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2] ‘북한도 복음화하라!’라는 푯대를 향하여(2020.01)

 

 

하나님의 역사
북한 사랑이 시작되다

 

“북한도 복음화하라!”, “북한을 사랑하라!”
1988년 9월 서울 영락교회 예배당에 운집한 연인원 4천5백 명이 외친 소리였다. 반공법이 서슬 퍼렇게 살아있던 시절, 북한 관련 사진만 갖고 있어도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갈 그때에 ‘북한을 사랑하라’는 생소한 외침이 교회에서 울려 퍼졌다. 성도들에게 북한은 더 이상 적이 아닌 복음과 사랑을 전할 대상이 된 것이었다.
“모퉁이돌선교회가 그 집회에서 북한을 사랑하라(Love North Korea, 이하 LNK)는 말을 처음으로 공론화했어요. 당시 사회 잣대로는 빨갱이나 할 수 있을까,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발언이었죠. 그런데 북한 사랑을 외치는 그 <LNK 88> 집회장이 사람들로 가득 찼어요. 설교 시간이 되면 장내는 울음바다로 바뀌었어요. 북한을 사랑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 사람들을 하나님이 만지시니까 마음이 확 열리더군요. 북한 가서 죽으라고 하면 죽을 사람 손 들라는 이삭 목사의 이야기에 다 손을 들 정도였으니까요.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었어요. 그러니 하나님이 하셨다고 할 수 밖에요.”
LNK 88 국제 대회에서 영상 작업을 담당한 하태진 목사가 당시를 회고하며 들려준 이야기이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순교의 각오 없이 ‘북한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수도 없던 시대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파격적인 슬로건이 나올 수 있었을까? 본회 이반석 총무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북한에 복음을 전하려면 하나님의 사랑이 그들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전해야 합니다. 북한 사람들을 먹이고 재우고 병 고쳐 주는 일은 필요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목적을 두지 않습니다. 영원한 삶, 하나님을 만나는 복음이 그들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온 슬로건이 바로 ‘북한을 사랑하라!’였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백성만 외칠 수 있는 말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전략
나는 북한을 포기한 적이 없다

 

LNK 88 집회 이후, 하나님은 북한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셨다. 1988년에 돌연 평양 봉수교회가 건축되는가 하면 1992년 1월에는 칠골교회가 첫 예배를 드렸다. 1988년 이후로 해외 교포와 목사들의 방북이 활발해졌다. 북한 땅을 밟은 그들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복음이 전해졌고, 그들을 통해 북한에 지하교회가 존재한다는 보고가 전해졌다.
1995년 전후해서는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식량난으로 수많은 탈북자가 중국으로 넘어 왔다. 중국에서 예수를 구주로 영접한 이들은 친지와 이웃에게 복음을 나누기 위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갔다. 철의 장막이 드리워진 북한에 지하교회 개척이 시작된 것이었다. 만약 탈북자들을 돌보거나 지원하는 사역으로만 만족했다면 얻지 못할 열매였을 것이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북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직접 북한에 가서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도록 도왔다. 이것이 모퉁이돌선교회가 처음부터 가진 ‘북한 복음화’의 전략이었다.
“‘나는 북한을 포기한 적이 없다’라는 하나님의 말씀 속에는 북한 지하 성도들을 통해 북한을 복음화하고, 해외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자들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고, 성경 배달 사역을 통해 복음을 들여보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 일을 모퉁이돌선교회가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감당하고 있습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북한으로 말씀과 사역자, 교회를 배달하는 사역을 끊임없이 진행해 왔다. 2019년 말 현재 본회가 북한에 개척한 교회만 해도 1,811개에 이르고, 정확한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최대 30만 명 이상의 지하교회 성도가 믿음을 지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님의 사역
평양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다

 

“2020년은 북한 복음화에 더욱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이제 복음화의 주체가 북한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북한 안에 있는 성도들이 주도적으로 복음화를 이끌어 가도록 본회 사역의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즉 북한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사역자를 키우고 교회를 개척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란 뜻입니다. 우리는 조력자입니다. 통일 이후에도 우리가 북한에서 무언가를 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이미 그곳에서 일하는 북한 성도들과 협력하는 것이 바로 ‘북한도 복음화하라’가 갖는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모퉁이돌선교회 사명은 2020년에도 변함이 없다. 다만 사역의 방향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어서 ‘북한도 복음화하라!’를 기억하고 되새김질하는 것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북한도 복음화하라!’의 의미가 북한이라는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이 모퉁이돌선교회에 맡기신 지역인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 즉 북한을 넘어 중국과 소수민족, 아랍 그리고 선교하기 가장 어렵다는 이스라엘까지 복음 들고 가는 것이 모퉁이돌선교회의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핍박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부인하지 않는 북한 성도의 신앙으로 무장하고, 기도와 도고로 ‘북한도 복음화하라!’라는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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