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1] 중국 교회의 위기, 그 너머에서 인도하시는 하나님(2020.03)

“어떤 조직이나 개인이 허가 없이 인터넷상에서 교리를 전파하거나 종교 교육 훈련을 실시, 설교 내용을 배포, 관련 링크를 전달할 수 없다. 인터넷상에서 종교 활동을 조직 및 진행할 수 없으며 문자·사진·음성·영상 등의 방법으로 종교 의식을 생중계하거나 녹화 방송을 내보낼 수 없다.”
2022년 3월 1일 자로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이 시행을 공포한 『인터넷 종교정보서비스 관리방법』 의 주요 내용이다. 또 다시 중국 교회가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까지 맞서 중국 정부는 전방위적으로 교회 탄압을 시도해 교회를 강제로 폐쇄시켜 왔고, 사역자들을 체포해 구속하는 등 강도 높은 탄압을 일삼아 왔다. 이에 맞서 중국 교회와 목회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예배와 성경 공부는 물론이고 각종 모임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이마저도 규제하겠다는 칼을 뽑아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 교회와 선교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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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에도 예배와 전도를 멈추지 않았다

강력한 종교 활동 검열을 위해 인터넷상에 또 하나의 거대한 만리장성을 구축한 듯한 현 중국 상황은 1966년에서 1978년까지 약 13년간 지속된 문화대혁명 시기와 기본 맥락을 같이 한다.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공산당은 종교를 구시대 사상의 하나로 간주하고 적극적인 소멸 정책을 폈다. 종교를 대신하여 마오쩌둥을 숭배하고 마오쩌둥 어록으로 성경을 대치하도록 하였다. 홍위병들은 교회 내의 십자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부착했으며 그 결과로 도시건 농촌이건 가가호호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비슷한 풍경을 전 중국과 교회 내에서 볼 수 있다.
중국공산당의 집요한 핍박으로 인해 교회의 예배는 정지되었다. 성경을 몰수당하고 신자들 간의 교제가 단절되다시피 하였다. 심지어 소리 내어 기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앙을 포기하는 몇몇 신자들이 생겨 났다. 그러나 끝까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도시와 농촌의 기독교인들은 소그룹 형식의 집회를 가지기 시작했다. 많게는 십여 명,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서너 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렸다. 주로 공안이 퇴근하고 민병대가 졸기 시작하는 새벽 2-3시경에 그들은 초대교회 신자들처럼 인적이 드문 광야와 동굴과 산에서 하나님을 찬양했다.
큰 핍박과 환란이 휘몰아치는 가운데에도 중국 성도들은 함께 예배하고 힘써 전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순회 전도자들은 박해를 두려워하지 않았고 여러 지역을 방문하며 예배와 학습 등을 인도했다. 그 당시 중국에는 단 한 명의 선교사나 목사, 장로, 그리고 단 한 곳의 유형 교회도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성경도 구입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방법으로 당신의 백성들을 지키고 부흥케 하셨다.
문화대혁명 13년 기간에 하나님은 친히 중국 성도들을 돌보고 양육하여 여호와의 군대로 성장시키셨다. 물론 그때와 지금의 중국 교회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환경과 여력 면에서 월등히 나은 조건에 처한 현 중국 교회가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핍박 상황과 극복해야 할 문제와 자세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선교사들이 변화된 상황에서 어떻게 사역을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대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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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이미 새로운 문을 열어 놓으셨다

그간 사역의 도구로 잘 활용되던 인터넷 공간이 막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중국 사역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를 기도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비록 ‘인터넷 종교정보서비스 관리방법’으로 여러 선교 사역의 문이 닫히고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같으나 가만히 살펴보면 여전히 하나님께서 열어 놓으신 문과 통로들이 도처에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특별히 코비드19는 현장 사역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꾸어 놓았다. 비대면도 중요한 사역의 영역이자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마음과 마음을 나눌 때 비로소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전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비대면을 강조하는 시대를 살아가지만 이 흐름을 거슬러서 대면 사역으로 향하는 출구를 찾도록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가상이나 허구가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을 어루만진다. 복음의 초점을 가상이 아닌 현실에 맞춰야 하기에 비대면을 보조 수단으로 삼아 가급적 대면으로 사역의 물꼬가 트이도록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여야 할 것이다.
과거 문화대혁명 시대에 중국 교회와 순회 전도자들이 해 온 사역의 방법을 활성화하고, 발전한 과학 문명의 산물을 잘 응용해서 활용하면 현장에 적합한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될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보안상 지면에서 나누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역자 본인이 속한 각자의 지역에 적합한 방법들을 현지 지도자들과 협력해서 찾아낸다면 비대면을 넘어선 대면 사역으로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장 상황에 걸맞는 전략이 개발되고 실행될 때 비로소 우리에게 위임된 지상대명령의 책무를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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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같은 시련 속에서 정금같이 단련되다

‘인터넷 종교정보서비스 관리방법’으로 인터넷 공간과 지상에 만리장성이 만들어져서 제2의 문화대혁명 암흑 시대로 들어가는 작금의 시점은 하나님께서 중국 교회를 정금같이 단련시켜 명실상부 선교하는 교회로 세워가는 기간이라 보여진다. 하나님께서 중국 교회를 향해 원하시는 것을 잘 분별하여 험난한 시련의 기간에 훈련을 받고 마지막 시대를 세계 교회와 더불어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아름다운 신부가 되었으면 한다.
중국 교회는 이제 외부의 도움 없이 자생해야 하는 엄중한 시점에 서 있다.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40여 년이 지난 중국 교회는 놀랍게 성장했다. 그러기에 중국 교회는 문화대혁명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그간 세속화의 물결에 오염되었던 자신들의 연약함을 돌이키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선교사들은 기존의 선교 방법과 자세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중국 교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며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가를 냉철히 파악한 후에 동반자요 친구의 입장에 서서 어떻게 그들을 도울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여야 한다. 외국의 지도력이나 자금에 의지하지 않고 자립과 자양, 자치를 강조하는 네비우스 원리를 깊이 상고하며 선교사들은 중국 교회의 필요에 대응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제아무리 제2, 제3의 만리장성이 세워져서 창조주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거대했던 만리장성이 일개 관광지로 변한 것처럼 황제의 권좌에 앉아 중국몽을 꾸는 중국공산당도 무수한 과거의 왕조들 같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점이다.
그러하기에 중국교회가 직면한 위기가 모든 것 위에 뛰어나신 하나님의 손에서 다스려지고, 도리어 하나님께서 위기를 반전시켜 중국 교회의 부흥을 넘어 세계 선교의 대로를 활짝 여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또한 믿음의 기도와 선교에 더욱 힘써야 할 책임이 있다. ‘인터넷 종교정보서비스 관리방법’이 공포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선교지를 통치하시는 위대한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한다.

본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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