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칼럼] 이제 우리가 기도해야 하지 않을가요?

 

 

1973년, 이제 막 예수를 영접한 한 청년이 미국을 떠나 홍콩과 필리핀에서 자원사역자로 온갖 일을 하다가 한국으로 와서 제주도 극동방송 안테나를 세우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안테나에 나사 못을 박는 구멍을 뚫으며 “한반도와 몽골과 러시아와 중국과 일본의 죽은 영혼들이 일어나게 하옵소서. 그리고 그 지역에 갈 사람들을 보내 주옵소서. 얼굴도 다르고 언어가 다른 우리 백인들이 그 땅을 위해 일하기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러니 그 땅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자로 저들 영혼을 향한 갈급함을 가진 사람을 보내 주옵소서.” 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기도는 제주 극동방송 안테나가 세워진 자리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중국 선교를 위해 일생을 바쳤고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1983년 겨울, 선교 훈련을 마친 한 젊은 부부가 중국 상하이에 입국했습니다. 선교 정탐 여행이었습니다. 부부는 상하이에서 모은 정보를 이용해 조선족을 찾아가 만났습니다. 성경 한 권을 얻기 위해 오랫동안 조심스레 극동방송을 들으며 신앙생활을 한 성도였습니다. 당시 중국 내륙 지방을 여행하려면 비자를 다시 받아야 했습니다. 단 27개 도시만 중국 정부가 방문을 허락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부는 그 조선족 성도와 함께 두 주 동안 북경을 들러 중국 동북삼성을 여행하며 가는 곳곳에서 지하성도들을 만났습니다. 한 도시에서 한두 사람을 만나고 14시간 이상 기차를 탔습니다. 주로 밤에 기차로 이동한 이유는 숙박비를 줄이기 위해서였습니다. 동시에 기차 안에서 밖을 보며 사진 찍을 기회를 갖고, 기차 안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특수 카메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해지기 전이나 이른 아침 시간에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지막 방문지였던 흑룡강성 성도들은 가난했습니다. 몹시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해였는데 생활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움막 같은 집에서 진공관 라디오를 통해 극동방송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백인 청년이 구멍을 뚫어 만든 안테나를 통해 들려지는 방송이었습니다.
두 주간의 여행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웠기 때문이었습니다. 1950년대 한국 같은 가난 속에서 믿음을 지켜 가는 분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성경 한 권 얻기를 바라는 그곳 성도들의 마음을 다 채우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두 번째 지역에서 만난 조선족 성도가 “선생은 살 수 있잖아”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 한 마디가 모퉁이돌선교회가 시작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탐 여행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온 부부가 바로 저와 아내입니다. 저는 중국과 북한 사역을 하는 기관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러던 1984년 여름의 어느 날, 안테나에 구멍을 뚫은 그 백인을 만났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한 커피숍이었습니다. 여행중 찍었던 사진을 그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그가 중국과 북한을 위해 일하는 일꾼이 된 것이 고마웠기 때문입니다.

 

정탐 선교 여행을 떠나기 전에 [중공으로 보낸 하나님의 밀수꾼]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바로 그 백인이 쓴 책이었습니다.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는데 그게 현실로 이루어지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와 만났고, 몇 차례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들이었고, 안테나 구멍을 뚫으며 했다는 기도 내용도 그때 들었습니다. 그 기도가 10년 동안 지속되었으며 “당신이 바로 우리 기도의 응답이야!”라고 했습니다. “10년을 기도했다고? 나를 위한 기도였다고?” 하나님께서 응답하신 그 기도를 제가 피할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제게 북한 성도 3,800명의 명단을 넘겨주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성도들의 정보가 미국 선교기관에 보관되어 있다니! 그들은 실제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또 가능한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모퉁이돌선교회는 미국에서 태동을 시작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아홉 살 위인 그 백인이 <Love North Korea 88>을 시작하도록 도운 브라더 데이빗입니다.
그와 그의 동역자들의 기도는 이뤄져야 했습니다. 모퉁이돌선교회가 시작됐고 올해 2019년은 미국 모퉁이돌선교회가 시작된 지 35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아니 여러분은 그 기도의 응답으로 동참하게 된 분들입니다.

 

누군가 북한선교를 위한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기도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성경을 보내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목회자를 훈련하여 들여보내고, 풍선으로 전도지로 방송으로 복음을 전하고, 북한 내에 살아 있는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고, 성도들과 탈북민들을 먹이고 입히고 사역비를 공급하고….
여러분은 그들의 기도 응답입니다. 이제 우리가 핍박 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들이 자유롭게 찬양할 날이 여러분의 기도로 응답되지 않을까요?

 

무익한 종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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