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지금, 훈련되면 통일 시 북한 어린이들을 전도할 수 있다!
전체가 난민촌이 되어버린 북한에는 450~500만 명의 어린이들이 굶주림과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으며, 계속된 경제난으로 가정이 깨어지면서 수많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버려져 떠돌이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 31년 동안 북한선교를 감당해온 모퉁이돌선교회는 통일을 준비하며 북한어린이를 위한 사역자훈련과 교재개발 그리고 실질적인 전도훈련 등을 준비해 가고 있다. 지난 3월 어린이 전도훈련을 시작하면서 전도팀이 구성되어 각 지역에 찾아가 전도하고, 어린이 캠프에서의 전도를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주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일어났다. 이를 통해 지금 어린이를 위한 전도훈련이 실시되어 통일 시 북한 어린이전도를 기도와 참여로 감당하기 원하여 그 내용을 정리하였다.
어린이사역자훈련이 지역 전도로 이어져
“전도할 때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고 온전히 성경말씀만 전하니까 놀랍게도 아이들이 그 말씀을 스폰지처럼 받아 예수님을 영접하더라구요. 그 순간 말씀의 능력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어린이들에게도 말씀 그대로를 전하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본회에서 지난 3월부터 12주간 실시했던 어린이사역자훈련에 참석해 직접 전도하고 돌아온 사역자가 들려준 고백이다. 이 훈련은 통일 시 북한어린이들에게 복음 전하기에 앞서 이곳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역자들이 직접 찬양과 율동, 말씀을 전도하는데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12주 동안 매주 훈련을 받은 14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토요일마다 서울 영등포 지역의 한 공원에서 전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선생님, 이게 뭐예요?”
전도하러 나가면 사역자들의 손목에 있는 팔찌에 호기심을 가진 아이들이 먼저 물었다. 그때 사역자는 “이 나뭇잎은 생명이야. 하나님이 이 세상을 만드셨단다. 그런데 우리 모두에게는 죄가 있어. 여기 검은 구슬처럼 새까만 죄는 그 어떤 것으로도 씻을 수 없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주셨어,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피로 우리 죄가 깨끗해질 수 있게 되었어.”
“선생님, 정말로 예수님의 피로 우리 죄가 깨끗해질 수 있단 말이죠?”
신기한 듯 사역자가 복음팔찌를 보여주며 전하는 것을 듣고 있던 아이가 물었다.
“그럼, 여기 하얀색 구슬은 깨끗해진 우리의 모습이야, 이제 우리는 금색 구슬과 같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서 영원토록 하나님과 살 수 있게 되었단다. 어린 친구도 예수님 영접할래?”
“네, 저도 예수님을 믿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돼요?”
이렇게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팔찌라는 도구를 이용해 복음을 전할 때 예수님을 영접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예수님을 영접한 아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믿음이 자라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신앙교육과 돌보는 사역이 있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하나님께 아뢰며 기도하면서 그 지역에 위치한 교회학교 교역자들을 찾아가 협력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마침 본회 전도팀의 사역을 듣고 흔쾌히 협력할 뜻을 보인 그 지역의 D교회 유초등부 교역자들과 교사들에게 전도한 아이들을 위임하고, 나아가 교회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전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개하였다. 실제로 D교회는 그 이후에도 사역자들과 어린이들이 지속적으로 복음을 전해 전도의 열매를 맺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 사역자훈련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에 나가 전도하는 것은 실제로 전도활동을 해 온 참석자들의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이분들은 토요일마다 아이들이 모여있는 공원에 가서 간식을 나누고 복음 큐브와 팔찌 등을 활용해 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였다.
어린이 사역훈련에 참여했던 연극인 공은하 집사는 “북한을 소재로 한 연극을 준비하는 중에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어린이 사역자 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매주 하나님의 강권하심으로 토요일 지역에 나가 말씀을 전하면서 전도는 그야말로 ‘영적 전쟁’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통일을 준비하며 북한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 시들어가는 한국교회 주일학교가 말씀에 근거한 전도사역을 통해 교회마다 주일학교에 어린이들로 넘쳐나고, 통일의 때에 전도특공대로 훈련되어 북한어린이들을 전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어린이들이 직접 전도자로
“이곳에 오셔서 이곳에 앉으소서
이곳에서 드리는 예배를 받으소서
주님의 이름이 주님의 이름만이
오직 주의 이름만 이곳에 있습니다”
잔잔한 반주가 흐르는 캠프에 모인 100여 명의 어린이들은 찬양을 불렀다. 제53회 선교컨퍼런스 어린이캠프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의 어린이들이 참석해 목청이 터져라 열정적으로 “하나님, 지금 내게 와 주세요!”라고 찬양하는 모습을 보시는 하나님께서 “그래, 찬양하는 너희에게 정말 나타나고 싶어~”하시는 것처럼 하나님의 임재로 가득 찼다.
