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칼럼]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봤습니다

홍콩 숙소에서 수많은 성경 밀수꾼들과 마주쳤습니다.
좁디좁은 방에 2층 침대가 10여 개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하나뿐이고 식사를 준비할 부엌도 변변치 않았습니다.
대부분이 태평양을 건너온 미국인과 호주인, 뉴질랜드인이었습니다.
가방 하나 그리고 걸친 옷이 전부인 그들은 홍콩 현지 일꾼의 안내를 따라 새벽부터 저녁까지 가방을 메고 들고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젊은이들도 있었고 은퇴한 나이 든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겉으로는 관광객들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성경 밀수를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심천이나 광주를 드나들었고 어떤 이들은 상하이나 북경 등지를 다니며 성경을 배달했습니다.
음식은 주로 길거리에서 간단하게 때웠습니다.

눈에 익은 호주 형제가 “이번에는 어디로?”라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같은 곳으로.”라고 답했습니다.
“자네 언어를 쓰는 곳?”
“그럼!”
“우리도 같이 가면 안 될까?”
“몇 명이서 왔어?”
“열여섯 명?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왔어.”
“얼마나 배달할 수 있어?”
“할 수 있는 만큼.”
저와 제가 가르친 청년 부부, 그들은 신혼여행으로 선교지를 가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화한 호주인과 뉴질랜드인까지 모두 20명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당 50kg의 가방을 채웠습니다. 합해서 1톤이 된 셈입니다.
어떤 이는 자기 가방에다가도 성경을 구겨 넣었습니다. 한 권이라도 더 가져다 주려고….
이들과 함께 신의주 건너편까지 여행을 했습니다.
성경은 무사히 배달되었습니다.
어려운 고비고비마다 하나님이 사람을 붙여 주시고 지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 백성의 손에 성경 한 권을 들려주고 싶어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한톤의 성경이 배달된 후에 짐을 맡아서 배달해 준 조선족 형제가 목사가 되었고 같이 동행한 친구도 목사가 되었습니다.
호주 형제도 목사가 되어 북한 선교를 위해 일생을 하나님께 헌신했습니다. 이유를 물었습니다.
“왜 목사가 됐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봤잖아! 우리를 불러내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에 자신감이 생겨 39년 동안 그 일을 했을 뿐이야.”
허름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빨래를 침대에 걸어 말려 입던 열여섯 명의 형제자매들은 대부분 은퇴한 60대의 밀수꾼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배달한 성경은 조선족에게 모두 전달되었습니다.
1986년의 일입니다.
그후 1988년의 LNK ‘88 (북한도 복음화하라)의 행사에 동참했던 이들이 바로 이때 만난 이들이었습니다.
이제는 모두 천국에서 주님을 찬양하고 있겠네요.
한 번이라도 저 땅에 성경을 메고 배달할 날이 오기를 기다리시는 분 계신가요?
저도 함께 갈 그날을 기도합니다.

강 건너 북한 땅을 바라보며
무익한 종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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