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말살 정책을 편 유일한 공산 국가가 북한입니다. 왜 북한이 종교 핍박을 넘어 말살을 시도했는지를 이해하려면 주체사상과 마르크-레닌주의의 차이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세습제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은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고 싶어 했습니다. 이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는 주체 사상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고안했습니다. 주체사상의 기본 개념은 세습제도입니다.
또한 주체사상의 많은 부분은 역설적이게도 기독교에서 차용됐습니다. 북한을 움직이는 기본 원리인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을 일례로 들겠습니다. 제1조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온 사회를 일색화하기 위하여 몸바쳐 투쟁하여야 한다”입니다. 이는 십계명의 첫 계명인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와 대칭을 이룹니다.
10대 원칙의 제2조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를 충심으로 높이 우러러 모셔야 한다”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모든 인민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김씨 일가 숭배하는 법을 배웁니다. 아이들은 김씨 가족이 하늘에 의해 선택되고, 김일성이 조선을 일본으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축지법을 썼다는 교육을 받습니다. 그리고 김일성은 교회가 있던 자리에 그와 그의 아들의 동상을 세우도록 지시했는데 인민들은 명절이나 휴일, 큰 가족 모임이 있을 때 동상을 방문해서 경의를 표해야 합니다.
북한에서는 부모에 의해 주어진 육체적인 삶 외에 지도자에 의해 주어진 정치적인 삶이 있다고 가르칩니다. 인민들은 이에 따라 9살부터 정치 기관과 당에 속해야 합니다. 9살이 되면 소년단에 가입하고, 14살에 청년동맹에 입당하고, 18살에 여성동맹, 노동총동맹, 농민총동맹 등 정치 기관을 선택해서 가입합니다.
기독교는 인간의 평등을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계급 구조가 매우 엄격한 나라입니다. 지배 계급인 핵심 계층, 가장 억압받는 하위 계층인 적대 계층,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있는 동요 계층으로 나뉩니다. 인구의 약 20%가 핵심 계층에, 또 다른 20%가 적대 계층에, 나머지 60%가 동요 계층에 속합니다.
북한에서는 어느 계층에 속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4가지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주거 지역, 교육, 건강 관리, 직업입니다. 핵심 계층으로 태어나면 평양에 거주하면서 일류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고 수준의 병원에도 갈 수 있습니다. 반면 적대 계층으로 태어나면 변호사나 판사, 군 장성, 경찰이 될 수 없고 하급 병원으로 가야 합니다.
북한의 기독교 상황을 보다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북한에는 두 개의 교회와 한 개의 성당, 한 개의 절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가 있습니다. 1988년 이전에는 평양에 교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988년 초에 김일성이 교회와 성당을 세우라고 명령했습니다. 그 이유는 서울 올림픽 개최에 대처하기 위해, 제13차 세계 청년학생 축전을 열기로 결정했는데, 참가자의 70%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서둘러 교회를 건축하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그래서 봉수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봉수교회 신자들은 정말 믿는 사람들일까요? 본인들만이 알 문제이지만 저는 그들 중 일부가 진정한 성도가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봉수교회가 세워진 첫날부터, 북한은 핵심 계층 구성원을 동원해서 종교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몇 개월은 결석하는 사람, 졸린 표정으로 예배당 의자에 앉아 설교 듣는 사람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러다 몇 개월이 지나자 그들 중 누구도 졸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예배에 참석했으며, 성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주체 사상 신봉자가 기독교인으로 변화되는 작은 신호였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변화는 교회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었습니다. 초창기 봉수교회와 2008년에 새로 지은 봉수교회 사진입니다.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바로 십자가의 위치입니다. 맨 처음 봉수교회는 여느 교회들처럼 지붕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도 쉽게 십자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양쪽에 기둥을 세워 정면에서만 십자가가 보이게 했습니다. 기독교인은 북한에서 박해를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십자가를 보려고 교회 앞 정면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북한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습니까? 김씨 일가 우상화가 지속되고 있습니까? 쇠퇴하고 있습니까?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김씨 일가 숭배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씨 일가는 현 정치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북한은 변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배급 제도 붕괴와 경제 구조로 인해 자유주의 시장 개념이 뿌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남한의 문화 콘텐츠가 북한으로 계속 밀반입되고 있습니다. 휴대폰은 이제 4백만 개가 넘습니다. 비록 전기가 자주 끊기지만, 사람들은 충전해서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북한에 복음이 가능할까요?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은 중국 북부에 숨어 있는 200,000 명이 넘는 탈북자를 구조하기 위해 연합해야 합니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종교의 자유를 누리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더불어 북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성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성경은 대부분 단순하게 북한어로 번역된 것들입니다. 저는 북한 사람의 삶과 북한의 정치 구조, 김일성의 거짓말들을 반영한 성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때 북한 복음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2021 KRIN 태영호 의원 강의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