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권인 중국과 북한이 주 사역지였습니다.
그 땅이 그립습니다.
그리운 이유는 다름아닌 주의 백성들과 나눈 교제 때문입니다.
어떻게 주님을 만났으며 그 과정에서 겪은 슬픈 일과 기쁜 일, 그리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고백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순종했을 때 일어났던 일들을 들려주곤 했습니다.
“왜 이제 왔느냐”는 그들의 투덜거림마저 사랑스러웠고
“이제 주님을 만났으니 돌아가야 한다”면서 울던 성도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잠깐 잠이 들었다가 새벽녘에 떠나는 이의 손아귀는 힘이 있었습니다.
“천국에서나 뵙자요!”라며 헤어진 이들이 몇 달 후, 몇 년 후에 돌아와 나를 찾더라는 소식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추억이 깃든 37년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 땅이, 그 성도들과의 만남이 그립습니다.
몇 년 전부터 머리에서 지워진 줄 알았던 사건이나 환경이 사진첩을 보듯 그려집니다.
당시 성도들의 음성과 옷차림, 얼굴과 자세, 말투, 감격해서 눈물을 훔치던 손수건의 색깔까지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견딜 수 없이 추워서 떨던 중국 도시에서의 며칠 밤,
밤 늦게 찾아온 공안원의 거친 협박성 어투와 숨소리,
하지만 그런 자들의 위협적인 자세를 잊게 만들었던 성도들의 사랑,
때로 어용교회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의 모습이 머릿속에 정확하게 그려져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신학교에 배달된 신학 서적을 누가 갖다 놨느냐고 호통치던 공안원들이 저를 괴롭혔지만
놀라지 마세요.
지금도 성경과 신학 서적, 만화 성경과 풍선과 방송이 지속적으로 누룩이 되어
그 땅에서 부풀고 있습니다.
먹을거리를 구하러 강을 건넌 이들 중에는 “예수 믿고 천당!” 하고 고백한 북한인들이 있습니다.
돈을 벌러 이스라엘까지 갔다가 홍해에서 세례 받은 중국인의 손에는
모퉁이돌선교회에서 배달한 성경책이 들려 있습니다.
터키에 있는 이란인들이 성경을 받아 읽고 코란을 집어 던지고
용서를 구하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몰랐시요!”라는 말로 간증을 시작하는 주의 백성의 보고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복음을 든 아름다운 발이 되어 자기들 땅으로 돌아가서 지하교회를 세우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모퉁이돌선교회의 일꾼들을 통해 이루고 있는 거룩한 사역입니다.
복된 성도들이 그립습니다.
두툼한 껍질로 빚은 전형적인 평안도 만두를 냉면과 함께 준비해 놓으시고 기다리시던 그 할머니는
저 때문에 어려움을 많이 겪은 분이십니다.
“이 목사 덕분에 하늘 나라 상을 내가 많이 받게 됐어!”라고 말씀하신 그 성도의 모습을
어찌 그리워하지 않겠습니까?
7년이나 성경 한 권 얻으려고 기도했던 그 성도.
하나님이 내게 그런 분들을 만나게 하셨으니 감사뿐입니다.
무익한 종 이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