제님을 불러세웠습니다. 캐리어를 열어 보랍니다. 직원은 성경을 집어 들고 번역기를 돌리더니 “성경?”이냐고 물었습니다. 저희는 “맞다.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려고 가져왔다.”라고 답했습니다. 얼마 뒤, 세네 명의 공항 직원이 저희를 둘러싸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습니다. 왜 왔는지, 성경이 어디서 났는지, 무슨 언어로 되어 있는지, 둘은 무슨 사이인지, 또 다른 일행이 있는지 등이었습니다. 이전에 교육받은 내용과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저희 둘 선에서만 추적이 끝나도록 답변하였습니다.
그러나 ‘중국에는 어떠한 종교 서적도 반입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총 백 권에 달하던 성경 중 대여섯 권씩만 돌려받고 나머지는 압수 테이프에 칭칭 감겨 공항에 두고 와야만 했습니다. 찾고 싶으면 귀국할 때 다시 와서 특수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하길래 알았다고 하고 그곳을 나왔습니다.
저희를 기다리시던 현지 사역자님께서는 저희에게 “하나님께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하셨다.”라고 하셨고, 다른 사역자님은 “어쨌든 현지에 두고 오긴한 거네. 그거면 됐다. 공항 사람들이 성경을 다른곳에 버리더라도 어떤 사람이 주울 수도 있는 거고. 다음은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선교사님들의 하나님을 신뢰하는 모습, 그리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해 후자를 하나님께 전적으로 올려드리는 자세를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현지 사역자님들과 곳곳을 탐방하며 그 땅을 알아가고 함께 간 지체들과 교제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기도한 순간이었습니다. 눈을 뜨고 서로를 바라보며 기도한 것, ‘하나님, 예수님, 기도, 아멘’ 등의 단어를 ‘아버지, 아들, 손을 모으다, 묵음’으로 바꾸어 기도한 것 등 현지 사정에 맞춘 그 특별한 방법들은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을 기억하며 기도할 수 있었던 은혜의 도구들이었습니다. 둘째로는 지체들이 모여 실내에 놓여 있던 피아노를 연주하며 앞서 말했던 바꾼 단어들로 하나님께 찬양을 올린 것입니다. 자유롭지 못한 땅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 순간, 말로 표현 못할 자유와 감사 그리고 그 땅을 위한 기도가 샘솟았습니다.
두 번째로 참여한 성경배달에서는 저희가 직접 성경을 쌌는데 1차 배달 때 누렸던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잡히든 뺏기든 무사히 통과하든 하나님께서 가장 영광 받으시는 방법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번에는 아무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공항으로 마중 나오신 가정 교회 사역자들과 함께 차로 이동하는 중에 “여러분들은 한국, 신앙의 자유가 있는 나라에서 왔다. 이곳은 자유롭게 예배하지 못하는데, 여러분들의 그러한 예배의 자유가 부럽다. 그래도 중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숙소에 도착한 후, 현지 사역자님들께 성경을 한데 모아 드렸습니다. 그분들은 열 권이 채 안 되는 성경을 받기 위해 열 몇 시간을 차로 이동하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자,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이 땅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기를 위해 얼마나 기도했는지 돌아보며 회개하고 다시 한번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의 꿈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배달에서는 현지 가정교회 성도님들을 만나 뵙고, 그분들이 예배하는 현장에 가 볼 수 있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기도하고, 성도님들의 신앙 이야기를 들으니 하나님께서 이분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또한 이분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하나님을 붙잡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성경 배달은 믿는 자들에게는 영의 양식을, 믿지않는 자들에게는 새로운 생명이 되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대신 전달하는 귀중한 사역입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참여자들이 배달이 끝나고 선교와 신앙의 삶에 있어 새롭고도 더 고차원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북한과 중국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애통을, 그 나라의 언어로 적힌 성경을 배달하며 온 마음과 영으로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주를 사랑하는 청년들이 이 사역에 동참하여 저와 같은 놀라운 은혜를 경험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