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소식 2017.10. 특집1] 북한 지하교회 사역자를 세워 통일을 준비하는 PIBC(평양국제성경대학) 사역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생명 안에서 자라난다. 그것은 생명의 복음이 그 안에 있고,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에게 생명으로 역사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생명의 복음이 심어지고 자라남으로 믿는 자들의 수가 늘어나 교회가 세워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교회를 인도할 지도자가 세워지게 된다. 복음이 자유롭게 전파될 수 있는 곳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아무 문제없이 진행되어, 교회가 성장하는 만큼 지도자들의 수도 늘어나게 되고, 따라서 지도자를 양성하는 기관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되어 갈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 같은 복음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이와는 아주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도 복음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계속해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세워질 것이고, 또 성장하게 될 것이며, 지도자들도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모든 일들이 비밀리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특별하고 비밀한 방식으로 북한의 지하교회 지도자들을 배출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 바로 PIBC이다.

 

PIBC는 모퉁이돌선교회가 선교를 시작한 시점부터 인위적으로 기획하여 준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퉁이돌선교회가 중국에 성경을 배달하는 중에 북한 땅에 살아있는 하나님의 백성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져야 할 필요성을 듣게 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비밀리에 성경말씀을 배달하는 가운데, 고난의 행군 기간에 국경을 넘어 중국에 식량을 구하러 넘어왔던 많은 북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파되었다. 그때 복음의 능력은 생명의 능력으로 역사하여 자연스럽게 북한 내부에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지도자들이 양성되어야 할 북한지하교회의 필요에 의해 PIBC가 세워지게 된 것이다.

 

이쯤 해서 중국에서 PIBC 강의에 동참했던 한 목회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님께서 북한의 지하교회 지도자를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PIBC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 수 있다.
“제가 중국에 정착한 탈북민 고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 위해 갔다가, 예정 기간보다 하루 일찍 끝마치게 되었을 때 소개받은 한 분이 있었습니다. 이분은 북한에서 공부를 많이 한 분이었는데, 이미 PIBC과정을 통해 성경을 열심히 공부하여 신구약 성경을 도합 5회 정도 통독을 마치고 성경 각 권에 대해 공부하는 중이었습니다. 제가 구약성경을 전공하였기에, ‘창조하다’의 히브리어 어원의 의미로부터 인간 창조의 의미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포로에서 귀환하기까지, 구약성경을 구속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약 6시간에 걸쳐 히브리어 원어의 의미를 섞어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마치고 돌아오려고 할 때, 그분은 제 손을 잡고 히브리어 원어의 의미로 구약성경을 가르쳐주어 하나님 마음을 아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며, 자신에게 지금 히브리어를 가르쳐줄 수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귀국 일을 어길 수 없었던 제가 그분에게 약속하기를, 다음에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면 꼭 다시 와서 한 주간을 머물며 가르쳐 드리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지금도 이분은 북한 안에서 지하교회의 귀한 일꾼으로 사역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분에게 한 약속을 기억하고 그분이 다시 중국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나님은 북한 땅에 있는 자기 백성의 구원을 위하여 이와 같이 지도자를 구별하여 세워주신다. 그리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배울 기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열어주신다.

 

“과연 PIBC는 어떤 방식으로 지도자를 양성하나요?” “한국의 신학대학처럼 그렇게 학교를 운영하나요?” “PIBC를 평양국제성경대학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왜 ‘국제(International)’ 성경대학이라고 하나요?” 등등, 많은 분들이 PIBC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그 실체에 대해 궁금해하며 질문하는 내용들이다. 한국 땅에서 평양, 곧 북한지하교회 지도자들을 위한 ‘국제성경대학’을 운영한다고 하니, 이와 같은 많은 질문을 던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보안 관계상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PIBC는 한국의 신학대학처럼 운영할 수 없고 학생들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맞추어 수강시간과 수강과목을 각기 다르게 운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강생들의 수준이나 학업성취도 같은 부분이 천차만별이라, 이들을 하나의 학교 안에 묶어 졸업장을 주고 또 목회자로서 자격을 인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에서 제한적인 상황 아래 훈련을 마치고 북한으로 돌아간 뒤에 훈련이 이어지지 않게 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PIBC는 다음과 같은 방안으로 운영한다.

 

먼저 성경을 기초단계부터 공부할 수 있도록 할뿐만 아니라, 지도자로서 하나님 말씀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2년+2년’ 과정의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다. 기초 2년 커리큘럼에 따른 과정이란, 중국에 머물 때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북한에 돌아가서도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보안이 요구되는 특별한 방식의 학습 환경을 제공해줌으로 이 커리큘럼에 따라 계속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통일이 되었을 때, 그동안 북한에서 이 커리큘럼에 따라 학습한 결과를 제출 받고, 중국에서 이미 수업에 참여했던 결과를 합산한 후, 나머지 수업을 수강하게 하여 신학교 졸업의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과정이다. 나아가 ‘+2’ 커리큘럼에 따른 과정이란, 통일 이후 안정된 상황 아래에서 북한교회의 지도자로서 또는 후진을 양성할 교수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신학대학원 이상의 학업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도록 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PIBC가 ‘국제성경대학’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모퉁이돌선교회는 북한선교에만 특화된 선교회가 아니라,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로 사명을 부여받은 선교회이다. 그것은 북한선교를 통해 준비된 북한교회의 사역자들과 더불어 남한의 교회, 나아가 세계 교회가 함께 선교현장에 발을 내디뎌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의 여정에는 복음이 제한된 지역이 몰려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복음으로 인하여 박해를 받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으며 또 그러한 생명의 복음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게 핍박을 받았던 북한교회에 대한 소식이 들렸을 터인데, 그러한 핍박을 이겨낸 믿음의 형제 자매들이 핍박 가운데 자신들에게 임하였던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에 대해 나누고, 또 자신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증거해 준다면, 이처럼 큰 격려가 어디에 있겠는가?
이와 같은 미래의 선교 사역을 꿈꾸며, PIBC는 ‘국제성경대학’에 걸맞은 선교학과 성경원어과정과 피선교지역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2년’ 과정 안에 준비하고 있다.

 

이와 연관하여 한국교회에 제안을 한다면, 장차 북한교회 성도들과 함께 통일시대 세계선교의 사역자로 쓰임 받기 위하여 미리 훈련을 받고 준비하였으면 좋겠다.
모퉁이돌선교회 안에도 이러한 사역자를 세우기 위한 훈련들이 준비되어 있다. 북한선교에 대해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학습하는 ‘북한선교과정’과 ‘선교를 위한 성경연구 과정’, ‘기도와 영적 전투’ 및 ‘치유사역’ 그리고 전도와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교회개척자 과정’, 각 선교지역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또 지역개발과 구조활동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도록 하는 ‘지역전문가 과정’ 등이 준비되고 있으므로 누구나 동참하여 훈련 받을 수 있다.

보아스 목사(본회 훈련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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