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 모퉁이돌선교회 통일준비팀과 함께 몽골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주된 활동은 몽골의 농장 견학 및 창세기적 농법(지역사회개발) 소개, 재난구조훈련 소개, 빈민촌 어린이들 트라우마 상담 및 미술 치료였다.
몽골은 1991년에 70년간의 사회주의 체제를 마감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로 전환하였다. 그래서인지 몽골은 여러 면에서 북한을 떠올리게 하였다.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산도 그렇고, 풍성하게 열매 맺지 못하는 땅도 그렇고,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방치된 아이들도 그랬다.
울란바토르는 수도답게 화려한 신식 건물들이 세워져 있고 계속해서 세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내 중심과 외곽에 빈민 지역이 꽤나 넓게 펼쳐져 있다. 한랭 재난인 조드(Dzud)로 인해 기르던 말과 양을 모두 잃어버리고 빈손으로 도시로 옮겨온 유목민들이 그곳에 모여 살고 있다. 제조업은 거의 없는 몽골에서 종사할 만한 일자리가 없다 보니 그들 대부분이 실직 상태로 알코올중독에 빠져 있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된 채 자라가고 있다. 가정 내 폭력과 학교에서의 왕따와 놀림은 일상이다. 때로 심한 트라우마 상황을 겪기도 한다. 무상교육이라고 하지만 필요한 교육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큰 아이가 어린 동생들을 돌보며 매일 밤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 복음이 심기다
1578년 국교로 선포된 이후 티벳의 라마불교는 몽골 사회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았고, 그보다 더 오래된 샤머니즘이 영적 기층에 뿌리내리고 있다. 곳곳에 절과 불상, 돌무지를 볼 수 있지만 십자가를 발견하기는 어렵다. 십자가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곳을 지키며 영혼들을 보살피는 교회가 있다.
아직은 기독교인이 1.3-2% 정도로 극히 적은 편이지만 지역 곳곳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열악한 곳일지라도 몽골인들을 섬기며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다. 가진 것이 적을지라도 함께 나누며 돌보며 멋진 공동체를 세우고 있다.
북한 선교를 미리 경험하다
북한과 여러 면에서 겹쳐 있는 몽골에서 선교 훈련을 한다면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실습의 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 선교 훈련에서 배우고 익힌 것을 몽골 현장에서 미리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몽골에는 한국어에 익숙한 몽골인들이 많기에 언어로 인한 어려움이 크지는 않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솔롱고스(Solongos 무지개)’로 부르며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고 있다. 곳곳에 한국 편의점과 식당, 카페들이 들어와 있고 마트에는 한국 식료품과 공산품이 즐비하니 이 또한 선교하기에 좋은 환경이 될 것이다.
성전에서 흘러나온 강물로 살아나기를
몽골 땅은 대부분이 목초지여서 목축을 하기에는 더없이 이상적인 땅이다. 그러나 농업을 하기에는 척박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기후이다. 긴 겨울과 건조한 날씨, 심한 바람을 피해 땅을 개간하고 농산물을 재배하려면 많은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장기간의 노력과 투자가 들어가더라도 하나님의 방식을 고집하며 하나님의 농사법대로 짓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지도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번에 몽골에서 창세기 농법을 소개하면서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깨닫고 감사하게 되었다. 몽골에도 민들레와 같은 약이 되는 산야초와 나무들이 있었다. 바다가 없는 몽골이지만 소금호수를 주셔서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을 얻을 수 있게 하셨다. 또 대부분의 나무들이 소나무, 전나무와 같은 침엽수들이지만 낙엽수, 활엽수가 있어 부엽토를 얻을 수 있었다. 몽골 미생물을 이용하여 옥토로 기경할 수 있는 것이다.
중하라, 다르항, 셀렝게, 파티잔의 농장에서 많은 이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일구며 농사를 지으려고 애쓰고 있었다. 오래도록 기다리며 땀을 흘리고 있었다. 어느 날에는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에스겔의 성전에서 흘러나온 강물로 인하여 온갖 생명이 살아나고 죽었던 땅이 살아나듯 소성케 하시는 하나님께서 몽골의 만물을 살리실 것이다.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몽골 현장학습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허름한 가정집에 모인 하나님의 자녀들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북한을 위해 14-15년째 기도하는 몽골인 크리스천들과 함께 식사 교제를 나누고 기도하고 예배를 드렸다. 비록 언어는 다를지라도 성령께서 운행하사 찬양과 기도가 순회되는 그 시간에 영으로 하나 되게 하셨다.
기도자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북한을 위해,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라는 마음을 받은 이들로 한두 가정이 모이기 시작해 어느덧 스무 명이 가깝게 되었다. 인종과 국적이 다르고, 타 지역의 교회에 속해 있지만 매월 한 번씩 기도 팀원들의 집에 모여 식사를 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몇몇은 북한과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의 변방을 밟기도 하였는데 하나님께서는 “북한에 들어오는 복음의 사람들이 너무 적다.”는 마음을 주셨다고 한다. 위험을 무릅쓴 그들의 순종은 하나님께서 이들을 통해 북한에 눈물로 복음의 씨를 뿌리고 계심을 우리로 깨닫게 하였다. 이들은 북한에 들어갈 수 있기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꾸준히 배우고 있었다.
또 다른 기도 네트워크도 있었는데 한국에서 제작된 <북한을 위한 21일 기도책자>를 몽골어로 번역하여 이를 가지고 기도하는 팀이었다. 한국은 물론이고 몽골의 여러 교회와 단체를 통해 함께 북한을 위한 기도하는 인적 네트워크가 더 확장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하나님께서 이삭 목사님에게 하신 “나는 북한을 포기한 적이 없다”는 말씀이 떠오른다. 몽골을 통해 한국으로 온 탈북민들도 적지 않지만, 이곳 몽골에 하나님께서는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을 심어 놓으셨다. 하나님께서는 북한도, 몽골도 포기하신 적이 없으시다.
몽골을 품고 기도하기를 결단하다
몽골과 몽골 사람들도 하나님 나라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삼으셨다. 또한 몽골 형제들을 북한 선교에 동원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들이 주님 앞에서 든든히 서갈 때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 주님 다시 오실 길을 그들과 함께 예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 또한 몽골이 복음화되고, 몽골교회가 든든히 세워지기를 위해 기도한다. 몽골을 재건하고 부흥시킬 지도자들과 필요한 전문인력들이 양성되고 누구보다 다음세대가 말씀으로 양육되어지기를 기도한다.
이번 몽골 현장학습을 통해 몽골을 향한 마음을 품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나는 무엇을 할까 여쭤보게 된다. 사마리아 수가성이 한 명의 여인으로 복음이 전파되고 하나님께로 돌아왔듯이, 북한을 품은 몽골인으로 인하여 북한이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이다. 몽골인뿐일까. 나도 그 한 사람이 되어 부르실 때, 순종하며 나아갈 것이다. 그것이 창세기적 농법을 가르치는 자리에서 자막을 넘겨주는 일이든, 아이들에게 컵라면을 끓여주고 그림 그리는 것을 도와주는 일이든, 내게 가장 좋은 곳으로, 내가 꼭 필요한 곳으로 가라 하실 것이니 “예, 하나님!” 하고 가고자 결단한다.
홍지윤 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