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성도 이야기] 하나님이 원하시는데 왜 안합니까?

 

부모님의 출신성분이 좋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난 진영(가명)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불공평한 북한사회에 환멸을 느끼며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18살에 군에 입대하였다. 그러나 군복무를 하는 4년 동안 간부 자녀는 편한 곳으로 배치되고 복무기간 중 대학원에도 뽑아가는데, 진영과 같이 뒷배경이 없는 사람들은 힘든 곳에 배치되는 등 불공평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점차 불만이 쌓여갔고, 급기야 2012년 상관과 크게 싸우는 사건이 일어나 홧김에 부대를 나왔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군대로 복귀하는 것이 겁이 나 무조건 험한 산으로 들어가 이틀 밤낮을 걸었다. 산 꼭대기에 올라가 보니 먼 곳에 불빛이 보였다. 그 빛을 보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저기나 한 번 가볼까?’하는 생각이 들어 산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북한 쪽에 설치된 가시 철책과 전기 철책을 넘어 4km나 되는 지뢰 밭을 ‘그냥 죽든 살든 저기까지 가보고 죽자’는 마음 하나로 걸어서 통과했다. 기적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피투성이가 된 채로 한국 쪽 철책까지 걸리지 않고 넘었다.

 

철책을 넘은 후, 걸어 내려간 곳에 보이는 건물 두 개 중에 한 쪽으로 가서 노크를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어서 반대편 건물에 갔더니 사람 한 명이 나왔다. 진영은 그 사람이 너무나 반가웠지만, 그 사람은 북한 군복을 입은 피투성이의 진영을 보고 놀라 급히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 완전 무장한 군인 3명이 나와 두 손을 머리에 올린 진영을 향해 다가와 환영한다고 했다. 이때부터 진영은 ‘노크병사’라고 불려졌다.

 

하나원 교육을 마쳤으나 배정받은 집이 바로 나오지 않아 쉼터에서 20여일 지내는 동안 목사님을 만나 처음 복음을 들었을 때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미친 집단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 진영을 특별히 아끼셨던 목사님께서 부흥회에 가실 때 따라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도망갈 수 없어 마지 못해 찬양을 듣고 있는데, ‘신실하게 진실하게’라는 찬양을 듣자 갑자기 몸이 이상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다. 목사님이 2시간 동안 말씀하시는데 뭐라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다음날 쉼터에서 성경을 폈는데 그 전날까지 믿어지지 않았던 성경 말씀이 모두 믿어졌다. 그렇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하나님은 진영이 신학을 공부하도록 이끄셨다. 현재 청년사역을 감당하며 통일시대 남북한 청년들이 함께 할 사역을 꿈꾸는 진영은 이렇게 고백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는 증거는 탈북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니 끌어내신 것 아니겠습니까? 끌어내신 이유는 남한에서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준비시키시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의 최종 목표는 ‘북한선교’라는 부르심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사용하실지 모르니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지만 인도하심 따라 순종하며 가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 신학을 하고 있는 것이고, 청년부 사역이든 무엇을 하든 북한선교를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빚진 마음이 있습니다. 첫째로는 부모님, 둘째로는 북한 동포들에 대한 빚진 마음인데, 북한의 상황을 경험하고 온 저로서는 그들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북한을 바라보고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은 딱 한가지입니다. 독재 하에 배고픈 것이 아픈 것이 아니라, ‘저들에게 생명이 있어야 할 텐데, 복음이 들어가야 할 텐데, 그래야 살 텐데’라는 마음입니다. 원래는 평양대부흥이 일어났던 곳이 지금은 우상이 지배하는 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일으키실 것’이라는 믿음과 통일이라는 방법으로 ‘하나님 나라가 북한 땅에 세워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시면 가고 기다리며 순종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 땅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다만 하나님 뜻대로, 하나님 방법대로, 하나님 나라를 세워주시고, 가능하면 빨리 통일을 주시라는 기도를 많이 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하나님이 왜 저 땅을 저렇게 놔두시는 것인지 많이 고뇌를 했습니다. 그런데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이 오죽 아프실까, 나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일을 할 때나 내가 북한선교를 왜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할 때, 같은 민족이라서 또는 가족이 그곳에 있어서가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 있어서 해야 하는 것이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북한 땅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기 원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이자 제자로서 하나님께 순종하고 나아가야 된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 출발이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으면 올바른 선교를 할 수 없겠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북한선교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 땅에는 복음을 전해주는 사람이 없어 복음을 모른 채 죽어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북한선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면 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하나님이 원하시는데 왜 안 합니까? 예수님의 십자가는 우리만을 위한 십자가가 아닙니다.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는 오늘도 기도한다.

 

하나님, 북한선교가 동정심 같은 것으로 시작되지 않게 해주세요.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 하나님의 아픈 가슴을 품고 사랑하고 기도하게 해주세요. 하나님의 뜻대로,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나님의 나라를 북한 땅에 세워주세요.

 

탈북민 임진영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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