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2] 선교하는 구제, 구제하는 선교! (2020.02)

 

 

도행전 2장은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 이후 어떻게 교회가 탄생하는지, 그리고 새롭게 태어난 그 공동체가 어떻게 행동하며 생활하는지를 요약 기술하고 있습니다. 오순절에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하시니 그들이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증인으로서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합니다(1-4절). 그때에 유대인 순례객들이 그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놀라서, 이 어찌 된 일이냐고 묻자 사도 베드로가 일어나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여러 말로 증언하며 선포하였고, 그 말을 받은 사람들 삼천 명이 세례 받고 믿는 무리가 되었습니다(5-41절).
성령 강림으로 탄생한 교회는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기도에 전념하였다고 성경은 전합니다(42절).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송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셨다(43-47절)!
사도행전 4장 32-37절 단락 역시, 믿는 무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갔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은사를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32절)”,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33-34상반절)”

 

이것이 처음 교회의 생동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선교하며 구제하는 교회의 원형을 볼 수 있습니다. 성령의 권능을 덧입은 교회가 주 예수의 부활을 선포하자 무리가 큰 은혜를 받는데, 이는 곧 선교로서, 복음 선포와 믿음의 응답이 그 내용입니다. 그리고 큰 은혜를 받고 풍성함을 누리는 무리는 그들 중에 가난한 사람을 방치하지 아니하는데, 이는 구제로써 모두가 자기의 소유와 은사를 하나님의 선물로 인정하고 서로 나누는 삶입니다.
선교와 구제는 별개가 아닙니다. 큰 권능과 복음 선포는 선교의 전반부이고 말씀에 대한 반응과 큰 은혜는 선교의 중반부입니다. 그리고 무리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어지는 것은 선교의 후반부이자 결과입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사도행전의 교회가 보여주는 이 장면을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합니다. 어떤 교파는 구제가 곧 선교라고 믿고 물자를 풀어 봉사하며, 믿지 않는 사람들을 묵묵히 돕는 데에만 힘씁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요청할 때에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는 도를 전합니다. 물론 제자들은 빛과 소금으로서 그 빛을 사람에게 비출 책임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제자들의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마태5:16).
그러나 교회는 먼저, 믿는 무리 중 가난한 자가 없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교회 밖에, 아직 믿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도 선행에 힘써야 합니다. 그들을 포섭하여 교회의 구성원이 되게 하려는 단기적 목적에서가 아니라, 그들이 교회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이 돌아가게 하려는 목적에서입니다.
사도 요한은 우리에게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합니다(요일 3:16). 이어서 그는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고 묻고 있습니다(요일 3:17). 그 요한이 오늘 우리를 향하여 외칩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자(요일 3:18)!”

 

김경신 목사(본회 성경 번역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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