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칼럼] 최고로 잘한 일이었어!

“내가 잘한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너희들도 엄마도 고생 꽤나 했는데… 선교지로 떠나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웠고….”
“아빠! 모퉁이돌선교회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달려온 건 아빠가 최고로 잘한 일이었어! 우리도 어려운 게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그것이 복된 일임을 알게 됐어요. 엄지 척!”
아이들한테나 아내한테나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아이들은 아빠의 행동을 보람 있는 일로 생각해 주었습니다.


“목사님! OO자매가 헌금을 $10,000불 보내왔어요.”
사무실에서 온 카톡을 읽는 순간 마음이 찡해 왔습니다. 아내더러 이야기를 하니 “여보, 그 자매가 옷도 별로 안 사 입고, 화장도 별로 안 하곤 했는데… 그 돈 아껴서 헌금을 했네.” 합니다.
“그래, 고등학교 다닐 때 가르친 학생인데 이제는
50이 넘었어.”
“여보, 그 학생들 가르칠 때 당신이 지나치게 몰아붙이곤 했는데, 그 학생들 모두 잘돼서 신앙 생활을 잘하니… 잘한 일이었네!”
“북한어로 성경을 번역해요? 돈이 많이 들 텐데…”
“해야지요. 이런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겠어요?”
“중국어로 톰슨 성경을 번역한다고요? 그 방대한 작업을….”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하셨으니, 영혼 구하는 데 쓰임받는 일이라면 해야지요.”


“베들레헴에서 우리말 방송을 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해야지요. 하고 말고요. 한 영혼이 도전받아 새 삶을 살아가야 한다면!”
“목사님, 지금 북한 방송하는 것도 벅찬 걸요.”
“벅차도 해야지요.”


“어쩌다 모퉁이돌에서 일하게 됐어요?”
“성경이 필요한데 아무데서도 안 주더군요. 그런데 모퉁이돌에서 중국어 성경과 조선족을 위한 성경을 얼마든지 가져 가래요. 이런 데가 다 있나 싶었죠. 그게 인연이 돼서 지금까지 일해요.”
그 선교사의 눈이 시뻘겋게 되더니 그만 눈물이 흐릅니다.


홍콩의 한 책방에 들어갔습니다.
중국말을 몰라 두리번거리는 저를 책방 직원이 보고 있었나 봅니다.
“무슨 책을 얼마나요?”
“이거 두 박스 혹은 네 박스 정도…”.
“어디다 쓰시려고요?”
“중국에 가져다 주려고요.”
직원은 제게 돈을 받지 않고 네 박스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박스를 길에까지 들고 나와 택시에 실어 주며 택시비도 지불해 주었습니다. 그 책은 현재 중국 지도자 중 한 명인 김 모 목사에게 전달됐습니다.


“목사님! 중국에서 절판된 책을 한 번 찍었으면 하는데요.”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이 돈을 주시면 갖다 드릴께요.”
서울로 돌아온 저에게 사무실에서 2만 불을 넘겨 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어떤 분이 급하게 헌금하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셔서 보냈대요. 바로 북경으로 가세요. 이것 가지고.”
지금도 그때도 큰 금액이었습니다. 책을 인쇄하고 보급했지만 몇몇 분들이 신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한 영혼이라도 구원받았으면 됐지요.”
쫓겨난 교수님의 말입니다. 은혜일 뿐입니다.


35년이 긴 세월이라면 긴 세월인데, 매도 맞았고 고문도 당했지만 아직도 멀쩡하게 걸어 다닙니다. 두 딸도 신앙 생활 잘하고 아내도 건강합니다. 쫓겨 다니고 감시당하는 세월 동안 하나님이 이 길을 가게 해 주셨습니다. 선교 현장에서 내미는 손을 외면할 수가 없어서 이 길을 걸어 왔을 뿐입니다.
성경 한 권. 저는 그것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배달하기 시작했습니다. 선교회 성경 배달이 중국어 성경, 몽골 성경, 러시아 성경, 북한어 성경 번역 및 인쇄, 이스라엘과 이란으로의 『메시야』 만화 성경 배달로 이어졌습니다. 한 권의 성경이 한 영혼을 살립니다. 아니, 열 명 혹은 백 명의 영혼을 살린다면 안 하시겠습니까?


“고등학생 하나가… 도전 받더니 24년째 이란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 간증을 들으면서 구워 준 양고기를 못 먹고 울어 버렸습니다. 한 사람과의 만남이 이토록….


무익한 종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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