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어머니로부터 ‘3월 성경 배달’ 모집 소식을 듣자마자 길게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신청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작년 겨울에 있었던 성경 배달을 머뭇대다가 그만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매번 성경배달 인원이 너무나 빨리 마감되는 것을 보면서, 어머니께서는 ‘세상은 비록 혼탁하고 삶은 힘들다고 하지만 기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에 동참하는 분들이 많음에 감사드린다.’라며 흐뭇해하셨다. “나도 갈까?”라는 어머니의 물음에 나는 반색하며 빛의 속도로 성경 배달을 신청했다.
말씀을 가지고 선교의 현장을 밟다
드디어 성경 배달을 떠난 3월의 어느 날 공항에서 함께할 팀원들을 만났는데, 사연을 들어보니 다들 성경 배달에 간절한 마음이 있으셨다.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조금이라도 괜찮을 때 성경 배달을 꼭 하고 싶으셨던 이 권사님, 모집 마감 이후 대기 명단에 있다가 가까스로 합류하게 된 윤 집사님, 성경 배달을 이끌어 주신 선교회 목사님과 탈북민 간사님 모두 각자의 마음 안에 복음을 전하고 싶은 소망이 솟아올라 이번 성경배달 여정이 시작되었다.
공항에서 오후에 출발한 비행기는 밤늦게 T국 공항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선교사님 부부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들고 간 성경을 창고로 옮긴 다음, 숙소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예배를 드리고 곧바로 L지역으로 출발했다. L지역은 우리가 출발하는 곳에서 약 4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도시에 위치해 있있다. 우리는 단순히 성경 배달만 하는 줄 알았는데 선교사님들의 사역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말에 정말 기뻤다. 오, 주님! 우리를 선교의 현장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L지역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논에는 파릇파릇한 벼가 자라고 있었다. 날씨가 따뜻해서 3모작이 가능한 이 나라에서, 복음도 이렇게 무럭무럭 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선교지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다
첫 번째로 우리는 L지역에서 인접 국가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성경 창고에 방문했다. 이곳에서 어떻게 성경이 관리되고 배달되는지를 들으며, 하나님의 일하심과 하나님의 눈이 향하신 곳을 알게 하셨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M국가와 국경을 방문했다. 강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작은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M국의 현실을 마주하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기도밖에 없었다. 오직 주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또한 이 길을 통해 M나라로, 또 중국으로, 꼭 필요한 곳으로 성경이 배달되기를 기도했다.
우리의 다음 발길은 3국이 인접한 접경 지역으로 향했다. 이곳은 삼각지대로서 양귀비 재배에 최적의 기후와 자연 조건을 갖춘 천혜의 요지로 알려진 곳이지만 이제는 양귀비 대신 녹차를 재배한다고 한다. 이 단순한 관광지가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는, 이곳이 중국을 빠져나온 탈북민들의 생사를 건 탈북 경로이기 때문이다. 마침, 함께 방문한 탈북민 간사님이 20여 년 전에 정확히 이곳에서 2개월 된 딸을 품에 안고 강을 건너왔다고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니, 탈북민들의 고된 여정이 더욱 가슴 깊이 와 닿았다. 탈북민 간사님을 북에서 남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에 감사드리며, 우리는 잠시 세 나라 사이를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강물을 따라 떠내려온 탈북민들의 애환을 떠올리고, 나라와 민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하며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복음을 전하는 은혜의 시간을 누리다
다음으로는 선교사님께서 T국에 있는 신학교로 우리를 데려가셨다. 특송을 하라고 하셔서 ‘아무 것도 두려워 말라’라는 찬양을 준비했다. 특히 마지막 후렴 가사를 부르는데 은혜가 넘쳤다.
주님은 나의 산성 주님은 나의 요새
주님은 나의 소망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
이 찬양 구절이 항상 그들 마음속에 있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을 전할 수 있기를 기도했다. 특송 후에는 팀원 5명이 차례대로 간증했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교사님의 통역으로 예수님의 사랑과 전능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전할 때 듣는 형제들과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은혜를 받았다. 귀한 시간을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할렐루야!
에브린 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