그렇게 아이들이 은혜를 누리는 가운데 초등학교 2학년의 남자 어린이가 몸을 비틀며 산만하게 움직이다가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돌아다녔다.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다가가자 “선생님, 이렇게 장난치는 저를 악마라고 생각하죠? 그렇죠?”라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아니야,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너는 정말 천사 같은 아이란다.”라고 하자 예상 밖의 말에 놀라 멈칫하던 아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때부터 아이는 선생님을 따르면서 모든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던 아이도,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말을 듣고 변화되었다.
모퉁이돌선교회 어린이 캠프는 선교컨퍼런스에 참석하는 부모님을 따라온 몇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때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면서 매회 캠프마다 1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석하여 기도와 찬양 그리고 말씀을 들으며 삶이 변화되는 은혜를 경험하고 있다. ‘복음을 전해요’라는 주제로 실시되었던 53회 선교컨퍼런스 어린이 캠프는 특별히 어린이들이 복음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근처 초등학교에 가서 직접 복음을 전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요한복음 1장 12절 말씀 아멘!”
2016년 7월 7일 오후 2시,
경기도 광주 곤지암 삼리초등학교 교문 앞,
“아이들이 지금 나옵니다.”
누군가 외치는 소리에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어린이와 교사들로 구성된 27명의 전도팀은 일제히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교문으로 나오는 아이들을 향해 다가갔다. 알록달록한 복음 팔찌와 그림 전도지를 손에 들고 아이들에게 다가가 “내가 가지고 있는 예쁜 팔찌를 친구에게 주고 싶어”라고 했다. 그러자 아이들이 “그 팔찌 나도 갖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여기 팔찌의 구슬들은 모두 다 의미가 있는 건데, 이것에 대해 설명해 준 후에 줄께”
“그럼, 얘기해 주세요.”
이렇게 해서 하나님과 죄, 예수님, 영접, 믿음을 구슬 색깔로 설명하고 팔찌를 주었다. 그러면 한 쪽에서 준비하고 있던 스킷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살려주세요! 사람이 물에 빠졌어요!”
연극하는 교사가 외치는 큰 소리에 팔찌를 받아 든 아이들이 호기심을 나타내며 모여들었다. 하얀 종이가 깔린 무대에서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작은 나무 조각 하나를 붙잡고 있다. 그때 구조선이 다가와 구명 튜브를 던져주면서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계속해서 나무 조각을 붙잡고 있을까요? 구명 튜브를 붙잡을까요?”라고 물었다.
“구명 튜브요!”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맞아요.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것은 마치 이와 같아요. 돈, 명예, 학위처럼 작은 나무 조각 같은 것에 의지해 살아가서는 안돼요.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천국으로 인도하시는 예수님은, 넓디 넓은 바다 한가운데의 구조선과 같아요.”
이렇게 짧은 연극을 본 아이들에게 1:1로 복음 전하는 사역이 계속되었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어린이들이 하나둘 늘어갔다. 특별히 연극대본 작성과 연기를 감당했던 박성헌 집사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복음을 담아 전달하려고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뜨거운 태양볕 아래서 연극을 보던 아이들의 눈빛에 더 많은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더욱 간절히 연극을 보는 아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느낄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전도하는데 주저하던 아이들도 곁에서 복음 전하는 분들을 보고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다가가 “천국은 정말 좋은 곳인데 우리만 갈 수는 없잖아. 너도 혼자 알고 있지 말고 꼭 가족에게 전해줘야 해. 우리 꼭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라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직접 만든 복음 팔찌를 친구에게 걸어주었다. 특별히 어린이들이 어린이들을 전도할 때 스스럼 없이 듣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것을 보며 낯선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는 이 세대에 어린이들을 전도대원으로 훈련시켜 어린이전도를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이들이 통일 시에도 북한어린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날 복음을 2시간 동안 전해 80명의 어린이가 예수님을 영접하였다. 그 자리에 근처에 소재한 새생명교회 목회자가 참여하여 어린이들을 교회로 출석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한국교회와 교회학교 어린이들이 전도자로 훈련되어 복음을 전함으로 교회학교의 부흥이 일어나고, 이들이 통일시대 북한어린이들을 전도하는 사역자로 준비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기도한다.
【 교회학교 교사를 훈련합니다! 】
가을에 30~40대 어머니를 중심으로 교회학교 교사훈련이 예정되었습니다.
[특집1] 어린이로 시작된 북한선교의 불이 교회전체로 번지다!
