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소식 2017.8. 특집2]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일본을 용서하고 사랑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올해 서울의 어느 3.1절 기념 행사장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나라와 민족 앞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아 내건 현수막에 적힌 문구입니다.
동아시아 지역 근현대사 초반에 제국주의 일본이 한반도를 강제로 유린하던 시대가 있었고, 그들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범죄들 중에는 의도적으로 숨겨지거나 왜곡되어 전해지고 있는 것들도 많습니다. 안타깝게 묻혀버린 아픈 역사를 찾아내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인권운동 차원에서 보면 위안부들의 억울한 누명은 벗겨져야 하고 감춰진 진실은 속시원히 드러나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인류가 지켜내야할 보편적 가치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민족주의 차원에서 보면, 일본은 철저한 자기반성의 토대 위에 전범자들에 대하여 응분의 처벌을 해야하고, 또 피해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야 마땅합니다. 일본의 약소국 침략과 그땅 백성들에 대한 인권유린은 국제적 범죄행위이며 윤리 도덕적으로도 파렴치한 행위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한반도 땅에서 저지른 죄악은 위안부 강제동원 외에도 무수히 많습니다. 그들이 우리 민족에게 가한 죄는 정말 잔인하고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1919년 3.1운동이 거세게 일어날 즈음에 경기도 화성군의 제암리에서는 만세운동에 참석하였던 사람들 중 수십명이 일제에 의해 집단 학살당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본 경찰이 제암리 일대에서 일어났던 만세 사건을 진압하며 가혹행위를 한 것에 대하여 사죄하겠다며 만세 사건에 연루된 주민들을 4월 15일 경기도 수원군 향남면 제암교회로 모이게 하였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모이자 아무도 나가지 못하도록 예배당 문을 폐쇄한 다음 실탄을 장전한 총을 든 일본군들로 하여금 예배당을 둘러싸게 하고 사격을 가해 한사람도 남김없이 죽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예배당 주변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버린 탓에 죽은 자들의 시신은 모두 화장되어 잿더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 연안에 하시마라는 섬이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 1941년부터 1945년 종전되기까지 강제징용되어 이 섬으로 끌려간 조선인이 약 800명이나 됩니다. 이 섬의 별칭은 군함도인데 말 그대로 군함처럼 생긴 철옹성 같은 요새였습니다. 지하 1km 깊이의 갱도로 내려가 석탄을 채굴하는 일에 강제 동원되었던 조선인들은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고 먹을 양식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생지옥같은 현장에서 노예처럼 노역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게다가 종전 직전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투하된 후에는 현장수습 작업을 위해 이들을 동원하였습니다. 일제는 이들에게 강제노역도 부족하여 원폭피해까지 입게 한 것입니다.

 

 

일본은 연합군에게 항복하여 패전한 후 이와 관련된 모든 증거들을 인멸하고 사실을 은폐하였습니다.

 

더구나 전쟁을 위한 강제동원 시설임이 분명하고 피해자들이 지옥도라고 부르는 군함도를 근대화 유적지로 선정하고 관광지로 개발하였고, 일본 최초의 아파트와 근대적 최첨단 산업단지가 있던 곳으로 자랑하며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피해자인 조선인의 입장에서는 명백한 강제징용의 현장인데, 가해자인 일본은 메이지 유신 시대의 산업혁명 시설로 선전하여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낸 것입니다.

 

일제의 조선교회에 대한 핍박도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계획되었습니다. 블레어(W.N.Blair)와 사무엘 마펫(S.H. Moffet)선교사의 기록에 의하면, 일제는 1945년에 들어서 패전이 예견되자 미국군 또는 연합군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경우 맨 먼저 연합군에 협력할 세력이 기독교도들이라고 보고 기독교도 학살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조선인 기독교인 5만여명에 대한 처형일을 1945년 8월 중순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영변에서는 2시간에 20명씩 살인할 능력을 가진 일본군인들에 의하여 죽창과 일본도로 찔러 죽이는 방법으로 2만 7천명을 살해하려 예정했던 약 20평의 살인굴이 전 특고형사의 안내로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계략을 아신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들을 지키시기 위해 해방을 주신 것은 아닐까요?
일제가 한반도 강점기에 저지른 이러한 역사적 죄악에 대하여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우리는 과연 어떤 태도와 자세를 견지해야 할까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우리는 어떤 태도와 자세를 견지해야 할까요?

