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남한의 탈북자 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에 대해 북한 당국의 남한에 대한 비난 공세가 이어지자 평소 남한에서 보낸 대북 전단지에 관심이 없던 북한 주민들까지 전단지에 담긴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 말에 남한의 한 탈북자 단체가 북으로 날려 보낸 대북 전단에 대해 김여정 노동당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문이 노동 신문에 게재된 것을 기화로 남한 정부와 (남한 정착) 탈북자를 비난하는 군중 집회가 계속 이어지자 대북 전단을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절대다수의 북한 주민들까지 (대북)전단에 담긴 내용에 대해 크게 궁금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압록) 강 건너 신의주에 거주하는 친척과 종종 소통을 하고 있다는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의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북조선 북부지역 경우는 남조선에서 보낸 삐라를 직접 본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 남조선에서 삐라를 보낸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6월) 4일자 노동신문에 김여정 노동당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문이 게재되자 남조선에서 삐라를 보낸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남조선에서 날아온 삐라 사건을 성토하는 평양 시민들의 대규모 군중 집회가 연일 텔레비전으로 보도 되면서 남조선 삐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던 주민들까지 ‘도대체 삐라 내용이 뭐길래 이 난리를 치느냐’며 삐라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크게 일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남조선에서 북으로 보내는 삐라에 대해 북조선 주민들 대다수는 그것이 남조선 안기부(국정원)나 휴전선 연선의 남조선 군부대에서 날려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그랬던 것이 이번에 노동신문과 텔레비전 등에서 남조선 탈북자를 비난 성토하는 군중집회를 여는 등의 난리를 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삐라가 탈북자들이 보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남조선에서 삐라를 날리면 우리도 남조선에 삐라를 날리면 될 일인데 쓸데없이 사람들을 모아 (연일)군중 집회까지 열 일이 뭐가 있느냐고 오히려 당국이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혜산의 대방과 무역을 하고 있다는 중국 장백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이번에 남조선에서 날려 보낸 삐라가 남조선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날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양강도 주민들은 매우 놀라워하고 있다”면서 “이는 남한으로 탈북한 북조선 사람들 중 양강도 사람이 많다는 사실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북조선 당국이 남한의 탈북자 단체가 날린 삐라에 대해 이토록 난리를 치는 것은 북조선 측에서는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게 훨씬 많다”면서 “그중 하나가 남조선 탈북자들이 보낸 삐라 내용에 대해 무관심 했던 대부분의 북조선 주민들로 하여금 궁금증과 관심을 새롭게 불러 일으킨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20.6.17.Daily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