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남한으로 선동하는 삐라를 많이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것을 역으로 이용해 북한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도지로 만들어 보낼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우리도 공산주의로 신음하는 루마니아에 하나님의 말씀을 풍선으로 인쇄하여 접경 지역에서 보냈는데 사역이 시작되고 1년 만에 공산주의 정권이 붕괴되었습니다.”
소련 공산주의에 점령된 루마니아에서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14년이나 지하 감옥에 갇혔다가 서방 세계의 도움으로 석방된 웜브란트 목사가 이삭 목사와 나눈 대화이다. 웜브란트 목사가 소속된 ‘순교자의 소리’ 선교 단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루마니아의 복음 풍선 경험을 적극적으로 나눠주었고, 1993년 4월에 복음 풍선 보내기, 즉 북한에 하나님의 말씀이 인쇄된 풍선을 띄워 복음을 전하는 민들레 사역이 본회에서 시작돼 32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이야기 1
복음 풍선을 받은 북한의 한 가정
한창 민들레 사역이 진행 중이던 1997년경, 호주의 한 기관으로부터 이삭 목사를 찾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선교회에서 북한에 풍선을 띄우고 있는 게 맞습니까? 그렇다면 그것에 대한 피드백은 듣고 있습니까?”
“아니요. 그런데 무척 궁금하긴 합니다.”
이삭 목사가 이렇게 대답하자 어떤 경로로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놀랍게도 그들은 우리가 보낸 주황색 복음 풍선을 받은 한 북한 가정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북한의 소학교 5학년생 아이가 학교를 가려고 집을 나서는데, 싸리 울타리에 걸린 큼지막한 주황색 풍선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북한에서는 주황색이 흔치 않기 때문에 유난히 눈에 띄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는 풍선을 집어 들고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언뜻 봐서는 알 수 없는 글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아이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학교를 가려다 말고, 풍선에 적힌 글자를 읽어내려 가기 시작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내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어를 본 아이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엄마와 할머니한테 들었던 말들이 풍선에 쓰여 있어서였다. 덜컥 겁이 난 아이는 글을 읽다 말고, 엄마를 불렀다.
“엄마~ 이것 좀 보세요!”
아이가 이미 학교에 간 줄 알았던 엄마는 밖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음성에 놀라 밖으로 뛰어나왔다. 아이가 건넨 풍선을 본 엄마는 아연실색하여 황급히 시어머니에게로 달려갔다. 시어머니는 풍선을 받아들고 그 자리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눈물 섞인 목소리로 되뇌었다.
“잊힌 줄 알았는데… 우리가 완전히 잊혀진 게 아니었구나. 누군가 우리를 기억하고 있구나.”
그녀는 마치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듯, 풍선을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호주에서 전화를 건 사람은 풍선을 받은 북한 성도의 이야기를 해 주며 “이 일을 계속해 줘서 고맙다”라는 뜻밖의 말을 전했다. 밤마다 날려 보낸 하나님의 말씀이 북한 어디에 떨어지고, 누가 주워서 보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북한에 보내지기를 간절히 원하여 사역을 감당하던 일꾼들에게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그러나 큰 기쁨과 격려가 되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복음 풍선 사역은 모퉁이돌선교회 일꾼만이 아닌 회원들에게도 알려서 참여하는 형태로 확장되었다.
이야기 2
개성공단 인민군 장교의 항의
북한 개성공단에 남한 기업들이 공장을 세워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개성공단의 몇몇 크리스천 사업가들이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부흥회를 계획했는데 이때 성락성결교회 박태희 목사도 함께하였다. 박 목사님이 분당 ‘예수평강교회’에서 설교 중에 전한 말씀이다.
‘아니, 이럴 수가 있습니까?’
한 인민군 장교가 저에게 갑자기 따지듯이 말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시오?’
인민군 장교는 주황색 비닐 봉투를 여러 장 들고 와서 흔들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여기에 예수 믿으란 소리가 잔뜩 쓰여 있잖소! 바람 부는 날 산에 가면 예수 믿으라는 이 삐라가 잔뜩 떨어져 있거나 나무에 걸려 있습니다. 이건 휴전 협정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그는 잔뜩 화가 나서 더 이상은 풍선을 보내지 말라며 거세게 항의를 했습니다. 돌아와서 알아보니 풍선을 보낸 곳이 모퉁이돌선교회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많은 양의 복음 풍선이 북한에 보내지고 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인민군 장교의 거센 항의는 마치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여러 왕들의 성을 점령한다는 소문에 여리고 왕과 백성의 간담이 서늘했던 것과 같은 모습으로 비춰진다. 북한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전단지 등을 포함한 불온 선전물을 발견하면, 즉시 당에 신고하도록 사상교육을 받는다. 만일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개인이 소지하고 있다가 발각되면 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놀랍게도 남한의 불온 선전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적어도 한 번은 내용을 읽어본다는 사실이다. 풍선을 주워 읽는 영혼을 성령께서 사로잡으시면,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나기에 우리는 기도한다. 복음의 능력과 하나님의 일하심은 누구도 제한하거나 가늠할 수 없다.
이야기 3
청진에서 복음 풍선을 주웠다는
탈북민의 증언
복음 풍선을 북한에 보내는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늦은 밤에 진행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요한데 마가복음이 인쇄된 특수 비닐의 모서리에 헬륨 가스를 주입할 작은 구멍을 내어 스티커를 붙이게 된다.
본회 사무실에서 그 작업을 하고 있을 때 한 탈북민 형제가 방문했다.
“어! 이게 왜 여기에 있슴까?”
“왜요? 우리가 북한으로 보내는 복음 풍선인데요.”
”아! 그렇슴까? 내 청진에서 이걸 봤다 말임다. 우리 어머니가 이걸 주웠슴다. 그때는 이걸 중국에서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모퉁이돌에서 보낸 게 청진에까지 날라왔다니 놀랐슴다.”
탈북민 형제는 감격해하며 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복음 풍선 한 장을 날리고 싶다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금년 4월에도 어김없이 바람이 북녘을 향해 불기 시작했다. 올해로 모퉁이돌선교회는 북한 선교를 시작한 지 40년을 맞았고, 동시에 복음 풍선 사역은 32년을 맞았다.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국경을 봉쇄하고, 심지어 국내에서도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 여권을 발급받도록 규제하고 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복음을 전함에 있어 앞문이 막히면 뒷문으로, 옆문으로, 사방이 막히면 하늘과 바다와 전파를 이용해 복음을 쉬지 않고 전하도록 하나님께서 이끌어 오셨다.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영생에 이르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하시니(요4:14)
복음 풍선 사역을 준비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다. 민들레 사역은 단순히 풍선을 보내는 것이 아닌, 막힌 담을 무너뜨리고 하늘과 땅을 진동케 하는 하나님의 사역이다. 북한 땅을 진동케 하고, 북한 지도부의 곧은 목과 마음에 두려움을 느끼게 해서 저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숨죽이며 믿음을 지키는 북한 성도들에게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으로 위로하는 사역이다.


기도해 주세요
민들레 사역은 바람이 북으로 불어야 하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자연을 지으시고 통치하시는 하나님께서 바람의 방향을 주관해 주시도록 기도가 필요하다. 더하여 남한에서 북한으로 복음 풍선을 보내는 데 있어 제약이 되는 법적, 환경적인 요소들이 제거되어 자유롭게 하나님의 말씀을 보내 그 땅을 진동케 하는 역사가 있도록 기도의 무릎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