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 특집1] 우리는 북한을 용서합니다 (2022.11)

1950년 6월 25일, 모두가 잠든 새벽에 울려 퍼진 총성은 3년여의 시간이 흐른 후에야 멈췄다. 세계 각국에서 온 청년들은 낯선 땅, 대한민국에서 유엔군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되어 싸웠다. 가족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참으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전선에 뛰어들었다. 미군과 북한군의 첫 교전이었던 ‘오산전투’를 시작으로 무려 4만 6백여 명의 유엔 참전 용사가 이 땅에서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11만 4천여 명은 실종·포로 또는 부상을 입는 크나큰 희생을 치렀다.
당시 풍전등화와 같던 한국을 돕기 위해 파병한 나라는 모두 16개국이었다. 미국을 위시해서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터키),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에티오피아, 벨기에, 프랑스, 남아프리카, 룩셈베르크의 젊은 병사들이 전쟁의 포화 속에 스러져 갔다. 이들의 후대 격인 6·25 참전국의 16개국을 대표한 기도자들이 지난 9월 14일에 대한민국을 찾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피를 흘리게 한 나라 “북한”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하기 위해서였다.
6·25 참전국의 기도자들이 모여 북한을 용서하는 기도와 선포를 하나님께 올려드린 (북한을 용서합니다 2022)에 대한 계획은 1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지난해 6월경 하나님은 “6·25전쟁 16개국 참전국에서 기도하는 자들을 한국에 오게 해서 자기 나라를 대신하여 북한을 용서한다고 외치게 하라. 글로벌 와치의 수잔 로를 통해 기도할 자들을 모으라.”는 말씀을 본회 총무에게 주셨고, 이에 FNK를 본회와 글로벌 와치가 함께 준비하였다.
2022년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해외에서 들어온 20여 명의 기도자들과 70여 명의 한국 기도자들이 휴전선 인근을 돌며 북한을 향한 용서와 기도, 성경 구절을 선포했다. 국제연합 기도회의 주요 순간을 지면에 담았다.

한국전쟁 참전국, 미움과 아픔의 벽을 넘다

“미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을 용서합니다!”
We, the United States forgive North Korea in Jesus’ name
“영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을 용서합니다!”
We, the United Kingdom forgive North Korea in Jesus’ name
“태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을 용서합니다!”
We, Thailand forgive North Korea in Jesus’ name
“에티오피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을 용서합니다!”
We, Ethiopia forgive North Korea in Jesus’ name

북한이 지척에서 바라보이는 휴전선 부근의 한 지점에서 북한을 향한 용서의 선포가 연이어 울려 퍼졌다. 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터키), 호주, 필리핀, 태국, 네덜란드, 콜롬비아, 그리스, 뉴질랜드, 에티오피아, 벨기에, 프랑스, 남아프리카, 룩셈베르크를 대신하여 온 기도자들이 한 사람씩 차례차례 나와 용서를 외쳤다. 비록 한 문장에 불과한 짧은 선포문이었지만 단어 하나 하나마다에는 힘이 실렸고,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진심이 담겼다.
한 나라의 대표자로 서서 북한을 용서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골육인 누군가의 부모와 형제가 타국에서 전쟁을 수행하다 주검으로 가족에게 돌아왔고 누군가는 부상으로 인한 장애와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했다. 이 모든 슬픔과 아픔과 미움의 무게를 짊어지고 용서와 화해로 나아가야 했으니 “북한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합니다!”라는 말을 하기까지, 터져 나오는 눈물과 감정을 억제하느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기도자도 있었다.
6·25 참전국의 16번의 용서가 선포되고, 비로소 17번째로 한국 사람들의 용서가 선포됐다.
“우리 대한민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을 용서합니다!”
한 마음, 한 목소리가 되어 외친 용서였다. 다음에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큰 함성으로 세계 교회를 대신해 18번째 용서를 하나님께 올렸다.
“우리 하나님의 백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북한을 용서합니다!”

