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본회 선교사들의 모임이 곤지암에 위치한 소망수양관에서 진행되었다. 복음이 제한된 북한과 중국, 중국내 소수민족, 아랍, 이스라엘과 기타 지역에서 사역하는 협력선교사들까지 지난 한 해 동안 선교현장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며 감사와 찬양을 주께 올려드렸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성경배달, 신학교배달, 선교사배달, 교회개척, 구제사역 가운데 친히 행하신 놀라운 역사를 함께 나눌 때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선교사와 사역의 보호를 위해 구체적으로 나눌 수 없지만 그 중에 핍박의 강도가 심해지고 있음에도 북한에 지하교회가 세워지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내용만이라도 우리 회원들과 함께 기도하기 원하여 3월 카타콤소식에 정리하였다.
북한지하교회의 환경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북한이 올해도 어김없이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선정됐다. 오픈도어선교회의 ‘2018년 기독교 박해 순위 50개국’ 발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17년째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10위까지의 순위는 여러 국가들이 들락날락하지만, 1위만은 변화가 없다. 이번 선교사모임에서 북한선교를 담당하고 있는 선교사들 또한 “북한선교의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전하였다. 해방 이후 북한에서는 지속적으로 기독교에 대한 탄압이 이뤄지면서 수많은 성도들이 순교를 당하였다. 북한지도부는 죽음을 불사하는 신앙인들을 보며 독재체제를 유지하는데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이 기독교임을 알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독교인들의 색출에 주력해 왔다.
1995년을 전후해 식량을 구하러 나왔다가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게 된 주민들이 북한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발각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북한당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기독교인 색출은 물론이고,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 북한선교를 감당해 온 조선족교회 사역자들과 선교사들에게 접근해 납치하고 살해하는 등의 악행을 일삼아 왔다. 특별히 2015년 한충렬목사가 북한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이후 북한과 인접한 지역에서의 중국당국의 경비가 강화되고, 선교사들에 대한 단속이 점점 심화되면서 북한선교는 더욱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정부는 선교사들의 활동을 추적하고 압박할 뿐만 아니라 추방까지 계속하고 있어, 북한선교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북한지하교회 성도는 얼마나 될까?
북한지하교회 성도는 얼마나 될까?
지난 해 9월 곤지암 소망수양관에서 개최된 통일을 준비하는 ‘글로벌 국제전략회의’에 초청되었던 정부기관의 한 관계자로부터 “북한 당국에서 30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잡혔다”고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형태로든 남북한의 군사적인 충돌이 발생할 시에 사상자를 30만 명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듣는 데 하나님께서 필자를 향해 물으시는 말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너희가 한반도에서 일어날 군사적인 충돌이나 전쟁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으면 안 된다고 그토록 간절히 막아서서 내게 기도하면서, 정작 지금도 북한 땅에서 믿음을 지키는 30만 명 이상의 내 백성들이 당하는 고통에 대해서는 한국교회와 너희의 무지함과 무관심에 처절하게 탄식하는 나의 소리를 듣지도 못하니 내 마음이 녹아내린다.”고 하셨다. 이 말씀에 아무 말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그 하나님의 말씀을 상기하면서 이번 선교사 회의에서 참여한 A선교사에게 “북한지하교회 성도수를 어떻게 보십니까?”라고 물었다.
“6~7년 전에 북한지하교회 성도수가 20만 명이라고 할 때 모두 들 ‘뻥’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2~3만 명이라고 했기 때문에 말하기가 무서웠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교회에서는 언론과 괴리가 있으면 그 진실을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때 당시 함경남북도만 해도 20만 명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P선교사에게 북한성도 수를 얼마로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필자에게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을 구하러 중국으로 나왔다가 북한으로 돌아간 수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되물었다. “북한에서는 해방전부터 믿음을 지켜온 그루터기 성도들이 있고, 고난의 행군 이후 식량난으로 탈북한 사람들이 최소 50만 명에서 최대 80만 명으로 봅니다. 이 중에 중국에 거주하거나 제3국 혹은 한국으로 온 사람들의 수까지 포함해서 20~30만 명을 뺀 나머지 30만~50만 명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중에 대부분이 교회를 통하지 않고는 도움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탈북한 사람들을 중국 일반백성들이 도울 수 없어 대부분 ‘교회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탈북자들이 교회를 찾아왔습니다. 이들을 중국교회와 선교사들이 함께 협력해 도우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도움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들로부터 ‘중국에 가서 십자가가 있는 교회를 찾아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말들을 듣고 북한에서 무작정 십자가를 보고 찾아온 탈북자들도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들었다고 봅니다. 이들이 예수를 믿고 북한에 돌아가 한 명에게 복음을 전했을 경우, 20만 명이 전했다면 40만 명이고, 30만 명이 전하면 60만 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라고 했다.
복음을 철저하게 대적하는 북한에서 지하교회성도 수를 정확히 제시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현장에서 오랜 시간 북한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고 또 그들을 훈련시켜 사역자로 파송한 선교사들이 제안하는 북한지하교회 성도 수는 허무맹랑한 것이 아닌 충분히 유추 가능한 근거에서 제시되는 것이기에 놀랍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북한지하교회 성도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북한지하교회가 훈련된 성도들을 통해 개척되고 있다!
한국교회에서 일반적으로 전도한 사람이 교회에 나와 등록하는 순간 교인이라고 하고, 간혹 어떤 교회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해야만 교인이라고 한다. 보편적으로 예배당에 나와 예배 드리는 사람을 우리는 성도라고 한다.
A선교사에게 선교현장에서 북한지하교회 성도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고 물었다.
“저는 믿음을 고백하면 성도라고 합니다. 때로 식량을 구하러 왔다가 선교사를 만나서 복음을 듣고 영접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식량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믿음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을 우리가 성도가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가 북한지하교회 성도가 50만 명이라 했던 수에는 해방 전부터 믿음을 지켜 온 그루터기 지하교회와 1995년 전후해 식량을 구하러 왔다가 복음을 듣고 돌아간 성도들에 의해 세워진 성도와 지도자 등이 포함됩니다. 물론 믿음을 고백했지만 북한에 가서 생활하느라 믿음을 잃어버린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신실하게 믿음을 지키며 구제하고 봉사하고 전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을 가르치고 양육할 수 있는 사역자도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복음을 전해 예수를 영접한 성도들을 단기간 훈련시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식량과 돈이 필요해서 나온 사람들에게 장기간 말씀으로 훈련시키는 사역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에 인내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모퉁이돌선교회에서는 2년 이상 집중적인 말씀훈련을 시켜 목사 안수 후 북한선교사로 OO명을 파송하였다. 이 외에도 단기간 훈련을 받고 돌아가 전도하고 지하교회를 세워 성령 하나님과 함께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성도들이 있다. 위에서 언급된 대로 북한지하교회 성도들은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훈련된 성도들을 통해 지난 한 해만 26개, 2017년까지 본회를 통해 총 1,769개의 지하교회가 세워지도록 역사하셨다.
바울은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라고 증언한다. 세계에서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가장 극심한 북한에서 믿음을 지키며 복음을 전하는 제2, 제3…의 수많은 바울과 같은 성도들에 의해 오늘도 하나님의 복음은 흥왕하고, 하나님의 교회가 계속해서 개척되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과 연합한 북한지하성도들이 더 많은 교회를 세워가도록 한국교회가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행하실 복음통일이 속히 이루어지도록 준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