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2] 성경배달과 선교에 열정을 불태운 하나님의 종 지수목사(2018.8)

 

2018년 5월 어느 날, 메신저로 장례식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이 왔다.
곧 이어 문자가 도착했다.

 

“중국의 지수 목사님이 소천 하셨습니다. 열심히 사역하다가 주께로 간 것이 참 좋아 보입니다. 이렇게 떠난 분들이 너무 부럽습니다.”

 

1995년 9월 초로 기억한다.
내몽골은 이미 서리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 들판에 자라던 풀들이 누렇게 변해 황량했다. 하루를 머물고 떠나려고 기차에 올라탔을 때 시골에서 몇 시간씩 기차를 타고 온 성도들이 배웅을 하려고 나왔다. 그들은 창문을 열고 준비해 온 과일 등을 넣어주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에서 찾아간 우리를 처음 만난 순박한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환대하며 배웅해 주었다. 그 당시 지수목사는 이미 우리가 보낸 많은 양의 성경을 받아서 그룹의 성도들과 지도자들에게 공급을 하면서 M, N, B 지역 등에서 시골교회 목회자들을 모아 가르치는 신학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었다. 누구의 후원이나 지원도 없이 카펫을 짜서 팔아 그 비용으로 신학교를 운영하며 주께 받은 사명을 감당해 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누군가가 보내주는 성경은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 성경을 보내달라는 그의 요청이 계속되었고 보내진 더 많은 성경은 내몽골과 서북지역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 보내졌다. 보내달라는 성경의 양이 점차 많아졌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점점 더 사역이 확대되어 갔다.

 

2003년, 보내진 성경을 받아 배달하는 것이 노출되어 중국공안의 추적을 받게 되었고, 지수목사는 감옥에 갇혔다. 이 일로 지수목사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함께 사역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두려워하거나 사역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며 여러 번 감옥에 다녀온 터였다.

 

예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는 지수목사는 교회를 세울 수 없었던 상황에서 1,200명 이상 모일 수 있는 큰 집회장소가 필요했다. 정부에서는 허락해주지 않았지만 지수목사는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큰 극장 건물을 빌려서 공연하는 것처럼 문화행사로 등록했다. 극장 안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가득 찼다. 갑자기 몰려드는 많은 사람들에 놀라서 경찰이 동원되었다. 그러나 경찰들은 문화행사라고 하니 시작할 때까지 어쩌지 못했다. 지수목사는 시간이 되자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 때 복음을 들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수를 영접했다. 이것을 공안당국에서 문제를 삼았으나 지수목사는 복음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은 가택연금을 당하였다. 그런 중에도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그의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중국교회가 선교를 생각하지 못하던 2002년, 중국교회의 여러 단체 대표들과 신학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단체는 100명의 선교사를 양육하여 보내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중국에돌아온 그는 외국에 복음 들고 나갈 수 있는 젊은이들을 양육하는 ‘선교훈련원’을 시작했다. 자격은 그가 운영하는 3곳의 신학교를 졸업한 사람들 가운데 선교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선발해 훈련을 시작했다. 신학을 공부한 그들에게 선교훈련과 함께 현장에 나가는데 필요한 영어, 컴퓨터등의 필요한 것을 가르쳤다.

 

그렇게 해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 다수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그 뿐만 아니라 매일 아침 4km 조깅을 하는 그에게 “왜 그렇게 바쁜 중에도 운동을 쉬지 않느냐?”고 일꾼이 물었을 때 “나도 선교현장을 나가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체력을 단련하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지수목사는 사람과 하나님 앞에 약속한 것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칠 수 있도록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성경을 배달하는 것 때문에, 복음을 전하는 것 때문에 여러 번 감옥에 갇혔던 그는
“핍박은 순간입니다. 하나님은 목적이 끝나면 우리에게서 고난을 거두십니다.”라고 말했다.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선교의 열정을 불태웠던 그의 고난은 하나님 품에 안기며 거두어졌다.

 

그와 함께 동역하며 곁에서 지켜왔던 일꾼은 말한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했던 믿음의 친구가 세상을 떠나서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크지만 너무 부럽습니다. 죽음이 항상 제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 끝까지 충성을 다해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간 그를 얼마나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생각하니 부럽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하나님 앞에 설 생각을 하면 책망 받을 일이 많은 것 같아 두렵습니다.
지수 목사는 중국에서 제가 교제한 지도자들 중에서도 순수하고 신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우리를 향해 성경을 계속 보내주어 너무 고맙다고 했던 말이 귓전에 맴도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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