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들에서 동굴에서, 심지어 감옥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북한 성도들이 있다. 혹독한 추위와 삼엄한 경계를 피해 공산당 곡조에 가사를 붙여 부르는 성도들의 찬양의 빛이 어두운 북한 땅을 밝게 물들이고 있다. 다음은 《카타콤소식》 2006년 12월 호에 실린 한 성도의 이야기다.
“오마니, 밖을 보시라요! 눈이 쎄게 옵네다.”
“올해도 아바지 은덕을 기리느라 저리 눈이 오누만….”
“그렇디요. 날이 어둡기 전에 산에 좀 올라가야 갔시오.”
“내래 웬만큼 거동할 수 있으면 같이 갔으면 좋갔는디….”
“오마니, 날 좋은 날 모시고 갈 테니 오늘은 섭섭해도 참으시라요. 대신 오마니는 내래
올 때까지 집에서 아바지 생각하시라요.”
어머니와 딸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리는 눈이 싫지 않은지 딸은 흥얼거리며
산으로 걸어갔다.
송이 송이 흰 눈송이 너는 어찌 내리지
흰 눈 송이 꽃이 되어 나비 되어 내리지
예수님 모시고 춤을 추려고 내리지
말씀 좋아 나풀 찬송 좋아 나풀
흰 눈송이 성경 되어 내리죠
사람들이 들을까 봐 북한에서 즐겨 부르는 멜로디에 노래 가사를 바꾼 찬양이었다.
딸은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부르고 또 불렀다. 마치 흰 눈송이가 아기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는 춤추는 나비처럼 느껴졌다.
“하나님 아버지, 내래 평생 어찌 오늘을 잊을 수 있갔시요. 내년에는 오마니와 함께 산에 올라 마음껏 기도할 수 있게 해 주시라요.”
기도하며 산을 향해 가노라니 어느새 정상에 우뚝 올라와 있었다. 잠시 말 없이 앉아 있던 딸은 구름에 가려진 둥근 달이 얼굴을 내미는 것을 보며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저 하늘에 둥근 달을 바라다보니
보고 싶은 예수님이 달 속에 계셔요.
조선에도 예수님 사랑 예수님 말씀 전하도록 은혜 베풀어 주세요
고마우신 예수님 사랑 감사드려요
진리교회 성도들을 한 품에 안아 주세요
감사해요 나의 아버지 축하해요
우리 아버지 불쌍한 조선민족 천국으로 불러 주세요
찬양을 부르노라니 하염없이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왔다. 딸은 일 년에 단 한 번
12월 24일, 김정숙이 태어난 것을 기념하느라 떠들썩한 분위기에 젖어 있는 틈을 타서
예수님의 오심을 감사하고, 그 사랑을 알지 못하고 죽어가는 동족들에게 복음이 전해져 조선 민족 모두가 천국에 가기를 소망하며 기도했다. 그의 입에서 또 다른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산 넘어 들 넘어 령을 넘어 정답게 울리는 량각소리
양 목공 우리를 부른다네
저 멀리 어린 양떼로 어서 어서 가자 예수님 품으로
찬바람 비바람 휘몰아쳐도 옷자락 눈보라에 적시여도
진리교회 성도들이 꽃피는 희망 심장 속에 있어요
예수님 마음속에 계세요 할렐루야 할렐루야 할렐루야
딸은 지난밤 꿈속에서 보았던 장면을 떠올리며 목자 되신 예수님의 품에 안긴
어린양이 되어 찬양하고 또 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