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1] “그가 예수다” 음성 듣고 사랑과 기쁨에 압도되어(2022.04)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심을 믿습니까?”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유누스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구원자 되심을 믿습니까?”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요단강 세례터에서 새 신자 유누스를 위한 세례식이 진행되었다. 집례를 맡은 선교사는 세례를 받는다는 사실이 너무도 설레어 밤새 한숨 못 잤다는 유누스에게 “세례 시 물에 잠기는 것은 예수님의 죽음에 동참하는 것이고, 물에서 나오는 것은 예수님의 부활에 동참하는 것이며, 세례를 받은 자는 반드시 증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라는 권고의 말씀을 나누었다. 그리고 유누스의 신앙을 확인하는 세례 문답을 이어갔다. 모든 질문에 “네”라고 우렁차게 대답한 유누스의 얼굴은 감격에 젖었다.

우기에 접어든 요단강 물은 조금만 들어가도 가슴까지 물이 차올랐다.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가운데 침례를 주기 위해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 선교사는 “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유누스에게 세례를 주노라”라고 선포하며 요단강 물에 그를 세 번 잠갔다. 완전히 물속에 들어갔다가 물 밖에 나온 유누스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의 입술에서는 “지금부터 영원토록 예수님과 살기 원합니다. 이제 저는 죽었습니다. 예수님 없이 살 수 없습니다.”라는 고백이 쉼없이 흘러나왔다. 그는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송가를 부르며 다시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스데반의 순교 이후 예루살렘 교회를 강타했던 박해는 강한 불길처럼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복음을 확산시켰고,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의 구원을 위한 광대하고도 유효한 문이 되었다. 온 땅의 무수한 생명을 앗아가고 지구촌을 순식간에 전염병의 공포로 얼어붙게 만든 이 팬데믹 기간, 불현듯 “그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매우 큰 박해가 일어나 사도들 외에는 모두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지역으로 흩어졌고”라는 사도행전 8장 1절 말씀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이스라엘에서 그와 같은 일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망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운 코로나 시대에도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인간의 작은 생각과 한계를 뛰어 넘어 당신의 뜻을 이루시고 영혼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긍휼과 열정을 찬양한다.

세례로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여


교회 공동체와 증인들 앞에서 세례 받기를 사모한 유누스는 그간의 믿음의 여정을 형제자매들과 나누기 위해 입을 열었다.
“오늘 저는 특별한 축복을 받았습니다. 제 마음에 하나님을 초청했습니다. 세례 받은 이 순간을 평생 잊지 않고 가슴에 품고 살겠습니다. 두려움은 사라졌습니다. 고향에 다시 돌아가라고 해도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곳에서건 어디에서건 저를 초자연적으로 만나주신 하나님을 증거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슬람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이슬람의 신앙과 문화는 자연스럽게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이슬람의 하나님은 죄 지은 사람을 지옥에 보내는 신입니다.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만 지옥에 떨어지지 않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기에 제 안에는 하나님은 ‘무서운 괴물’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느 날 직장 동료의 권유로 성경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지독한 인생의 허무함과 공허함에 사로잡혀 하루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필사적으로 하나님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면 보여 달라고 밤낮으로 기도했고, 성경을 읽으면서 코란과 모하메드와는 다른 진리를 발견하게 해 달라고 간구했습니다. 성경책의 공관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탄생과 기적 행함, 귀신 내쫓음, 병 고침, 죽은 자를 살림, 산상수훈의 설교, 그리고 하나님과 우리를 연합시키기 위해 십자가에서 치룬 궁극의 희생 등을 읽는 동안 제 안에서 무언가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제 영과 혼과 육이 살아났고 삶의 의미와 목적이 다시금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가진 성경책이 정보 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신앙이 무엇인지, 예수님이 누구신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저는 감옥에 갇혔습니다. 주님과의 개인적인 만남이나 환란을 이길 믿음이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난이 먼저 찾아온 것입니다. 기독교 개종 혐의로 저는 수차례 구타를 당했으며 모진 감옥 생활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가까스로 도망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네가 거기서 네 하나님 여호와를 찾게 되리니 만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그를 찾으면 만나리라(신 4:29)

