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이걸 선교 보고라고 보냈어?
겨우 몇 명 예수 믿게 했다는 말이잖아?”
수화기 너머에서 들린 말입니다.
저는 못 들은 척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고는 엉엉 울었습니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요?
한 미국인 형제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용인을 안내해 달라고 부탁해서 간 어느 곳에서 형제는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28년 동안 선교한 티벳에서, 결국 한 사람이 예수를 믿었다지. 선교사는 세례를 베풀고 너무 기뻐서 그 사실을 전보로 알렸대. 본부에서는 직접 와서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선교사는 오랜만에 사역지를 떠나 본국으로 향했어. 그런데 그 다음날 세례 받은 사람을 주민들이 돌로 때려 죽여 독수리들이 시체를 뜯어먹게 했다네.”
그 말을 한 미국인 형제는 “그 선교사가 내 아버지일세…” 하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또 하루는 허드슨 테일러의 손자가 저의 누추한 홍콩 숙소를 방문했습니다. 때마침 저는 성경을 배달하기 위해 그 숙소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저의 어머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찾아왔노라던 그는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생각하고는 하지?”라며 저를 위로했습니다.
“아무도 당신이 하는 일을 인정하지도 잘하는 일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네. 나도 내 할아버지가 인정받지 못할 일을 왜 하셨을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고, 하나님만 아실 일이지만 언젠가는 고마워하는 이들을 만날 걸세. 내 할아버지가 중국 선교를 한 그 일로 내게 고맙다고 말하는 중국인들을 종종 만나는 것처럼 북한의 그 누군가는 이삭 목사의 딸들이나 손녀들에게 고맙다고 하는 일들이 있을 걸세.”
악수하고 돌아서는 테일러의 손자 역시 울고 있었습니다.
“아이고, 이걸 선교 보고라고 했어? 북한 땅에 무슨 지하교회가 있다고 그래? 무슨 지하 성도가 있어! 뭐? 이스라엘 선교도 한다고? 말도 안 돼. 이제는 베트남 선교사까지 돕고 있다며? 이삭 목사 정말 미쳤구나? 몇 사람이 예수 믿게 됐다고… 차라리 목회를 하지 그랬어!”
하지만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이 목사! 내가 이삭 목사의 부친과 평양신학교 동기 동창인 거 알고 있었나?”
“네에?”
“나는 아네. 이삭 목사의 일이 어렵지만 큰일이라는 걸.”
교단 목사님 몇 분이 들려주셨던 말씀들을 기억합니다.
통일이 되면 교회건축을 하시겠지요? 자원봉사도 하고, 쌀도 나누어 주실 테고요. 하지만 오늘 바로 해야 할 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코로나로 어려운 선교사님들께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고, 이스라엘의 선교사님과 가족들과 현지인들을 돕고, 북한에 가려고 준비하는 몽골인들과 러시아에 있는 고려인들도 키워야 하고요. 태국 근방의 소수민족을 위해 선교사들이 일할 수 있도록 길도 열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제가 감당할 일들을 할 것입니다.
무익한 종 이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