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2] 한 걸음 한 걸음 하나님의 인도하심 따라(2020.12)

말도 안 통하는 선교지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진 사역자의 아내에게 하나님은 생각지도 않게 빵을 굽게 하셨다. 그리고 빵을 매개로 장애 아동과 농어촌 지역 아이들을 섬기게 하셨다. 오늘도 하나님과 동행하며 즐겁게 빵을 만드는 한 자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호와께서… 브살렐을 지명하여 부르고 하나님의 신을 그에게 충만하게 하여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공교한 일을 연구하여 금과 은과 놋으로 만들게 하며 보석을 깎아 물리며 나무를 새겨서 여러 가지 일을 하게 하고…”(출 31:1~5)

첫 번째 걸음 : 지명하여 부르고


사역자인 남편을 따라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처음 현장에 왔을 때 저에게 닥친 현실은 재정적인 것도, 건강의 문제도 아닌, 이유를 알 수 없는 마음의 어려움이었습니다. 마음이 병들고 나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힘들고 남편에게는 불쑥불쑥 화가 났으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엉망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극단의 처방으로 10일간의 여행을 다녀오게 했습니다. 막내만 데리고 급히 떠난 여행에서 그동안 하나님이 저에게 보내고 계시던 뜨거운 관심을 알아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그날로 하나님은 말씀을 펼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과 노아(창세기 5~6장), 여호와의 말씀을 쫓아간 아브람(창세기 12:4), 나의 섬기는 여호와라고 고백하는 아브라함(창세기 24:40), 여호와께서 함께한 요셉(창세기 39:2) 등 구절마다 셀 수 없이 등장하는 단어들- 동행, 섬기다, 좇아가다, 함께하시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기적 같은 시간의 그렇게 시작이었습니다.

두번째 걸음 : 충만하게 하여


출애굽기 31장에 ‘하나님의 보호를 받는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브살렐에 관한 두 번의 짧은 언급이 나옵니다. 브살렐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조명해 주신 것은
‘충만’이었습니다. 채우다. 만족시키다. 부족함이 전혀 없는 완전한 상태를 일컫는 ‘충만함’을 새벽마다 말씀으로 채우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신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얼마나 간절히 부어 주기 원하시는지가 느껴져서 눈물이 흐르고 감격이 솟고 감사가 되어 마음이 차고 넘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은 곧 넘치는 체력으로 나타나 새벽마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빵을 만드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배운 적도 해 본 적도 없는 빵 반죽을 새벽부터 일어나서 했는데 이것을 왜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세번째 걸음 :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로


브살렐에게 부으신 것처럼 저에게도 빵에 대한 지혜와 총명과 지식과 여러 가지 재주를 부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만든 빵을 이웃, 믿음의 공동체와 나누며 교제하게 하셨습니다. 그 가운데에 특별히 장애 아이가 있는 가정의 힘듦과 어려움을 보이시며 하나님은 저에게 큰 밑그림을 그리게 하셨습니다. 장애를 가진 저희 아이에게 하나님은 열왕기상 10장 9절 말씀을 주셨고 기쁨과 기대, 감사와 확신 속에서 빵을 계속 만들게 하셨습니다. 어느 날은 뜻밖의 사람들을 통해 빵에 들어갈 재료들을 채워 주시는가 하면 어느 날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만드신 자연의 건강한 채소들을 이용한 빵도 개발하게 하셨습니다.

네번째 걸음 : 여러 가지 일을 하게 하고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만든 빵을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면서 저희 빵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덕분에 인근 학교에 빵을 배달하고 제빵 수업을 열고 학교 선생님들과도 교제를 이어갔습니다.
또한 올 여름 코로나로 전 세계가 불안에 떨 때 하나님은 빵 만들 장소를 따로 얻게 하셔서 사역의 확장이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농어촌 지역에 사는 아이들과 ‘베이킹 캠프’라는 이름으로 3주간 공동체 생활을 하며 빵과 케이크를 만들고 직접 판매를 하며 예배 모임도 가졌습니다. 돌아오는 겨울에는 ‘2차 베이킹 캠프’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학교를 다닐 수도 없고 소통도 어려운 어린 자폐아를 데리고 온 한 엄마의 슬픈 눈을, 그 어려운 마음을 공유하며, 그럼에도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고백하는 우리를 이곳에 있게 하심이 기쁨이고 소망이며 은혜입니다. 그물처럼 엉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편 66장 9~12절을 경험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믿는 자들을 그물에 걸려들게 하시고 어려운 짐을 허리에 두시며 불과 물을 통행하게 하는 모든 시험이 우리를 단련해서 풍부한 곳에 들이시려는 하나님의 간절한 축복과 사랑임을 알아차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는 우리 영혼을 살려 두시고 우리의 실족함을 허락지 아니하시는 주시로다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시험하시되 우리를 단련하시기를 은을 단련함 같이 하셨으며 우리를 끌어 그물에 들게 하시며 어려운 짐을 우리 허리에 두셨으며 사람들로 우리 머리 위로 타고 가게 하셨나이다 우리가 불과 물을 통행하였더니 주께서 우리를 끌어내사 풍부한 곳에 들이셨나이다 (시편 66: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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