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성도 이야기] 아버지가 함께하시니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2022.11)

수년 전, 어머니가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몽땅 날리고 빚쟁이에게 시달려 자살도 생각하던 차에, 중국에 가서 일해서 돈을 벌면 빚을 갚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중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와서 OO집사님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하나님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저는 세상에 하나님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말들을 여러 날 듣던 차에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그분을 통하여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습니다.

6개월 훈련 후에 북한으로 한 남자와 같이 들어갔는데, 도중에 열차에서 둘 다 심문을 당했습니다. 성경과 설교 노트, 훈련 교재와 사진, 돈이 발각되었습니다. 그들은 마치 큰 간첩을 잡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간첩으로 몰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을 믿는 것이 무슨 큰 역적죄인가 항의하며, 밥도 안 먹고 단식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 울리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라
무서워하지 말라 내가 너의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강하게 하고 너를 도우리라
내가 내 승리의 오른손으로 너를 굳게 붙들리라”
는 말씀이 나를 찌르는 듯했습니다.

그러자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아버지가 나와 함께하시는데 두려울 것이 없다’는 담대함이 생겼습니다.
나를 취급하는 권세자가 나를 세워놓고 때리며 심문할 때 나는 계속 아버지께 아뢰었습니다. 석 달 가량 그곳에서 심문을 당하고 보위부로 넘겨졌습니다. 당시 저는 너무 맞아서 다리가 퉁퉁 부었고, 걷기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제 고향 보위부로 넘겨졌는데 중국에서 같이 들어가다 잡힌 남자는 고문을 받고 몹시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향 보위부에 가서 저는 매를 더 많이 맞았습니다. 고문을 당하다 허리까지 다치게 되었습니다. 다 말하면 살려주고 말 안 하면 죽어야 한다는 보위원의 엄포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하나님께 간절히 아뢰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이 세상 모든 것에 능치 못한 것이 없는 아버지, 부디 이 딸이 살아도 아버지를 위해 살고 죽어도 아버지를 위해 죽도록 도와주십시오. 하지만 저는 아버지의 사랑을 값없이 받고 보답한 것이 없는데, 우리 가족에게만이라도 아버지의 사랑을 전하게 도와주세요.” 하면서 빌고 또 빌었습니다. 그러면서 한쪽으로는 실망도 하며 ‘내가 다시 이 세상에서 살 수 있을까?’ 하며 울기도 세게 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를 심문하던 자가 와서 “너는 이제 영원히 살지 못할 곳으로 가야 한다.”라고 하면서 나의 마음을 떠 보았습니다. 절망감이 안겨 왔지만 나는 하나님께 더욱 기도로 매달렸습니다.
하나님은 놀라우신 능력으로 그 권세자의 마음을 감동시켜 나를 살려줄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셨습니다. 나는 떳떳하게 살아나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는 한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갔습니다. 우리집 식구가 5명이고, 그 집 식구도 6명이었는데 그 집에 살 형편이 못 되어 우리집 단칸 방에 와서 살았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집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자면 끝이 없고 날이 가면 갈수록 그 은혜를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그 사랑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이제 통일되는 그날에 아버지의 사랑을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전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나의 한 생을 아버지를 위해 살겠습니다.

김OO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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