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1]성경배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이신 증거(2021.1)

“가방 안에 있는 성경 두고 가면 안 되나요?”,

“다음번에 성경 100권만 더 개고 오라요.”


모퉁이돌선교회 성경 배달 사역의 출발점이 된 ‘말’들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간절히 원하는 중국 조선족과 북한 성도의 바람을 외면할 수 없어서 1985년 이래 계속되어 온 성경 배달은 지금껏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로 진행되었다. 사역 중에 있었던 하나님의 능력이 확증된 놀라운 일들을 돌아보며 2021년 새해를 맞이하고자 한다.

내가 미쳤구나 미쳤어


끼이익~ 덜컹~ 수하물이 떨어지는 기계음 소리에 공항 수취대 주변을 서성이던 스무 명의 시선이 일제히 그쪽을 향했다. 최대한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고 짐을 찾아서 공항을 빠져 나가려던 그들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밀려오는 짐 더미들을 살폈다.
스무 명 일행 중에는 이삭 목사도 섞여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초조하게 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이제나 저제나 하고 목을 길게 빼고 있던 그가 느닷없이 한숨을 쉬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미쳤구나. 미쳤어.” 자신이 부친 40개의 가방이 컨베이어 벨트에 줄지어 나오는 모습을 보며 탄식하듯 뱉은 말이었다.
색깔은 물론 모양까지 똑같은 가방 40개였다. 안에는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성경 25kg이 각기 들어 있었다. 스무 명이 함께 성경을 배달할 요량으로 가방을 준비한다는 것이 그만 같은 제품을 구입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25kg짜리 40개면 1,000kg, 무려 1톤이다. 그 어마어마한 양의 성경을 새로 산 똑같은 가방에 나눠 담았으니, 누구에게라도 의심을 살 만한 상황이었다. 하물며 이곳은 성경 반입을 금지한 중국 공항이 아니던가.
이삭 목사는 누가 볼세라 일행과 함께 가방을 카트에 실었다. 그러고는 다음 배달 장소로 가기 위해 공항 밖에서 대기 중이던 트럭으로 가방을 서둘러 옮겼다. 그 와중에도 이삭 목사는 계속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안전을 확인해야 했다. 트럭이 출발하는 것을 보고 난 한참 후에야 그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 같아요!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이삭 목사는 성경 배달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트럭 운전사에게 연락을 했다.
“별 일 없었지?”
“네. 잘 갔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아무래도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 같아요.”
“그건 무슨 소리야?”
믿지 않는 사람의 입에서 하나님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 신기해서 이삭 목사가 되물었다. 그러자 운전사는 다소 시큰둥한 목소리로 그간에 벌어진 일을 털어놓았다.
“목사님이 일러 준 장소로 배달을 갔는데, 거기에 막 도착하자마자 소낙비가 억수같이 퍼부었어요. 그래서 비를 맞으며 가방을 내려주고 돌아서 나오는데 비가 딱 그치더라구요.”
운전사는 그날 공항에서 실어간 가방을 배달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목적지 어귀에 도착했을 무렵, 조금 전까지만 해도 파랬던 하늘이 흐려져서 장대비가 쏟아졌다. 갑작스런 비에 바깥에 나와 앉아 있던 동네 사람들은 뿔뿔이 집으로 흩어졌다. 순식간에 길거리는 인적이 끊기고 지붕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만이 거셌다. 트럭 운전사가 목적지의 철문을 통과해서 성경을 보관할 건물 코앞까지 진입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운전사는 재빨리 성경이 든 가방 37개를 내렸다. 인계받은 사람 역시 후다닥 건물 안으로 가방을 옮겼다. 불과 몇 분 안에 벌어진 일이었다.
속전속결로 배달을 끝내고 조금 전에 지나친 목적지 어귀 반대 방향으로 차를 몰아갈 무렵,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먹구름이 걷히고 해가 비치고 사람들은 밖으로 나왔지만 아무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하늘에서 내린 소낙비가 대지를 흠뻑 적신 것처럼, 영혼의 목마름을 해갈할 1톤의 성경이 그 땅에 도착했음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목사님,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죠?

