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2]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의 중심에 교회가 있습니다 (2022.06)

포탄이 휩쓸고 간 우크라이나 땅, 고통의 현장을 우크라이나 교회가 중심이 되어 구호품을 나누고 난민을 보듬고 있다. 우크라이나 성도들이 흘리는 땀과 수고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이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전달되고 있다.

“키이우(우크라이나 수도)에 있는 저희 교회는 지역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어요. 러시아 군대를 피해 도망친 난민들이 교회로 오거든요. 이미 수천 명이 거쳐 갔고 지금도 여전히 찾아오는 중이에요. 저희는 음식과 물, 옷, 기타 필요한 물품을 나눠 주고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데, 우크라니아 정부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생기면 바로 교회로 보내죠.”
루마니아에 위치한 한 우크라이나 난민 보호소에서 만난 옥산나, 우크라니아 목회자 사모의 설명이다. 그녀는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실의에 빠진 우크라이나 시민을 정부가 아닌 교회가 주축이 되어 돌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급히 빈손으로 몸만 빠져나왔거나 작은 가방 하나 겨우 들고 피난길에 오른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정부는 전쟁에 온 힘을 쏟느라 민간인을 돌볼 여력이 없어요. 우크라이나 군대가 키이우에서 철수했을 당시에도 교회만은 끝까지 남아서 가족과 집을 잃은 사람들을 도왔죠. 어려운 시기에 교회가 감당하는 역할 때문에 믿지 않는 자들도 교회를 무척 고맙게 생각해요.”
옥산나 사모는 교회에서 진행하는 구호 활동에 세상 사람들이 호의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을 뿐 아니라, 교회에 출석하지 않던 사람들도 구호 물자를 나르고 배분하는 일을 거들고,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희 교회 맞은편에 사는 한 여성분은 지난 30년간 한 번도 교회에 나오지 않았는데, 전쟁통에 안전한 곳을 찾으러 교회에 왔다가 요즘은 매일같이 교회에서 난민을 돕고 있어요. 복음을 말이 아닌 삶으로 전할 수 있는 적기가 지금이 아닐까 싶어요.”
옥산나 사모는 현재 루마니아에 머물면서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필요로 하는 먹을거리와 의약품, 물, 옷 등을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원래는 남편과 아들, 며느리, 딸 등 온 가족이 루마니아로 나올 계획이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내린 전시 동원령에 따라 18세에서 60세 사이의 우크라이나 남성은 허가 없이 국경을 넘을 수가 없어 남편과 두 아들은 우크라이나에 남아 옥산나 사모가 보내는 물건을 우크라이나 교회들에 전달하는 일을 맡고 있다.
“저희 교회는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 교회들과 연결돼 있어요. 어느 교회에서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남편이 매일 조사해서 저에게 목록을 보내면 저는 여러 협력자들이 보낸 물건을 챙겨서 트럭으로 보내죠. 남편은 그걸 받아서 각 교회의 필요대로 배분하고요. 매일 이 과정을 반복하고 있답니다.”
옥산나 사모가 들려준 이야기는,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로 직접 넘어와 물건을 싣고 다시 우크라이나로 가서 여러 교회에 물건을 공급한다는 제이콥 소피아 부부가 한 말과 일치했다.
“루마니아 국경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지역에 대형 창고가 있어요. 모든 물자를 일단 거기로 집결한 다음 분류해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으로 보내요. 우크라이나 교회 간에는 핫라인이 있는데 각 교회 목사님들이 음식, 약, 옷 등이 없다고 전화하면 해당 물품을 그쪽으로 배송하죠. 사실 전화 몇 통만 받으면 몇 톤의 물자가 금방 동이 나 버리지만 기본적으로 이런 형태로 일이 진행돼요.”
체르니우치 창고에서 음식을 트럭째 실어서 보내도 줄 서서 기다리는 수백, 수만의 우크라이나 난민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양일 수밖에 없다. 제이콥, 소피아 부부는 현재 식료품과 의약품이 많이 부족한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채워져야 할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들은 또한 옥산나 사모가 말한 것처럼 교회의 인도적 구호 활동이 믿지 않는 자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기회가 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구호품을 나누다 보면 이런 따뜻함과 사랑을 처음 느껴 본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아요. 도움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신들과 관계없는 낯선 이들이 먹을 것과 마실 것, 덮을 것과 잘 곳을 제공해 주는 것이니까요. 저희 안에 계신 하나님과 그분의 사랑으로 인해 하는 작은 행동이 그분들께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 같아요. 하나님을 모르던 분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고 있어요.”
제이콥, 소피아 부부는 한국 성도를 포함해서 세계 각국의 교회에서 온 온정의 손길 덕분에, 우크라이나 교회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된 형제애를 느끼고 더불어 하나님이 우크라이나와 함께하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여러분의 기도와 지원에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각처에서 믿는 자들을 보내셔서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고 계십니다. 성경에 야고보는 행위 없는 믿음을 죽은 믿음이라고 했는데 여러분이 보여준 사랑과 믿음의 행동은 하나님께서 저희와 함께하고 계심을 알게 합니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엄청난 고통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지나면 우리는 굳건히 설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하나님의 이름을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가 기도함으로 전쟁 중에 많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이렇게 기도한 적은 없었습니다. 성경책을 읽지 않고, 심지어 믿지 않던 자들도, 나라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입니다.”
전쟁이라는 큰 환난을 통과하면서도 하나님을 바라며 감사하는 우크라이나 교회의 믿음의 고백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것이다. 비록 포탄이 쏟아지고 탱크와 군홧발에 짓밟히는 어려움이 있지만 고통 중에 있는 자들을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일어나 위로하고 있다. 성도의 손과 발을 사용하여서 믿지 않는 자들을 돌아오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찬양한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슬픔을 기쁨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실 하나님의 새로운 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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