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 특집] 복음의 문을 활짝 여는 출발점이 있습니다 (2026. 6)

“북한에서 보내온 건데, 뭐하는 것 같아요?”
탈북 사역자가 상기된 얼굴로 물으며 핸드폰을 내밀었다. 살펴보니 돌아앉아 고개를 숙인 여인의 뒷모습이 찍힌 사진이었다.
“기도하는 모습 아닌가요?”
“오마나, 어떻게 알았어요?”
기쁨이 가득한 얼굴로 묻길래 짐작해서 대답한 것이라 말하니 탈북 사역자는 그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코로나 전, 탈북 사역자는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북한 선교를 감당해 온 현지 일꾼을 찾아가 북한에서 온 성도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통제가 강화되면서 그동안 만났던 대다수의 북한 성도들과 연락이 끊어졌다. 그럼에도 계속하여 북한 성도들을 찾아 안부를 확인하고, 믿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도움을 주고, 그들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며, 관계가 맺어지면 지혜롭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007 작전을 하는 거죠. 하나님께 기도하다 보면 기억에 없던 사람들이 퍼뜩 생각나곤 합니다. 사랑(가명) 자매와도 그렇게 해서 2년 전에 다시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탈북 사역자에게 북한은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데 오래 전에 만났던 자매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 북한 사역을 활발하게 했던 현지 일꾼을 만나러 갔을 때, 사랑 자매를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북한 성도와의 연결을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이 기억나게 하셨습니다.
북한은 추방이나 군인 가족처럼 공식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아니고는 거의 태어난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기 때문에 그 자매가 살던 북한의 주소를 찾아서 사람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놀라며 만나지 않겠다고 거절을 했습니다. 겁이 나니까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다시 사랑 자매에게 약간의 생활비와 함께 ‘중국에 오갈 때 만났던 OO 선생님을 기억하지요? 그 선생님이 어려운 북한 사람을 돕고, 복 받을 일을 했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하고 싶으니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추천해 주세요.’라는 편지를 써서 보냈습니다. 그 편지를 들고 다시 찾아갔는데도 ‘아니, 나를 왜 찾느냐?’ 겁을 내며 놀라서 묻더랍니다. 그래서 일꾼은 더 말하지 않고 생활비와 편지만 건네주고 돌아왔습니다.”

탈북 사역자는 그 이후로 사랑 자매와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며 필요한 사역비를 보내주었다. 처음 한두 번은 조건 없이 보내주었으나 중국에 와서 복음을 듣고 돌아간 자매이기에, ‘이건 그냥 돈이 아닙니다. 내가 보내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힘이 없습니다. 우리 하나님이 힘을 주셔서 보내는 것이니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도와주고, 그런 다음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는 것에 따라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고 그 상황을 알려 주십시오.’라며 사랑 자매에게 분명하게 왜 이런 일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당부하였다.

그러고 나서 1년 전쯤, 수술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도와달라는 사랑 자매의 연락이 왔다. 수술비와 사역비를 함께 보내주고 1년의 시간이 지난 2026년 4월, 사랑 자매에게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기도하는 사진이 온 것이다. 그래서 탈북 사역자는 사랑 자매가 어떻게 사람들을 도우면서 복음을 전하느냐고 물었다.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도와주면의심을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주겠다, 그 일을 하면 먹을 것을 주고 시간 당 돈을 계산해서 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하더니 차차 한 명씩, 두 명씩 왔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이런저런구실을 붙여서 일을 시켰습니다. 일을 마치면 양식과 돈을 챙겨주었습니다.
그 사람들 중에 몸이 아프고 피부병이 심한 아이를 데리고 오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 여인이 하루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주머니는 크게 고생하지 않는 것 같은데 중국에 부자 친척이 있습니까? 그 친척에게 도움을 받고 삽니까?’
‘친척이 있는데 부자예요. 그 친척이 그러는데 정말 힘들 때 기도하면 이루어진대요.’
제가 이렇게 말하며 여인이 데려온 아이를 안고 약이 없으니 물을 바르면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이라고 소리 내어 말하면 아이 엄마가 겁을 먹을까 봐 ‘괜찮아. 너는 나아질 거야.’라고만 하는데 아이의 엄마가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습니다.
다음날 찾아온 아이 엄마가 저에게 ‘아주머니, 기도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고 진지하게 물었습니다. 저는 차분하게 아이의 엄마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하나님이라는 분이 계셔요. 우리 인간은 그 하나님을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하나밖에 없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그 예수님을 인간들이 십자가에 못 박아 죽게 하셨는데 삼 일 만에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그 분을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 아이의 피부병을 고쳐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면 고쳐주십니다.’
그때부터 아이의 엄마는 저와 함께 아이의 피부병과 자신의 질병이 낫기를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아이의 피부병을 깨끗하게 치료해 주셨습니다. 아이가 치료된 것을 본 여인이 저에게 고백했습니다.
‘아주머니, 나는 아주머니를 만나기 전에 애 둘을 데리고 죽으려고 했습니다. 하루 한 끼 먹는 것도 힘들고, 나도 병들었는데 어린아이까지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부병이 심해서 살아갈 일이 없고 너무 막막해 죽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를 만나 도움을 받고, 또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니 제 병도 낫고 아이의 피부병도 깨끗하게 치료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신심을 다해서 믿고 의지하겠습니다.’

이때부터 사랑 자매의 집은 아이의 엄마와 함께 기도하고 예배하는 하나님의 교회가 되었다. 무릎을 꿇고 간절히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는 여인의 뒷모습 사진을 보여준 탈북 사역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다.
“제가 보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사진을 보내 왔더라고요. 뭐하고 있는 거냐고 물으니까, 자기네는 길게 시간을 가질 수 없으니 ‘하나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자매의 아픈 부분을 고쳐 주시고 아이들도 지켜주십시오.’라고만 한대요. 그런데 기도가 끝났는데도 앉아서 계속 중얼거리며 기도하는 아이 엄마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북한 사역을 하면서 한번씩 저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바다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늘 조심스럽고, 오히려 돕는 것이 북한 성도들을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 두렵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남한 성도들이 기도하며 드린 헌금을 받으시고, 북한에 있는 성도들이 처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굶주리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누게 하시고, 의심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 후에 전도를 하여 구원에 이르게 하는, 놀라운 일들을 행하도록 역사하고 계십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구제가 아닌 복음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면 구제를 통하여 영혼을 구원하는 사역을 지속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지난 성탄절에 북한 성도를 위해 드려진 헌금도 어려움에 처한 주의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데 사용되었다. 북한의 국경이 철통같이 봉쇄되어 오가는 것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굶주린 북한 백성의 아우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소리로 하나님을 향해 호소하고 있다. 이것을 보고 듣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구제의 손길을 발판 삼아 북녘 백성에게 사랑을 전하고, 주의 복음을 전파하며, 주의 백성을 위로하는 사역을 행하고 계신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기꺼이 그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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