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한 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유난히 무겁고, 느리게 흘러간 시간이었습니다. 3년 넘게 감옥에 갇혀 지내며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고난이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난을 가질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역사의 첫 번째 새 일은 고난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고난 속에 분명히 구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 자체가 복음은 아닙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조금씩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고난은 우리가 자랑할 자산이 아니라, 지나가는 삶의 한 경험일 뿐이었습니다.
복음의 증인인 성도들을 만나게 하는 자리이며,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 삶 속에 쌓이는 과정이요, 시간일 뿐이었습니다. 《로빈슨 표류기》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죄악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돌아보면 2025년은 세상의 냉기와 온기를 온 몸으로 느끼며, 그 속에서 주님의 은혜가 함께하심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어떤 일들은 아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배우고 성장하는 것은 누군가의 설명이 아니라, 서로 함께 걸어가는 과정이라는 것도 말입니다.
거의 4년에 가까운 감옥 생활은 나를 외부와 철저히 단절시켰습니다.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나의 기억과 지식, 생각은 2022년 그날에 멈춰 있습니다. 두 아이가 놀던 모습, 형제자매들이 앉아 있던 자리, 당신과 부모님, 심지어 집안 가구 배치까지도 내가 떠나던 날의 기억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런 계획이 없습니다. 그저 조용히 당신이 있는 삶의 자리, 일상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을 뿐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당신과 함께 걸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4년의 시간은 나에게 인내와 기다림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제 두 달만 더 지나면 당신 곁으로,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곧 이 ‘모자이크 하늘’을 벗어나게 된다면 나는 많은 것들을 이전보다 훨씬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될 것입니다.
가족이 함께 나누는 한 끼 식사, 평범하지만 경건한 한 번의 예배. 나는 이제 압니다. 한 번 함께 걸어보는 것이 한 번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깨달음을 준다는 것을. 은혜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경험하는 것이니까요. 2026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는 그 바람을 따라 당신과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이번 설날, 당신에게 전하는 ‘평안’이라는 말은 지난 4년의 시간을 돌아본 나의 결산입니다. 그리고 ‘감사’라는 말은 당신과 모든 이들을 향한 나의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대’라는 한 글자로 우리의 미래에 대한 소망을 품어 봅니다. 여보,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사랑합니다.
– 2026년 1월 22일 이결 –
중국 시온교회 상황 및 지원:
2025년 10월 9일 일시 체포 이후, 지금까지 구금되어 있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가족들을 돕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비용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중국 내부에서 감당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체포되면서 급히 해외로 피신한 가족들도 있습니다. 해외에서 힘든 생활을 이어가는 그들을 위해 모퉁이돌선교회와 여러 동역자님들께서 드린 헌금을 모아 지원하였습니다. 아울러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이번 사건 이전부터 본회가 오랫동안 지원해 온 사역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도 제목:
“감옥에 갇힌 자들을 기억하되 너희가 그들과 함께 갇힌 것 같이 하고 학대받는 자들을 기억하되 너희도 몸을 가졌은즉 학대받는 것 같이 하라”(히브리서 13:3) 이 말씀을 붙들고 환난 가운데 있는 중국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1. 구금된 목회자 6명에게 성경이 전달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아직 성경을 받지 못한 나머지 12명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게 하옵소서.
2. ‘불법 정보 네트워크 이용’ 혐의로 구금 중에 있는 18명의 중국 목회자와 성도들이 감옥 안에서도 믿음으로 승리하게 하시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속히 석방되게 하옵소서.
3. 남편과 아내, 자녀와 부모가 함께 체포되어 어려운 형편에 놓인 가족들을 위로하여 주시고, 해외로 피신하여 거주와 비자,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에게도 은혜를 베풀어 주시며, 필요한 모든 것들이 채워지게 하옵소서.
4. 중국교회를 향한 중국 당국의 날로 거세지는 핍박이 속히 중단되게 하시고, 이 고난의 시간을 통해 중국교회가 더욱 믿음 위에 굳게 서며 오히려 부흥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