 

일본이 우리에게 아무리 극악무도한 죄를 저질렀어도 우리는 그들을 용서해야 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당한 만큼 보상받거나 당한만큼 갚아주는 방식은 세속적인 해결책입니다. 가해자로 하여금 얻은 이익을 토해내게 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잃은 손실을 만회하게 하는 방식도 세속적인 해결방법일 뿐입니다. 법적 윤리적·도덕적 해결방식도 일시적으로 상처의 겉은 아물게 할 수 있어도 영구적으로 속사람을 온전히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위안부들의 경우, 당장은 위로를 받을 수는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아픔이 되살아나거나 더욱 커지거나 하여, 그 악몽같은 순간들의 기억에서 끝까지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가해자인 일본은 분명히 회개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가해자인 일본은 회개해야 할 책임이 분명히 있습니다. 세상권력은 회개할 권위가 없기에 일본교회가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피해자인 우리 민족은 일본의 죄를 용서해야 하는 영적 책임과 권한이 주어져 있습니다. 이 일은 일제에 의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위하여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제사장적 권위로 감당해야 할 일입니다.

 

일본의 죄에 대한 용서는 우선 하나님 앞에서 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사자인 일본을 향해서도 그 용서를 선포해야 합니다. “일본의 죄를 용서합니다!” 하는 식으로 뜬구름을 잡거나
“일제가 그 때 여러 곳에서 우리에게 저지른 많은 나쁜 행위들을 모두 용서합니다!”하는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하는 용서의 말은 ‘내용은 없고 형식만 있는’대충주의에 불과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기도할 때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 (마 6:7)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중얼거리는 기도의 습관을 경계하신 것입니다.

 

용서의 기도는 명백해야 합니다. 먼저 일제가 자행한 범죄가 얼마나 잔혹하고 비참한 것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조사하여야 합니다. 감정적 흥분을 떠나 어떤 무리들이 무슨 죄를 언제 어떻게 저질렀는지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규명하고 조사하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죄를 저지른 일과 사건이 구체적이고 분명한 사실로 드러나면, 말씀에 비추어 영적으로 진단하여야 합니다. 그러면 죄의 심각성이 분별되고 그 영적 영향력이 감지됩니다. 그리고 이것이 기도의 제목이 되어 우리의 진실한 마음에 담겨지면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진솔한 기도를 할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 일을 당한 분들이 겪었을 아픔과 슬픔을 우리도 절절하게 공감하게 하실 것입니다. 당대에 겪었을 그 극한의 고통을 우리가 체휼하듯 느끼며 하나님 앞에 기도하게 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어주신 십자가의 용서의 사랑에 힘입으면, 일제가 우리민족에게 저질렀던 죄를 하나 하나 그리고 유형별로, 나아가 전체를 묶어서 총제적으로 용서하는 자리로 우리를 이끄실 것입니다.

 

 

우리가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로 용서케 하시므로 용서하게 되는 은혜를 누릴 것입니다.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마 16:19) 말씀을 따라, 인간적 의지와 뜻과는 무관하게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일제가 우리에게 범한 죄를 ‘우리가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 용서케 하시므로 하나님도 우리로 용서하게 되는’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일제는 36년간의 침략기간 동안 ‘무단정치’의 명목으로 정치적·경제적 제도적 핍박을 가했고, ‘문화정치’를 구실로 민족문화와 예술을 억압하였으며,
‘황민화 정치 및 전시동원’을 빌미로 육체적, 도덕적, 정신적, 영적 탄압을 아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감행하였습니다. 더욱이 미소기바라이(신도침례)와 신사참배를 강요하며 교회와 성도들에 대하여 형언할 수 없는 참혹한 핍박을 가하였습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갈 6:6) 말씀대로 가해자인 일본은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악행에 대하여 회개하지 않으면 그만큼 나쁜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피해자인 우리 나라와 민족도 힘쓰고 애써 노력하는 만큼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일본을 용서할 수 있게 되고, 또 그만큼 일본을 품어 하나님의 나라로 인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해자인 일본과 피해자인 우리 모두에게 비록 힘겨우나 가슴 벅찬 소망의 과제를 주신 것입니다.

 

일본이 우리 나라와 민족에게 저지른 죄를 용서해야 하는 거룩한 영적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진 이상 우리는 행함이 있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일제가 우리 나라와 민족에게 가한 잔혹한 핍박과 우리 선조들이 당한 엄청난 고통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회문화적, 정치경제적 측면으로 유형화하여 낱낱이 조사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으로 분별하며 영적으로 진단하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많은 수고와 땀이 필요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말합니다. “피해자는 당한 만큼 위로받아야 하고 가해자는 피해를 준 만큼 반성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해자는 당한 만큼 용서해야 하고 용서한 만큼 가해자를 품어야 하며 또 그 보다 훨씬 더한 만큼 그를 사랑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원수갚는 자로 부름받은 자들이 아니라 원수를 사랑하도록 부름받은 자들입니다.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마 5:44)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우리 나라와 민족에게 저지른 온갖 악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을 사랑하시는 주님 앞에서 우리도 주님이 주신 사랑으로 일본을 용서하고 사랑하십시다.

미국 목양담당 황제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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