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기독교 인구는 지난 수십 년간 급격히 증가하였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당시 기독교인은 80~100만 명 정도였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종교 활동 제한에도, 중국 교회는 성령의 역사 속에서 폭발적인 부흥을 경험하였고, 그 결과 교세는 눈에 띄게 확장되었다.
현재 중국 정부에 등록된 삼자애국운동(三自爱国运动) 교회에 소속된 성도는 약 2,800만 명이지만, 비공인 가정교회(지하교회)까지 포함하면 실제 신자 수는 1억 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국제 선교 통계기관과 학계에서는 추정한다.
이러한 교세의 팽창에도 목회자 양성 인프라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중국 내에서 정규 신학 교육을 받은 목회자의 비율은 전체 사역자 중에서 소수에 불과하며, 특히 가정교회 사역자의 다수는 체계적인 훈련 없이 사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교회 성장학 관점에서 볼 때, 양적 성장은 이루었으나 질적 성숙이 뒤따르지 않는 구조적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퉁이돌선교회는 2000년대 초반, 중국 교회의 구조적 문제인 신학 교육 인프라의 심각한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주석 성경 번역 사역에 착수하였다. 특히, 단순 번역이 아닌 원문의 신학적 깊이와 주석의 체계를 정확히 보존하기 위해 한국어판과 영어판 톰슨 주석성경을 모두 참조하는 이중 대조 번역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 사역은 단기간에 이루어진 작업이 아니었다. 약 10년에 걸쳐, 수십 명의 번역가와 신학자, 편집자가 참여하여 본문의 정확성, 주석의 해석학적 일관성, 그리고 문화·언어적 맥락의 적합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회에 이르는 교정과 검토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09년, 중국어판 정독본 주석성경이 완간되었으며, 초판 발행 이후 현재까지 약 50만 부 이상이 타 선교기관의 도움으로 인쇄·배포되었다. 이는 단순히 출판 부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신학 교육이 제한된 중국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성경 본문을 바르게 이해하고 설교와 성경 공부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게끔 돕는 결정적 도구가 현장에 전해졌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이는 가정교회와 삼자교회 모두에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는, 중국 교회 역사상 보기 드문 대규모 성경 해석 자원 배달로 평가된다.
동시에 모퉁이돌선교회는 중국 내 주요 기독교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주석성경의 디지털 버전을 게시하며, 인쇄본 출판과 병행하여 온라인 보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와 같은 병행 작업은 지리적·정치적 제약으로 인해 인쇄본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동일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했으며, 그 결과 중국 전역은 물론 해외 중국어권 교회까지 사역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몇몇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최근 통계를 살펴보면, 누적 다운로드 및 참고·인용 횟수 1억 건 이상, 최근 3년 반 (2022년 1월~2025년 8월) 동안 완독 건수 약 3천만 건, 같은 기간 다운로드 수 약 2천9백만여 건에 이른다. 이 통계에 2009년부터 2021년까지의 사용 데이터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독본 주석성경이 중국 교회 전반—삼자교회와 가정교회를 막론하고—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성경 참고 자료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독본 완간 이후 지난 15년간 현장 독자들의 사용 피드백을 통해 오·탈자, 수치 오류, 참조 표기 불일치 등 여러 편집상의 문제가 발견되었다. 이러한 오류들은 겉보기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사역 현장과 신학 교육에서는 본문의 정확한 의미 전달과 해석에 작게라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석성경은 단순한 성경 읽기 자료를 넘어 신학적 해석과 목회적 적용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작은 수치나 표기 오류라도 장기적으로 성경 이해의 왜곡과 교육적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재편집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오·탈자와 수치 오류를 정밀하게 수정하고, 편집 체계를 현대화하며,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하는 등 전반적인 품질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수십 년간 중국 교회에서 정독본 주석성경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표준 주석성경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사역이 성공적으로 완수되기 위해서는 재정적 후원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기도가 필수적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교회와 성도들이 본 성경을 통해 성경신학(Biblical Theology)과 실천신학(Practical Theology)의 두 축에서 더욱 깊이 있는 신앙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최종 목표이다.
김아론 (본회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