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 2] 북한에 지하교회가 여전히 살아 움직입니다! (2023. 1)

북한 황해남도 도보위부에서 지도원으로 근무하다 2016년 서해바다를 8시간 헤엄쳐 탈북한 이철은 씨가 보위부 재직 당시 알게 된 창덕리 지하교회당 사건을 2022년 가을학기 선교훈련 개강예배에서 간증했다. 당시 구술한 내용을 지면으로 나눈다.

제가 북한에 있으면서 교회에 대해서 들었지만 솔직히 믿지를 않았습니다. 북한 체제에서 교회는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거든요. 북한에 교회는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연안군 보위부 재직 당시 극비인 창덕 지하교회당 사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위부에는 비밀 자료를 보관해 두는 기교실이라고 있습니다. ‘대내 한함’인 자료여서 안에서만 열람할 수 있지 반출이 안 됩니다. 거기에서 본 창덕 지하교회당 사건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김정일 시대 때 발각되어, 김정은 집권 시기까지 거의 6년간 조사가 지속되었습니다. 김정일, 김정은 2 대에 걸쳐 경악시킨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 황해도 연안에는 교회가 많았다고 합니다. 창덕교회 김OO 목사님도 연안 교회 성도님이었는데 해방이 되고 남과 북이 갈리면서 창덕에서 은둔 생활을 하며 신앙을 전파했나 봅니다. 처음에 한두 명 성도를 만들면 그 한두 명이 또 한두 명을 만들고 그렇게 해서 꾸려진 것 같습니다. 김OO 목사님은 개성, 평안남도, 평양시, 그리고 함경남도를 비롯한 여섯 개 도회에 총 34명의 성도를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국가 보위부에서는 창덕교회당 사건을 아주 큰 사건으로 취급했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지하교회는 한 곳에서 가족별로 몇몇이 합니다. 근데 창덕교회는 전국적으로 퍼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6~7년이나 걸린 겁니다.

창덕교회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은 맨 처음 보위부가 운영하는 정보원에 의해 발각이 되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보위원 한 명이 주민 7백 명에서 1천5백 명을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정보원과 협력을 합니다. 보위부 1명에는 20~30여 명의 정보원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 정보원이 창덕교회의 성도가 됩니다. 발견 즉시 치지 않은 것은 정보원이 ‘한두 명이 아닌 것 같다’라는 쪽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당시 창덕 보위원이었던 철금이라는 사람이 이 사실을 상급 조직에 보고했고 6년에 걸쳐 조사가 진행됩니다. 시일이 오래 걸린 것은 지하교회에서 정보원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고 검토 기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목사님께서는 2012년 12월 25일에 체포되었습니다.

김OO 목사님은 노하우가 많으셨는지 성도들을 한 번에 모이게 한 적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냥 딱 한두 명, 그리고 본인이 직접 가거나 성도들이 온다든지 하는 식으로 했기 때문에 그들끼리도 누가 누군지를 몰랐답니다. 마치 공작 교육을 받은 사람처럼 성도들을 서로 모르게 해 놓은 것입니다.

그러다 어떤 계기를 통해 창덕리 목사님 집에 성도들이 모였는데 그때 김 씨 초상화를 내리고 십자가를 걸고 있었답니다. 그 정보원이 우연치 않게 들어갔다가 초상화 대신 이상한 나무 토막을 목격하고 미심쩍어서 신고를 한 것입니다. 그렇게 발견이 된 겁니다.

6년의 조사 기간 동안 김정일은 아직도 못 잡고 있냐고 질책을 했고 김정은은 독초를 뿌리부터 뽑아야 한다며 빨리 종결하라고 독촉을 여러 번 해서 결국 2012년 크리스마스 날,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성도들이 다 모이기로 되어 있던 그날, 평양시 청어동에 있는 국가보위부 특수기동대 인원 40명이 총동원돼 창덕리 자체를 포위했습니다. 목사님을 비롯한 34명을 잡아서 처형하고 일부는 정치범수용소로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위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하교회에 성경과 돈을 지원하는 스폰서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찾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창덕 지하교회당 사건을 보면서 북한에도 교회가 있다는 것을 말로만 들었지, 또 북한 주민에게 성경을 전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다큐멘터리로만 봤지, 정말로 실재한다는 것을 새롭게 느낀 계기점이 되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북한에서 성경을 나르는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왜 북한 주민에게 성경을 안 알려주려고 하는지 아십니까? 간부들은 성경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주민이 알면 김일성 10대 원칙이나 김일성이 말한 것이 다 성경에서 가져다가 이름만 붙인 거라는 걸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복사했으니까 두려운 거죠.

아울러 북한은 지하교회 성도를 체포해도 극비에 붙이지 주민에게 알리지 않습니다. 선전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북한에 지하교회가 여전히 살아서 많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2 가을학기 선교훈련 개강예배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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