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일, 베들레헴 선교 센터(BMSC)가 하나님께 드리는 개회 예배로 역사적인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영어 가사 때문에 서로 어색한 순간도 있었지만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라는 찬송을 부르며 쓰러진 베들레헴의 성도와 교회를 다시 살려 주시기를 함께 간구하며 나아갔습니다. 그 기도는 성소 분향단의 향기처럼 지성소까지 상달되어 하나님께서 흠향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이어진 말씀 선포와 본회 이반석 총무님의 개회 축하 영상, 그리고 본회 현장 일꾼의 격려 메시지를 들은 아랍 성도들은 환한 미소로 박수를 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작은 힘이지만 자신들을 태우며 힘겹게 타오르던 작은 불씨에 불쏘시개 같은 큰 힘과 생명력이 불어넣어진 것 같았습니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시간을 지나며 팔레스타인 전역은 마비된 듯했고, 모아 놓은 재산이 없는 채로 직장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은 가난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잠깐이면 지나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국적인 봉쇄와 해제를 반복하는 지루하고도 끔찍한 시간은 쉬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1947년, 베들레헴 인구의 85%나 되던 기독교 인구는 1995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 도시의 통제권이 넘어간 이후 1998년에는 40%로 감소하였고, 현재는 약 20%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건국 이래 지속된 이스라엘과의 갈등,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민중봉기)로 인한 베들레헴의 인프라와 관광 산업의 파괴, 지속적인 무슬림의 억압, 그로 인한 해외 이주와 낮은 출산율 등은 베들레헴의 기독교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찾아온 코로나는 가난한 기독교인들을 궁지로 몰았고,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을 체념하며 방황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자신도 일감이 없고 삶이 막막하지만 하나님 앞에 엎드리고 순종하여 낙심과 절망에 빠진 성도들과 이웃들에게 나아가 위로하고 먹을 것을 나누며 집을 청소해 주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실의에 빠진 사람들의 손을 붙잡아 일으키는 하나님의 백성이었습니다. 특별히 코로나 기간에 이들 곁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함께한 한 일꾼의 수고와 헌신은 모퉁이돌선교회 이스라엘 선교 센터(MSC)와의 연합으로 이어져 베들레헴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전역에 하나님의 교회가 부흥하기를 꿈꾸고 소망하는 ‘BHOPC’와 ‘BMSC’ 연합기관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심방, 예배, 찬양, 성경 공부, 식사 교제… 확장되는 센터 사역
6월 2일, 베들레헴 선교 센터의 첫 예배에 하나님이 기적적으로 회복시킨 아랍 형제 다니엘이 참석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던 다니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이 끊어지고 말할 수 없는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고통스러운 현실에 세상과 담을 쌓고 매일같이 술독에 빠져 집은 여기저기 술병이 나뒹구는 쓰레기장이었습니다. 또한 자신을 돌보지 않았기에 깍지 않은 덥수룩한 수염과 지저분하게 자란 긴 머리, 1년이 넘도록 목욕하지 않은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그러던 중 불과 5주 전, 어둠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은 아랍 성도들이 그 형제를 찾아가, 대신하여 쓰레기를 치우고 구석구석 청소하고, 긴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을 깎아주고, 목욕까지 시켰습니다. 그 형제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보듬고 올려드린 진실한 기도에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할렐루야! 절망의 늪에서 도무지 헤어나오지 못하던 그 형제가 새롭게 변화되었습니다. 그는 베들레헴 선교 센터 개회 예배에 참석하여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 형제는 원래 찬양 사역자였습니다. 이제 성령의 은혜로 새롭게 일어나 베들레헴 선교 센터의 동역자가 되어 베들레헴 땅에 주의 나라가 임하도록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기로 결단하였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직접 만나서 감사의 인사를 전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사역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다방면으로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과 수고로 인해 우리 아들 다니엘을 도와 주어 다시 회복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갚아 주시고 복 주시길 기원합니다. 기회가 되면 저희 가정도 방문해서 함께 나누며 기뻐하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형제 자매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부모와 가족, 이웃마저 포기한 다니엘이 주 안에서 회복된 것에 대한 감사를 담아 다니엘의 어머니가 센터로 보내온 소식입니다.
베들레헴 선교 센터는 현지 일꾼들과 함께 매주 화요일, 실의에 빠져 있는 형제자매들을 찾아서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심방으로 회복되어 가는 성도들을 화요일 예배에 초청합니다. 하나님을 함께 예배하면서 그들의 첫 사랑이 회복되기를 간구합니다. 매주 목요일은 그리스도의 제자를 훈련하는 성경 공부가 진행됩니다. 예배 참석뿐만 아니라 성숙을 향하여, 그리고 부르신 곳에 세워지도록 아랍인들을 훈련하는 자리입니다.
“오랫동안 직장에서 말씀 사역을 감당하다가 육체적으로 병약해진 상황에서 은퇴를 하고 쉬고 있는 가정을 심방하였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그 가정을 심방하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주셨습니다. 과거의 화려한 신앙 이력이 아니라 현재 오늘의 연약함을 보게 하셨습니다. 기도 가운데 그 가정이 새롭게 예배 공간으로 사용되기를 원하신다는 소망을 갖게 하셨습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베들레헴에 또 하나의 예배 처소로 세워질 것입니다.”
베들레헴 선교 센터 심방 사역을 함께한 일꾼의 간증입니다. 센터는 또한 한 달에 한 번 ‘사랑의 식탁(Soup Kitchen)’을 열어서 이웃들을 초대하고 식사를 나눕니다. 보통 2-30명이 오는데 이들 모두 예배에 참석하기를 기도하며 복음을 선포하고 식사 교제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은 의사들을 초대하여 건강 강의와 개인 건강을 상담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준비 중인 ‘경배와 찬양’ 밴드는 베들레헴 <예수 탄생 교회> 앞 거리에서 찬양으로 예배하고 말씀을 선포할 것입니다. 조만간 하나님이 더 큰 공간을 허락하시면 훈련을 포함한 다양한 사역들이 그곳에서 진행될 것입니다.
2천 년 전 베들레헴에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했을 때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 말씀이 선포되었습니다. 이제 베들레헴에 세워진 선교 센터를 통해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성도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아랍인들이 주의 사랑으로 위로받고 회복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할 것입니다. 말씀의 집, 영혼의 떡집 베들레헴 선교 센터가 지치고 상한 아랍 영혼들을 살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복음의 기지가 되길 소망합니다.
김아론(본회 이스라엘 선교사)
베들레헴 선교 센터(BMSC) 벽면에 걸린 현수막이다.
“베들레헴과 팔레스타인의
하나님의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위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삼아 성령과 더불어 사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