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2] “네가 말한 하나님, 나도 이제 믿으련다!” (2023.5)

“엄마, 내가 여기 와서 교회를 다니는데 하나님 믿으니까 너무 행복해.
돌아보면 내 힘으로 헤쳐 나온 게 아니고 다 하나님이
등 뒤에서 밀어주고 손잡아 이끌어 주셔서 고비마다 이겨낼 수 있었어.”

김영희(가명, 탈북민) 씨는 북한에 있는 어머니와 통화할 때면 하나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한국에서 신앙 생활하는 게 너무 좋아서 어떻게든 엄마에게도 하나님을 소개해서 믿게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비록 단속 때문에 한 번에 2~3분 하는 전화이지만 영희 씨는 나날이 쇠약해지는 어머니가 신경이 쓰여 뭐라도 한 마디씩 덧붙이곤 한다.

“엄마, 지난번에 찬송 배워준 거 안 잊어버렸지?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노래 부르기를 즐겨하는 엄마를 위해 영희 씨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은 찬양을 기회 있을 때마다 한 소절씩 따라 부르게 했다. 얼마 전에는 주기도문도 같은 방법으로 암송하게 했다.

“엄마가 엄청나게 기도를 해야 해. 지금 숱한 자식들이 굶어 죽게 생겼어. 자식들 잘될 수 있도록 이제부터 매일매일 하나님께 기도드려야 해.
기도하고 마지막에는 꼭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를 붙이고. 그거 없으면 기도가 안 돼. 알았지?”
“자식들 살리는 길이라면 해야지.”
“정말이야? 나랑 약속했다!
엄마, 하나님~ 하고 한 번 불러 봐.”
“하나님~ 하나님, 나도 이제 하나님 믿을랍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생전 처음 듣는 엄마의 하나님 소리에 영희 씨는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이제 됐다는 안도감과 함께 하나님을 향한 감사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미 정해 둔 통화 시간이 훌쩍 넘었기에 영희 씨는 엄마에게 장소를 옮겨서 다시 전화하라고 일렀다. 언니가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을 문제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잠시 후 수화기가 울렸다.

“엄마, 언니한테 애들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해.
여기 교회 몇천 명이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하고 미국에서까지 무사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어. 하나님이 모든 걸 주관하시니까 기도하면 들어주셔.
언니 옆에 있음 잠깐 바꿔 줘. 언니, 이거 하나님 말씀인데 한 마디씩 따라해.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이름으로 불렀으니 너는 나의 것이다 네가 물을 건널 때에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강들을 통과할 때에 그것들이 너를 뒤덮지 못하리라 네가 불 가운데로 걸을 때에 네가 태워지지 않고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라(사 43:1~2)’
이렇게 힘이 있는 하나님께서 다 길을 만들고 계획하시니까 절대 안 죽어. 애들 염려하지 마.”


대답 대신 수화기 너머에서 갸날프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믿음이 없는 언니이지만 자식을 지켜 줄 수 있는 하나님이라는 존재가 마음에 크게 와 닿은 모양이었다. 어미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상황을 하나님은 오히려 당신을 붙들 수 있는 기회로 선용하셨다.
모퉁이돌선교회 사역 중 하나인 탈북민을 통해 이뤄지는 북한 선교의 한 단면이다. 탈북민과 북한 가족들이 주고받는 모든 전화 통화가 하나님의 손에 들려 복음이 북녘 땅에 왕성히 전해지고 하나님의 이름이 아름답게 퍼져 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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