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구성, 찬양, 악기 연주, 연극, 오케스트라, 성가대, 특송, 낭송, 낭독, 기도 등 모퉁이돌 성탄 예배의 각 순서를 맡은 담당자들이 있다. 회중보다 성탄 예배에 더 깊숙이 관여된 이들은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 떠온 하인들만이 누리는 기쁨과 감격으로 예배를 섬기고 있다.
성탄 예배의 총감독은 주님이십니다
“기획 연출 모두 예수님이십니다. 아이디어도 주님이 주신 게 맞습니다.” 전체 진행으로 성탄 예배를 섬기는 본회 이사야 목사의 고백이다. 그는 자신이 가진 전문성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자 기도한다. 매 순간 하나님께 진행의 고삐를 넘겨 드리며, 고통 속에서도 심장 깊은 곳에서 믿음의 샘물을 길어 아름다운 찬양을 드리는 북한 성도들을 기억한다. 성탄 예배 때마다 함께하는 이들과 아버지의 마음을 나누고 기도하며, 동일한 눈물과 감격으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사실이 그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은혜이다.
북녘의 성도들처럼 생명을 걸고 예배하겠습니다
회중 찬양 인도와 오케스트라 지휘를 감당하는 금명도 목사가 남북연합예배 전에 늘 다짐하는 말이다. 지하교회 성도들은 방송을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켤 때 목숨을 내놓는다. 선교회 일꾼으로서 어쩔 수 없이 매너리즘에 빠진 성탄 예배를 드린다면 그처럼 불쌍한 영혼도 없을 것이다. 금 목사는 성탄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가는 모든 과정이 소중한 은혜임을 요즘 들어 새삼 깨닫고 있다. 특별히 전문성을 갖춘 악기 연주자와 찬양하는 이들과 함께하면서 서로 예민한 순간들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고 기도하며 겸손히 나아간다.
마지막 호흡까지 하나님께 드립니다
성탄 예배를 목숨 걸고 섬기는 이들이 있다. 바로 연극을 담당하는 극단 <예배자>이다. “감사하게도 항암 3차 치료는 잘 마쳤으나 아직 회복이 안돼서 내일 모임 참석을 못 할 것 같습니다. 대본은 이번 주에 정리한 후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작년 성탄 예배 준비가 막바지로 치닫던 어느 날, 극단 <예배자> 김동철 대표가 본회로 보내 온 문자이다. 2014년부터 모퉁이돌 성탄 예배를 연극으로 섬겨온 김동철 대표는 2018년 성탄절을 몇 달 앞두고 암 선고를 받았다. 바짝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시기임에도 그는 ‘나를 이것 때문에 살려 주셨는데 설 수 있다면 영광이다.’라며 성극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뭐든 대충하는 법이 없었다. 빈 원고지 앞에서 하나님께 금식하며 치열하게 묻고 또 물었다.
일주일 이 주일째 대사 한 줄을 못 써도 포기하지 않고 영감이 부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연기 연습도 마찬가지였다. 단원들과 통성으로 기도하며 며칠 밤낮을 배역에 몰입했다. 뭐가 막힌다 싶으면 즉시 연습을 중단하고 기도를 시작했다. 누가 보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할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분명 영과 진리로 예배하고 있었다. 성탄 예배 당일에도 그들은 예배를 멈추지 않았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간구로 나아갔다. 검은 커튼 뒤에서 최상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 기도로 몸부림쳤다.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은 그의 연극은 아쉽게도 작년이 마지막이었다. 몇 달 전 김 대표가 하나님의 품에 안겼기 때문이다. 이제 김동철 대표는 없지만 함께 연극으로 하나님을 예배했던 그의 부인과 단원들이 금년 성탄 예배를 섬길 준비를 하고 있다.
북한 분들과 함께 예배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연극 못지 않게 모퉁이돌 성탄 예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일 것이다. “성탄 예배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 울려 퍼질 때 가슴이 뭉클해 와요. 북한 분들과 함께 예배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해서요.”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을 부는 김현진 자매의 이야기다. 그녀는 북한 성도들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듣게 될 클라리넷 소리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기울여서 연주한다. 하지만 기교적인 부분에 집중하기보다는 모퉁이돌 성탄 예배에 불러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감격한다.
그런가 하면 오케스트라 뒤쪽에는 성탄 예배에 생기를 불어 넣는 한국 및 탈북 어린이들로 구성된 찬양대가 있다. “지난해 열방교회 아이들이 성탄 예배에서 탈북 아이들과 함께 찬양하며, 북한에 대한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통일 시대를 함께 살아갈 남과 북의 아이들이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한 백성이라는 것을 알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열방교회 이경희 사모는 남북 어린이 성가대가 하나됨의 축복을 누리게 되기를 기대하며 매년 성탄 예배를 드리고 있다.
북한 사람들에게 구원자 예수님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우리 북한에는 하나님을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성탄 예배가 방송으로 녹음되어 보내질 때 북한 사람들이 모두 다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숨어서 믿는 성도들이 이제는 자유롭게 드러내 놓고 하나님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에서 온 김성경 자매가 하나님께 기도로 올려드리는 바람이자 소망이다.
“처음 성탄 예배에 참석했을 때 북한에 있는 부모, 형제, 친척, 친구, 동포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들도 우리처럼 자유롭게 하나님 믿고 함께 예배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나님을 모르는 북한 사람들에게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믿고 찬송할 수 있다고 알려 주고 싶습니다.” 매년 성탄 예배에 참석해 온 탈북민 김화순 자매는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올케와 함께 금년에 성탄 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예배를 섬기는 어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각자가 맡은 역할을 기도로 준비하며 예배의 큰 복을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금년에도 동일한 은혜가 있기를 소망하며 또 한 번의 성탄 예배가 시작되기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