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2] 하나님과 연합하는 훈련의 시간이었습니다! (2020.06)

 

 

사무엘상 17장에는 물맷돌로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은 골리앗과의 전투가 있기 훨씬 전부터 다윗에게 사자와 곰 등을 보내어 양을 지키도록 반복 훈련을 시키십니다. 훈련된 다윗은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가 당신이 원하는 지점까지 성장하도록 준비시키십니다. 이번에 마스크를 만드는 과정 가운데서도 이런 하나님의 훈련이 있었습니다.

 

우한폐렴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럼에도 모퉁이돌선교회 재난구조(IDRN) 훈련을 수료한 분들과 자원사역자들은 우한폐렴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을 돕고자 마음을 모았습니다. 하나님은 마스크 만들기를 당신의 뜻대로 사용하셔서 먼저 우리로 기도하게 하셨고 훈련되게 하셨습니다.

 

먼저는 우한폐렴을 놓고 기도할 때 하나님은 우리 안에 있어야 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우한폐렴이 창궐하던 당시, 중국 우한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이 거리로 나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마스크를 나누어 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했습니다. 그 지역을 뒤덮은 전염병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목숨조차 아끼지 않으며 예수를 전하는 모습을 영상에서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은 저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로, 마스크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은 성격과 재능이 각양각색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공통 분모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들과 그리스도 안에서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며 하나님은 저에게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셋째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결과물인 마스크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마스크 만드는 일을 통하여 우리가 연합하여 기도하고, 순종하고,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닮아가도록 인도하셨습니다.

 

끝으로, 작업 초반부에는 마스크를 잘 만들었다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만드는 일에 익숙해졌고, 일이 끝날 즈음에는 처음에 만든 마스크가 얼마나 초라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만들면 정말 잘 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 마스크 만들기가 끝났습니다.

 

북한선교, 더 나아가 북한이 열릴 때, 북한 땅에서의 실질적인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어떠한지를 돌아보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까 기도로 준비하자. 차차 통일의 문이 열리면 하나씩 준비해 나가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왔던 것 같습니다.

 

 

 

마스크 작업을 시작하면서 한 사람이 혼자 하나를 다 만드는 건 비효율적이었습니다.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공정을 다 맡아서 하니까 완성품이 나오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자원사역자들이 고정적이지 않고 수시로 교체될 수 있는 상황이라 작업 숙련도를 높이는 데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몇 개 공정으로 나눠 분업하기로 했습니다. 마스크 원단과 필터를 자르고, 기본 원단에 필터를 붙이고, 또 양면테이프를 붙이고, 귀에 걸 고무 밴드를 자르고, 코 부분에 놓일 ‘빵끈’이라는 원단에 양면테이프를 붙이고, 마지막으로 접어서 포장하고… 근 10개의 과정을 거쳐야 하나의 마스크가 탄생되었습니다.

 

그런데 분업을 해도 각자가 맡은 부분이 최종 완성품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또는 완성품이 어떤 형태로 나오는지를 모르니까 자기 소견에 좋을 대로 공정을 진행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처음 오시는 분들을 위한 소정의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그렇지만 한동안은 교육을 받아도 완성된 마스크 품질이 일정한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고, 실수는 매시간 발생하여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수정하는 작업들이 반복되었습니다.

 

초반에는 실수가 많았습니다. 당시에 알아채지 못한 부분도 있었는데, 각자에게 맡겨진 자기 앞의 공정에만 집중하느라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되고 체계가 세워지고 각자의 역할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업이 손에 익으면서 주위를 돌아보고 서로를 배려하는 여유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스크 만들기가 거의 마무리가 되어갈 때쯤 마스크의 완성도나 품질이 처음보다 월등히 향상되었습니다. 자원사역자들 스스로가 놀랄 정도였습니다. 마침내 맨 처음 만들었던 것과 나중에 만든 것이 비교되기 시작하면서, 처음 것은 버리고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만들어진 마스크는 필요한 곳으로 보내졌습니다.

 

마스크를 만드는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은 우리가 연합하여 일들을 이루어 가도록 훈련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역을 통한 결과물이 아닌 훈련의 과정을 통한 성장을 이루어 가게 하셨습니다. 교육과 달리 훈련은 몸에 익혀지도록 하는 반복이 필요합니다. 훈련자의 몸에 밸 때, 비로소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골리앗 앞에 세워서 승리하도록 하시고, 그분의 영광이 그를 통하여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마스크를 통하여 받은 훈련의 과정과 같이 앞으로 하나님께서 행하실 복음으로의 통일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북한 땅에서 사용되어지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행하실 다음 훈련 과정 또한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이철호 집사

 

 

SNS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