목회자 사모인 나는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많아 교회에서 주일학교와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선교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러던 차에 2년 전 모퉁이돌선교회 선교컨퍼런스에 참석해 통일준비에 대해 사역별로 소개하는 시간에 어린이사역분야에 들어가 ‘통일이 되었을 때 어린이사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탈북한 아이들이 가진 상처와 북한의 접경 지역에서의 어린이사역’등을 들었다. 어린이사역을 소개하던 일꾼이 “교회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언제든지 요청하세요. 저희가 달려가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앞으로 우리 자녀들이 통일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이고 그 아이들에게 북한을 품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체하지 않고 “저희 교회에도 와 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물론이죠, 언제든 요청하시면 가겠습니다.”라고 일꾼은 흔쾌히 대답했다.
교회에 돌아간 나는 담임목사님의 허락을 받아 모퉁이돌선교회 어린이사역자를 초청해 교회학교 선교예배를 드렸다. 이 일을 시작으로 매월 마지막 주일을 선교주일로 정하여 예배를 드렸다. 1년 이상 모퉁이돌선교회 어린이사역자가 직접 교회를 방문해 말씀과 북한선교에 관해 나누는 사역을 감당해 주셨다. 처음에 “북한이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어?”라며 무심하던 아이들이 한 번 두 번 계속해서 북한어린이들의 실상을 듣고 선교가 우리의 사명인 것을 듣는 동안 북한을 마음에 품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렇게 북한을 품고 기도하는 아이들에게 북한아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지난해 아이들을 데리고 2박 3일로 진행되는 탈북어린들 캠프에 참석했다. 탈북아이들과 함께 은혜로운 시간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3학년 아이가 “선생님, 그런데 탈북친구들은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 아이는 2박 3일을 만난 탈북친구들이 자기와 똑같은 친구들로 생각하며 지냈던 것이다.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른들은 남북한 문화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염려하지만 아이들은 바로 어울리는데 어려움이 없음을 보며, 더 많은 기회들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함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 중에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친척 집에서 자라며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어 반항적이고 거친 아이가 있었는데 캠프에 다녀와서 180도 달라졌다. 어린이 캠프에서 자기보다 더 힘들고, 심지어 부모님과 떨어져 영영 만나지 못하는 탈북아이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나만 힘들고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나도 누군가를 돕고 보듬어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상처로 어둡던 얼굴이 밝아지고 회복되는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기도 했다.
그리고 점점 북한에 대해 알아가는 아이들이 예배를 드리며 선교헌금을 따로 작정해 드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통해 선교예배와 구체적으로 북한실상에 관해 듣게 되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드린 선교예배에서 시작한 북한선교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부모들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온 교회가 1년에 한번 주변 지역의 전도한 분들과 교회성도들이 참여해 실시하던 ‘전도장터’를 ‘북한어린이들을 위한 선교장터’로 바꾸어 진행하면서 수입금 전부를 북한어린이들을 위한 헌금으로 드렸다. 이때 성도들이 북한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모퉁이돌선교회에 직접 전시를 의뢰해 북한어성경, 전도지, 성도들이 쓴 편지와 예배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북한 음식 등을 함께 나누면서 교회성도들이 북한선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계속해서 “하나님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 교회가 기도하고 있는데 그다음에 무엇을 할까요?” 기도했다.
나는 겨울과 여름 모퉁이돌선교회에서 개최하는 선교컨퍼런스에 참석할 때마다 “이런 내용을 우리교회 성도들이 함께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러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았다. 그리하여 모퉁이돌선교회에 와서 우리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북한선교학교를 실시해 줄 것을 부탁드렸다. 그렇게 해서 올 상반기에 꿈만 같았던 북한선교학교가 우리교회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북한선교학교가 진행되는 중간에 교회성도들과 아이들 50여 명이 밤중에 휴전선 부근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진 복음풍선을 북한으로 날리면서 가슴에 북한이 확 들어찼다. 그 결과 북한선교에 대한 장년성도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그동안 하나님께서 우리교회에 12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목표를 세우고 기도케 하셨다. 북한선교학교를 마치면서 성도들이 한 가정에 한 명의 선교사와 북한지하교회개척에 헌신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주일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북한선교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이 주신 마음과 기대가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앞으로 하나님께서 행하실 통일시대를 살아갈 세대이다. 그 자녀들이 북한을 더 많이 알고 마음에 품어야만 통일이 복이 되리라는 것이다.
