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2] 탈북민, 하나님이 보내신 복음통일의 마중물

1953년 7월 27일은 북한의 남침 도발로 시작돼 남북한에 수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남긴 한국전쟁의 휴전을 선언한 날이다. 그 이후 북한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철저히 단절한 채 주체사상을 앞세워 김일성을 신격화하는 독재신정체제를 구축하였다. 북한 주민들은 그야말로 지구가 북한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수령이라는 신적 존재만을 숭배하도록 사상교양을 강요당하고 감시와 통제를 받아왔다. 외부에서 북한 사회를 방문해서 자유로이 들여다볼 수도 없고, 북한 주민들 또한 자유로이 외부 세계의 소식을 접하거나 방문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은 철의 장막이었다.
그러던 1994년, 김일성의 죽음을 즈음해서 몰아닥친 심각한 경제난으로 300만 명 이상의 아사자가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탈북하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압록강과 두만강에는 물에 빠져 방치된 시체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참담한 소식이 한국 교회에 전해지면서 많은 선교사와 교회가 중국 조선족 교회와 협력하여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탈북자들의 필요를 돕고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활발하게 진행하였다. 그들 중에는 복음을 듣고 북한으로 돌아간 성도들도 있지만 중국에 체류하다 잡혀서 강제 북송되는 이들도 많았고, 식량을 구하러 나왔던 많은 여인들은 중국 산간 오지에 팔려가 아이를 낳고 살아가고 있다. 그 숫자를 대략 30만 명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몽골, 미얀마, 라오스, 태국 등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 탈북자가 약 35,000명에 이른다.

북한어 성경을 읽으면 쉽겠습니다

1990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선교 현장에 머물면서 북한 선교에 힘써 온 선교사가 들려준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가 북한에 복음을 전하러 갈 수 없으니까 하나님께서 식량난이라는 고통스런 상황을 이용해서 수많은 북한 사람들을 밖으로 나오게 허락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움직임은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어느 시점이 되면 문이 닫힐 테니 우리는 지금 하나님이 보내주신 북한 영혼들에게 부지런히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 사명을 감당하지 않으면 언젠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 책임을 물으시겠지요.”
정말 선교사가 예측한 것처럼 몇 년 후 북한의 문은 닫혔고 좀처럼 탈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을 봉쇄한 북한으로의 선교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중에도 하나님께서는 지난 36년간 북한 선교를 감당해 온 모퉁이돌선교회로 하여금 남북한의 언어를 한 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는 남북한 병행성경을 출간하도록 역사하셨다. 남북한 병행성경은 한글 성경을 받아 읽은 북한 성도들이 자신들이 이해하기 쉬운 북한어로 된 성경을 출간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북한어 신약성경 출간에 8년, 북한어 신구약 합본 출간에 15년 이상이 걸렸으며, 남북한 병행성경이 2021년 6월에 나오기까지는 20년이나 걸리는 인내와 수고가 있었다.

복음통일의 마중물이다

“ 신학대학교에 재학중인 배영호입니다. 그리고 탈북민이기도 합니다.
먼저는 남과 북이 하나되기를 그 누구보다 더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귀한 성경을 발간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전에 모퉁이돌선교회에 갔다가 남북한 병행성경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문구가 너무 좋았고 친숙하였습니다. 집에 와서 성경을 천천히 읽어 봤습니다. 사실 우리가 보는 개역성경은 이해도가 좀 힘이 드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남북한 병행성경을 보는 북한 사람인 나로서는 너무 생동하고 바로 ‘그렇지’ 하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더 자세히 들어가 본다면 이 성경책이면 북한에 들어가 말씀을 전해도 북한 사람들이 이해 못해서 갸우뚱 할 말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도 북한 사람이긴 하나 10년을 넘게 살다 보면 북한말은 하지만 글을 가끔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성경은 그야말로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 모두 다 읽을 수 있고 말씀을 받아들이는 의미에서 너무 쉽게 표현이 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남과 북 특히 북한에 이 성경을 보낸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쪼록 귀한 말씀을 발간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이 귀한 성경책은 북한에 관심이 많거나 북한 선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너무너무 좋은 말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남북한 병행성경을 읽은 한 탈북민 사역자가 지난 9월에 보내온 이 글을 읽으며 심장이 뛰었다. 하나님께 출간된 남북한 병행성경을 올려드리며 기도할 때 ‘복음통일의 마중물이다’라는 말씀을 주셨는데 이 편지가 그 확증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남북한 병행성경이 복음통일의 마중물이고, 탈북민들 또한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보내주신 복음통일의 마중물임이 분명하게 다가왔다.

남과 북은 1945년 해방과 함께 분단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교류가 있었던 동서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완전한 단절이었다. 서로 다른 체제의 남과 북으로 상존해 왔기에 그만큼 사상과 언어 그리고 문화가 이질화되었다. 이런 상황을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식량난이라고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35,000명에 이르는 탈북민들을 한국에 특히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보내주셨다. 이들을 만나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되는 훈련을 하며 하나됨의 방안을 모색해 갈 수 있도록 복음통일의 마중물로 보내주신 귀한 지체들이다. 가장 먼저는 하나님의 말씀과 믿음 안에서 하나되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모퉁이돌선교회는 한국에 온 35,000명의 탈북민들에게 남북한의 언어를 한 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는 남북한 병행성경을 성탄 선물로 보내는 성경 배달을 계획하였다. 이 사역을 통해 먼저는 한국에 와 있는 탈북민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굳게 서서 복음통일의 주체로 준비되고, 나아가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지금부터 감당하도록 하고자 함이다. 이 사역에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참여해 남과 북이 하나되어 화목제로 드려지는 2021년 성탄절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소망한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복음통일을 준비함에 있어 북한 언어를 이해하며 함께하고자 카타콤의 기도와 기도제목 등에 사용하는 성경 구절을 『남북한 병행성경』 북한어에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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