북한 탈북민, 용서의 발걸음을 내딛다


마지막 19번째 용서는 탈북민에 의해 선포되었다. 북한 당국이 저지른 핍박과 폭압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경험한 그들이기에 누구보다도 북한을 용서하기가 어려웠다. 입술을 열어 실제적으로 용서를 말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자,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고 손이 떨리며 숨소리가 가빠졌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기도자들이 앞다투어 탈북민의 어깨와 등, 발 등에 손을 얹고 둘러쌌다. 용서의 걸음을 내딛는 그들을 격려하는 움직임이었다. 이윽고 탈북민들의 입에서 “휴~” 하는 깊은 한숨이 내쉬어지고 몇 시간 같은 몇 초가 흘러갔다.
“나는… 우리 아버지를 빼앗고… 온 가족을 굶어 죽게 하고… 세 번 북송당할 때 마취 없이 강제로 낙태하고… 감옥으로 보내 영양실조에 걸리게 한… 북한을 용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용서합니다.”
떨리는 음성으로 간간이 말을 잇지 못하고 중간 중간 눈을 질끈 감은채 힘겹게 이어간 고백이었다. 북한에서 태어나 자라고 탈북해서 한국에 오는 과정 중에 겪은 고통이 여전히 그들의 폐부를 찌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그들을 강권하여 아름다운 용서의 선포를 만들어 냈다. 이날 북한을 용서한 세 명의 탈북민 중 한 사람은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동안 신앙 생활 하면서 나름대로 북한을 용서한다고 했는데 막상 입으로 고백하려니까 제 안에 아직도 너무 많은 설움이 있더라고요. 그냥 눈물이 나고 ‘하나님 저는 못 해요.’ 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머리가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이 아프면서도 제가 여기까지 온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하셨어요. 그리고 지금도 북한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아픔이나 고통이 아닌 용서받은 죄인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셨어요. 그동안 하나님이 저한테 수없이 용서하고 사랑하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오늘 그렇게 고백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하여 오늘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사야 62장 10절~12절입니다. ‘너희는 성문으로 나아가라 나아가라 그 백성을 위하여 길을 마련하라 대로를 건설하라 건설하라 거기에서 돌들을 골라내라 그 백성을 위하여 기치를 높이 들라 여호와께서 땅끝까지 선포하시기를 너희는 딸 시온에게 말하되 보라 너의 구원이 오고 있다 보라 그의 상급이 그에게 있고 그의 보상이 그의 앞에 있다 하라 하셨다 이후로는 그들이(북한이) 거룩한 백성이요 여호와께 구속함을 받은 자라 일컬어지고 너는(북한 땅은) 찾은 바 된 자요 버림받지 않은 성읍이라 일컬어지리라’”


북한 땅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6·25전쟁 참전국과 한국, 그리고 탈북민을 대표한 기도자들의 용서가 선포됐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들을 용서한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소서” 마태복음 6장 12절의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덧입은 기도자들이 한국전쟁 이래 저질러진 북한의 죄악들을 용서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관련국인 일본과 중국, 러시아를 용서하는 기도도 함께 드려졌다. 120여 명이 모인 이번 국제연합 기도를 통해 모든 원한과 아픔과 악한 영향력이 끊어지고 하나님의 뜻이 북한에 이루어져 하나님께만 영광이 돌려지기를 소원한다.

FNK 2022 말씀 기도

용서의 기도가 진행되는 동안 하나님은 100개가 넘는 성경 구절을 주셨다. 말씀 그대로를 선포하며 기도했던 성구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야곱아, 내가 반드시 너희를 다 모으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모아 함께 두되 보스라의 양떼 같이, 초장의 소떼 같이 둘 것이니 그곳에 사람들이 떼지어 모일 것이며 부수고 여는 자가 그들 앞에서 올라가면 그들이 부수고 지나가 성문을 통과하여 그곳을 빠져나올 것이니 그들의 임금이 앞서가고 여호와께서 그들의 선두에서 나가시리라(미 2:12~13)

마침내 한 령이 우로부터 우리에게 부어질 것이니 광야가 비옥한 밭이 되고 비옥한 밭이 숲으로 여겨지리라(사 32:15)

힘으로도 안되며 능력으로도 안되고 오직 나의 령으로 된다 이는 만유의 여호와의 이르심이다 큰 산이여 너는 무엇이냐 네가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될 것이니 그가 머리돌을 내놓을 때에 무리가 웨치기를 은혜, 은혜가 거기에 있다 하리라 하신다 하였다(슥 4:6~7)

내가 확신하노니 죽음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통치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결코 떼어놓을 수 없으리라(롬 8: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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