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들에게 김치는 사랑이에요. 북한에서 온 사람들은 사실 한국 김치를 잘 못 먹어요. 북한과 하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북한에서는 마당에 펼쳐 놓고 김장을 하는데 여기는 아파트니까 조금씩밖에 못 해서 감질나고, 또 치열하게 살다 보니까 못 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 저희가 김치를 맛있게 담가서 넉넉하게 나눠 주니까 탈북민들에게는 얼어붙은 가슴이 녹고 마음이 변화되는 진짜 사랑으로 다가가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김장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노동력도 그렇고, 탈북민들에게 김치를 만들어서 퍼 준다는 게, 세상적인 기준에서는 비정상으로 보일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저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사랑하지만 탈북민들을 특별히 사랑하신다는 걸 김장을 통해서 느끼곤 해요.
본회 세리나 간사님은 김장할 때 하나라도 더 해 주려고 애쓰는 게 눈에 보여요. 아마도 제가 먹을 김치라고 해도 그렇게 못 할 거예요. 재료 하나하나 발품 팔아가며 전국에서 수소문해서 구하는 그 사랑의 깊이를 어떻게 말로 다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담그는 김치 양도 어마어마하고요. 그냥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심에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감당하셔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에요.
또한 탈북민들이 김치를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동참하는 것도 모퉁이돌선교회 김장의 장점인 것 같아요. 북한은 김장철에 온 동네가 모여서 재료를 다듬고 수다를 떨면서 김치를 만들어요. 딱 저희처럼요. 탈북민들에게 마치 고향 마을에 온 것처럼 왁자지껄하게 김치를 담그는 자리를 마련해 준 것 자체가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치유해 줘요. 김치가 아니라 힐링을 선물로 주는 셈이죠.
이번에 1700포기의 김치를 200여 박스에 담아서 나눴는데 탈북민들에게 도전이 됐을 거라 생각해요. 이 엄청난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책임을 느낄 거예요. 머지 않아 이들이 북한에 갔을 때 받은 사랑을 나눠서 배가가 될 날을 꿈꿔요.
박릴리 간사(본회 방송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