“하나님이 도우셨네.”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이삭 목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했다.
“그런데 말이에요. 그 일이 있고 며칠 있다가 공안이 일꾼의 집을 덮쳤대요. 40개 가방의 행방을 물었다는군요.”
“어이쿠. 그래서 뭐랬대?”
“북한에 보냈다고 했죠. 37개는 보내고, 여기 3개가 남았으니까, 보라고…”
“공안이 성경책을 봤다고?”
“성경책 말고 목사님이 따로 보내라고 한 물건 있잖아요? 그거 보여줬대요.”
운전사가 설명해 준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그는 40개 가방에 담긴 성경을 37개 가방에 모아 넣고는 목적지로 향했다. 남은 3개의 빈 가방에는, 조만간 북한에 보내려고 생각했던 구제 물품들 즉, 치약이며 비누와 양말, 잠옷 등을 대신 채워서 일꾼에게 전달했다. 결국 일꾼의 집을 급습한 공안은 그 3개 가방에 담긴 물건 외에 다른 것을 보지 못했다. 헛수고만 하고 빈 손으로 돌아간 공안의 이야기는 운전사에게 묘한 여운을 남겼다.
“목사님,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죠? 하나님이 보호하신 거 맞죠? 정말 하나님은 살아 계신가 봐요.”
불신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믿음의 고백은 이삭 목사의 가슴을 뛰게 했다.
“그럼.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서 역사하시지. 자네에게 직접 그 증거를 보이시지 않았나!”

이삭 목사가 성경을 배달할 때 겪은 수많은 일화 중 하나이다. 모퉁이돌선교회가 시작된 1985년 이전부터 하나님은 이삭 목사에게 만주 지역 성도들의 성경에 대한 필요를 보이셨다. 그때부터, 오랜 기간 성경 없이 믿음을 지켜 온 조선족 성도와 북한 동포, 몽골과 러시아, 중국, 아랍, 이스라엘 등지의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배달해 왔다.

사역 초창기에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았다. 그러나 말씀에 순종하여 발걸음을 내딛을 때 하나님은 감당할 힘을 주시고 당신의 일하심을 나타내셨다. 앞에서 소개한 일화에서처럼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비를 내려서 수십 개의 성경 가방이 안전하게 배달되는가 하면 천둥 번개가 치고 비행기와 기차가 연착돼서 일꾼과 성도가 보호받는 역사가 있었다.

그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이루 다 말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삼엄한 감시와 통제 속에서 은밀하게 신앙을 지키는 성도들과 일꾼들의 신변을 위해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말씀의 기갈에 놓인 성도들에게 성경을 배달하는 사역이 계속되어야 하기에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을 속속들이 말할 수 없었다. 사실, 성경을 받은 중국과 북한의 성도들은 모퉁이돌선교회는 물론이고 일꾼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말없이 건네 주고, 또 필요하다는 성경을 준비해서 갖다 줄 뿐이었다. 성경 배달 사역이 35년 넘게 계속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그래서 ‘하나님이 하셨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2020년을 정의할 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하나님 되심을 2020년 모퉁이돌선교회 성경 배달 사역을 통해 증거하셨다. “금년에 북한, 중국, 몽골, 터키와 그리스, 미얀마, 아랍과 이스라엘 등으로 약 19,000권의 성경이 배달되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성경 배달 담당 일꾼이 지난 12월 본회 이사회 사역 보고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전혀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않은 방법으로 성경이 배달되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실수하지 않는 신실한 하나님께서 새해에도 성경 배달에 필요한 것들을 채우시고 고비마다 도우실 것을 믿는다. 새롭게 맞이한 2021년은 예년보다 힘든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가장 어려운 때에 능하심을 나타내고, 가장 연약한 때에 강하심을 보이는 하나님께 우리의 시선을 맞추고 의지해야 할 것이다. 그리할 때,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 고난받는 백성에게 말씀이 배달될 것을 바라보며 찬양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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