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역자편지] “내 잔이 넘치나이다”

letter201702

일곱 살 밖에 되지 않았던 제게 어머님은 중국, 몽골, 러시아로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 라고 답하기는 했지만 그 말의 의미는 몰랐습니다. 북한으로 가라고 말씀을 더 하셨지만 저는 여전 히 그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는 동안 어머님의 말씀을 조금씩 이해하기에 이르 렀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가야 북한선교를 할 수 있다고 하신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저는 1967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1981년, 처음 동남아 여행을 했을 때도 아무에게 제가 중국선교를 해야 함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사실 목사가 된 후에도 선교에 대한 제 계 획을 누구와도 나눈 일이 없습니다. 1983년, 선교훈련을 받고도 제 뜻이나 생각을 아무에게도 나누지 않았 습니다. 그 해 저는 중국을 다녀왔지만 오랫동안 중국을 여행했던 일을 비밀로 했습니다. 그 일을 나눌 이 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1985 년, 다시 중국을 갔지만 사실적인 내용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했고 그들의 고통을 들었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저는 아무에게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실제적인 경험들은 나누지 않습니다. 이렇듯 조심하는 것은 처음 중국을 다녀와 몇 사람과 나누었던 내용 이 방송을 타고 중국으로 들어갔고, 저를 만났던 이는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철저히 제 사역의 위험한 내용들을 숨겼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만 전하면 된다고 믿었고 지금도 그렇게 합니다.

 

일반적인 사진을 찍었지만 사역자들의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지역과 지방 혹은 사역에 관계될 일들을 다 른 분들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오해도 받았고 미움과 질투도 당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 은 전달되어야 했고 여전히 그 일은 진행됩니다. 저는 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공개하고 나누는 것을 즐 겨 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중국이나 북한에 들어가는 일이 제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제 가 하는 일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원하시는 일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중국을 방문하는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일꾼들을 위로하는데 있습니다. 그것 뿐입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의무만 감당하면 된다고 믿습니다. 설교와 기도, 성경연구와 동역자들을 위로하되 성경 안에서 감당할 뿐입니다.

 

저는 13년이나 걸려 하나님이 하신 일을 보고 나서야 겨우 저를 고문했던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용서하는데도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저 자신을 용서하는 데는 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를 괴롭힌 국내 목사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만들어낸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는 아무렇지 도 않게 생각할 정도로 잊고 있습니다만 오랜 세월이 걸려서야 용서했습니다. 그 분들이 제게 용서를 빌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잊어야 했습니다. 제 마음에서 지워야 했습니다. 섭섭하기도 했지만 주님을 닮고 싶었습니다. 주님처럼 용서하고 싶었습니다.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이 미워서 침을 뱉고 싶었을 때 “내가 용서한 사람들을 너는 용서할 수 없니?”라고 주님이 물으셨습니다. 그 후에 북한에 들어갔을 때 저는 변해 있었습니다. 북한과 중국의 영혼들에게 성경 을 전해주는 동안 변한 것은 저 자신입니다.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 가시려고 32년을 선교지에 보내셔서 매 맞고, 굶주리고, 추위에 떨게 하시고, 눈길에 처박힌 차량을 끌어내며 울게 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못난 저를 용서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이 위대하신 분입니다. 저 같이 못난 사람을 사랑하시고, 사랑하게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내 잔이 넘치나이다”로 고백할 뿐입니다. 제게 부어진 하나님의 사랑이 크고 또 큽니다. 그래서 성경을 배달하고 기독교서적을 보급합니다. 말씀을 가르쳐 하나님의 사람들을 키웁니다. 선교사들을 훈련하여 파송하고 신학교를 배달합니다.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제게 부어진 하나님의 그 큰 사랑을 북한과 중국 그리고 몽골과 러시아, 아랍과 이스라엘까지 전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사랑을 여러분 또한 전해야 하지 않을까요?

 

2017년 2월 15일 무익한 종 이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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