유누스는 감옥에서 겪은 고초가 떠오르는지 어깨를 움츠리며 작은 소리로 흐느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간증을 이어갔다.
“은밀한 장소에 숨어서 아무런 기약 없이 3개월을 보냈습니다. 빛이라고는 전혀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공간에 웅크리고 앉아서 가족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숨죽여 있는 제 처지가 너무 처량하고 불쌍했습니다. 급격히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어가 기독교도 인간이 만든 종교에 불과하다는 자괴감에 시달렸습니다. 그냥 내일 아침 날이 밝는 대로 당국에 가서 자수하고 가족에게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하고는 잠을 청했습니다. 한밤중이었던 걸로 추측되는데 침대가 흔들리는 느낌에 깨어 보니 환한 빛 속에서 어떤 분이 미소를 머금고 저를 보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그가 예수다. 그가 예수다. 그가 예수다.”라고 세 번 말하고 사라졌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그것도 비몽사몽 간에 겪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압도적인 사랑과 평온함, 기쁨이 제 마음을 가득 채웠습니다.
저는 황급히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휴대폰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왠지 잘 잡히지 않아 헤매고 있는데 갑자기 어떤 손이 나타나 제 손을 끌어다 휴대폰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놀라운 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에게 일어난 일을 빨리 알리고 예수님에 대해 알아가고 싶은 마음에 놀랄 겨를도 없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는 지금 당장 목회자와 통화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5분도 되지 않아 본회 OO지역 센터에서 사역하는 이스라엘의 A 장로와 연결되었습니다. 저는 그분과 그때부터 거의 매일 문자를 주고받으며 말씀을 배웠습니다. 빛 한 줄기 없는 깜깜한 곳에서 생활하던 저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큰 위로가 되었고 다른 신자들과 함께 기도하며 소통할 창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달 후, 저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안전한 곳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믿음의 형제들과 말씀을 배우고 예배하는 동안 제 안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증오심이 씻은 듯이 사라지고 사랑이 샘솟았습니다. 저를 모욕하고 고문한 사람들을 용서했습니다. 이슬람은 저에게 유대인과 믿지 않는 자들을 미워하라고 가르쳤지만, 예수님은 그들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성령의 임재를 통해서 ‘무서운 괴물’로 여겨지던 하나님이 지금은 좋으신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지옥이 천국으로, 분노가 평강으로, 미움이 사랑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에는 참 만족이 있습니다. 목적이 분명한 의미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리고 내적 평안과 사랑 가운데 거하게 됩니다.”

형제를 사랑하여 서로 우애하고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며(롬12:10)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가다


세례 간증을 끝낸 유누스를 센터 동역자들은 따뜻하게 안아 주며 그리스도의 몸의 일원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유누스는 감옥 생활 중에 당한 구타와 심리적인 두려움으로 인해 종종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럼에도 자신을 만나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때는 열정적이 되었고 때로는 복받쳐서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게 된 유누스는 본회 선교센터에서 진행하는 예배와 성경공부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어린아이처럼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고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날 어두운 지하실에서 신앙 때문에 닥쳐온 고난을 오직 예수님을 의지하며 견딘 수개월의 시간은 마치 땅속에서 4~5년의 시간을 보낸 후 하늘을 향해 놀랍게 성장하는 대나무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힘있게 자라게 할 것이다. 이제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유누스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 복음 전도자가 되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 형제가 예수님의 신실한 증인으로 세워지기를 기도한다. 또한 유느스를 통해 제2, 제3의 수많은 영혼이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고백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역사가 이스라엘과 아랍에 충만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 귀를 기울이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도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시편 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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