이삭목사님께서 늘 말씀하신다. 이 민족의 통일은 정치, 경제, 군사력이 아닌 오직 복음으로 북한을 살릴 수 있다. 복음만이 이 민족의 능력이다. 그러하기에 나는 오늘도 어린자녀들에게 어떻게든 말씀을 전하고 그 아이들이 북한을 품고 기도하며 헌신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통일의 등불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더 많은 한국교회들이 우리교회와 같은 은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열방교회 이경희 사모
[특집3] 통일을 준비할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선교사였던 나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모두 운동장에 나가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 놀았다. 그때 친구 한 명이 내 뒤로 와서 뒷목을 팔로 휘감고 끌고 갔다. 장난을 치던 친구는 뒤에 있어 끌려가면서 캑캑거리는 내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담임선생님은 그 모습을 모두 보고도 제지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옆에 있던 친구들이 “아라가 죽을 것 같으니 그만하라”고 말렸다.
나는 장난을 쳤던 친구에게 다가가 뒤에서 모자를 잡고 끌었다. 그 모습을 본 선생님이 금방 달려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너네 한국인들은 왜 이러냐?”라고 야단을 쳤다.
또 한 번은 교실에서 같이 앉은 짝꿍이 배탈이 나 수업시간에 설사를 하고 말았다. 그 오물은 옆에 있던 나에게도 튀었고 선생님은 나를 향해 다 치우라고 하셨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수업시간에 혼자 나가 걸레를 빨아다 오물을 치우며 마음속으로 “언젠가 커서 꼭 복수할거야”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서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한 나는 집에 돌아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그러나 언어가 서툴러 잘 전달되지 않았고, 부모님은 중국인들에게 복음 전하고 가르치며 돌보는 일에 바쁘셨다. 그럴 때면 나만 소외되는 것 같아 억울하고 내 편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나는 그런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초등학교 4학년에 국제학교로 옮겼다. 그러나 내 안에 중국인들로부터 받은 상처의 응어리가 중국인들을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경멸하는 태도로 나타났다. 거리에서 침을 뱉거나 머리를 감지 않고 다니는 중국인들이 저급하고 더러운 사람들이라 단정했고, 중국인들과 말하는 것도 불쾌해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피했다.
금년 여름 탈북아이들의 캠프에 교사로 참석했다. 그곳에 도착해 중국성도들도 몇 명이 함께 참석한 것을 알게 되었다. 3일째 되는 날, “아라선생님, 중국어 통역을 해주세요.” 나는 당혹스러웠다. 중국어를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 자신감이 없기도 했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중국인들 앞에 서는 것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6명의 중국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거절할 수도 없었다.
“지금은 통일 마을 그리기 시간입니다. 여러분들은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아세요?”
커다랗고 넓은 종이가 펼쳐진 곳에서 캠프 진행자가 물었다.
“공산주의 국가이고 사람들이 어렵게 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국성도들이 대답했다.
“아, 그래요. 북한은 김정은이 우상숭배를 강요하고 종교의 자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가지고 있거나 읽다가 발각되거나 기독교 활동을 하다 걸리면 바로 처형당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지금 북한에서 성도들이 몰래 성경을 읽고, 큰 소리 내지 못하지만 찬양하고 예배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인들은 북한에 들어갈 수 없지만 중국인들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중국성도들이 웃으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중국성도들은 자기들 앞에 펼쳐진 하얀 종이에 제일 먼저 교회를 여기저기에 그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그들이 그린 교회는 나무숲에 숨겨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왜 그런 모양의 교회를 그렸느냐고 물었다.
워먼 예요우꿔 뿌넝츠요우디 찡빠이 션더 스허우
우리들도 자유롭게 예배하지 못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스워이 워먼넝 깐주에따오 뻬이한 띠샤짜훼이 더 훤난
그래서 북한지하교회의 아픔이 느껴집니다
워먼 훼이 찌짜이 신리 웨이 타먼 따오까오
우리가 마음에 새기고 기도하겠습니다
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저녁 집회 시간이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나는 중국인들이 우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중국인들이 서로 서로 기도해 주면서 울고, 북한성도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며 아픈 마음으로 통일을 위해 우는 것을 보며 “어~ 이들도 감정이 있구나~~, 모르던 사람들에게 다가가 서로 기도해 주네~~~”
그러고 있는데 나를 처음 본 중국성도들이 축복해 주는 것이 아닌가? 순간 중국인들을 미워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중국인들도 내가 사랑하는 자녀들이라는 것을 그분들의 눈물을 통해 보여주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중국인들을 사랑하지 못한 죄를 회개케 하셨다. 그러자 지금까지 밉기만 했던 중국인들이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내 안에 있던 쓴 뿌리를 드러내주시고 깨끗하게 씻어주시고, 앞으로 북한선교를 준비하는 중국성도들과 함께 통일을 준비해 갈 수 있는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린다.
어린이사역 인턴 김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