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2] 『남북한 병행성경』 발간에 기해 편집자에게 듣습니다!

Q1 목사님께서 『남북한 병행성경』 북한어 성경 편집을 담당하셨는데 감회가 어떠십니까?

세 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로, 오랜 진통 끝에 어렵게 태어난 아기를 보는 감격입니다. 둘째로, 무한 인내로 참고 기다려 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입니다. 특히 이삭 회장님과 이반석 총무님, 그리고 편집 교정 인쇄 과정에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셋째로, 북한 땅에서 살아가는 자기 백성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품으시는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감격의 찬송입니다. 북한의 형제들을 사랑하사 새 성경을 허락하신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의 인자가 영원함이로다! 할렐루야!

Q2 북한어 성경 편집자로서 『남북한 병행성경』이 갖는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큰 의미는,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북한에 있는 분들을 위해 성경을 만들었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성경은 장차 북한 땅에 세워질 교회의 공식 성경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남한 교회는 북한 교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성경을 받아 읽는 사람이 엄연히 존재하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어 성경이 북한의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Q3 편집자로서 어떤 점에 주목해서 읽으면 좋을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남과 북이 분단 이래 각자의 문화와 언어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과 주체 사상에 의해 언어문화의 자율적 변화가 철저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성장판이 닫힌 채 성인이 된 상태라고 규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고유한 문화와 소통의 체계가 있습니다. 북한 성도들은 온갖 통제 아래서도 꿋꿋이 신앙의 맥을 이어온 사람들입니다. 그들 자신의 언어 감각에 맞추어 성경을 읽고 이해하도록 돕는 북한말 새 번역 성경은 시대의 요청이 아닐 수 없습니다. 100여 년 전 당시의 세계관에 기초하여 번역된 한글 성경이 오늘의 북한 사람에게 쉽게 이해되리라 생각하는 것은 남한 사람들의 착각입니다. 북한 문화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현재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찾아 새로운 성경을 만드는 일은 북한 선교의 일선에 선 많은 일꾼들에게 난제 중의 난제이며 최우선 과제입니다. 우리가 여러 해 고심 끝에 북한말 성경을 완성하고 이를 남한 성경과 병행하여 펴내는 이유는, 남한과 북한에 두 개의 서로 다른 체제와 문화가 실재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독자들은 남한말 성경을 통해 남북한 신앙의 선조들이 함께 지켜온 신앙의 전통을 이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남한의 독자들은 북한의 성도들이 사회주의 체제로 인해 달라진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온전한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유념하며, 이 성경을 읽어야 할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이 배타와 독선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서로를 포용하고 인정하는 자세로 공존과 평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Q4 성경에 등장하는 고유명사가 기존 성경과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이번에 간행된 북한어 성경은 히브리어 구약과 헬라어 신약 원전에 기초한 번역입니다. 남한말 성경은 교육부가 제정한 언어표기 지침을 따르되 전통적인 고유명사 표기를 고수합니다. 북한어 성경은 북한 당국이 정한 문화어의 표기 원칙을 따르며 북한말 사전이 정의하는 어휘의 뜻을 살렸습니다.

Q5 오랜 기간 달라진 언어체계 속에서 살아온 우리가 북한어 성경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남한 성도들이 북한어로 성경을 읽었을 때 어떠한 유익이 있을까요?

남과 북이 여든 해 헤어져 살고 있어도 세 살 적에는 친구요 동무였습니다. 남과 북이 현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긍정하는 태도로 임한다면 이 성경이 남북 모두에게 유익이 되리라 믿습니다. 히브리어 성경을 읽으며 아람어를 사용하던 유대인 바울은 헬라어로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자 예루살렘에 모여 온 유대인 순례자들은 각기 난 곳 방언으로, 제자들이 하나님의 큰일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동시 통역되었습니다. 남한의 성도들은 북한 사람을 낮추어 보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되 차이를 수용하고 긍정하는 자세로 서로 존중한다면 서로의 사귐이 결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Q6 『남북한병행성경』이 복음통일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시나요?

남북한 병행 성경은 언젠가 통일 성경으로 하나가 될 것입니다. 남한과 북한에서 체제와 이념 주도의 정권이 사라지고 복음 안에서 한 가족이 되는 날에는 남북한의 성도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문법을 만들고 통일 언어 사전을 함께 편집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성경은 그때까지 한시적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진정코 그날이 속히 오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김경신 목사(북한어성경 번역 담당)

SNS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